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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bin 이선종 Nov 25. 2019

극도의 솔직함에 관하여

인재상으로 이런 걸 뽑는 이상한 회사

역삼동 한 레지던스에서 시니어 워크샵이 열렸다 

DPR과 PA 사업부 분할 이후 첫 번째로 열린 워크샵이였다. 2019년 11월 20일 Robin, Jace, Nadia, Mia이 오후에 회사를 나와 역삼동으로 향했다. 목표는 '도모를 곰곰이 생각해보자' 현재의 문제보다는 우리가 서로 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격(?)없는 토론을 위해서 모였다. 타임테이블도, 아젠다도 정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부딛치고, 싸우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얻게 될 서로의 진심이 필요했기에...


진짜 하고 싶은 말이 뭐야?

커뮤니케이션은 비용이 든다. 밥을 사주고, 차를 사주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있겠지만 진짜 비용은 시간과 노력이다. Sender(발신자)가 Receiver(수신자)에게 메시지, 채널, 툴 등 많은 것들을 써야 전달된다. 우리 같은 소규모 조직이 2-5명 규모 팀으로 개편한 이유도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기 위함이다. 각자 살아온 인생도, 경험도 다른 이들이 모여 일을 하는데 당연할 수도 있다. 그래서 오늘 워크샵은 결과 도출보다는 그 비용을 줄이기 위함에 더 가깝다. 이름하여 '끝장 토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계기를 통해 앞으로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고 싶었다. Jace가 Robin에게 / Mia가 Nadia에게 / Robin이 Mia에게 등 서로가 서로에게 해 주고 싶은 말들을 했다. 그게 관철될 거라는 전제가 아니 고려 대상으로 봐주었으면 하는 의견이었다. 각자에 대한 역할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생각의 계기와 판단을 할 수 있는 시작점은 되었다


그럼에도 우리가 새벽까지 토론한 초안 몇 가지


1. 평가에 관하여

개인적으로 No management를 원한다. 30명 정도 조직에게 어떤 사람이 굿 프로페셔널인지는 평가를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지난해 우린 매출과 인재상, 개인 목표와 다면 피드백까지 평가에 무지막지하게 리소스가 들어가는 시스템을 사용했다. 기준의 의해 구분된 고평가자, 저평가자 모두 어색한 순간을 보냈다. 평가를 위해 들어간 인풋은 엄청났지만, 아웃풋은 상처만 남겼다. ROI로는 마이너스이다. 앞으로 도모는 한 가지만 보기로 했다.

함께 일하고 싶은 동료입니까?


이 질문은 팀플레이가 필요한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동의했다. 또한 평가의 주도권이 동료에게 있다는 걸 암시하기도 한다. 또한 도모 평가의 근간이 되었던 다면피드백은 프로젝트 별 대면피드백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리테이너의 경우 연말, 캠페인의 경우 종료 후 2주일 이내에 함께 일한 동료들이 모여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앞으로 개선할 점을 함께 이야기한다. 직관적이고, 효율적이다.


2. 보상에 관하여

재무에 관하여 도모만큼 투명한 에이전시를 본 적이 없다. 통장 입출금 내역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고, 사용 내역들을 반기별로 도모얀들에게 보고한다. 우리가 함께 번 돈이 사장님 주머니가 아닌 함께 쓰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이상한 조직이다. 그런 관점에서 전체 재정적 목표를 맞추는 것이 첫 번째, 재정적 목표 달성 시 차등 없이 전체 연봉 인상률을 정하는 것이 두 번째, 인센티브 측면에서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3. 사람에 관하여

당신은 어떤 사람과 일하고 싶습니까?


4명이 각자 생각하는 키워드를 적었다. 컨닝하지 않게 문자로 보내는 디테일도 챙겼다. 그중 3명 이상 나온 키워드는 솔직함 / 책임감 / 기민성, 2명 이상 나온 키워드는 시너지 / 도전 / 에너지였다. 책임감과 기민성은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회사라면 나올 수 있는 키워드지만 솔직함은 상당히 의외였다. '나로 사는 게 중요한 사람들' 그러니까 너도 너로 사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 도모의 자유로운 문화는 솔직함에서 기인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4. 조직에 관하여

사내 정치가 없는 울타리를 만들고 싶습니다


사람이 모인 조직이면 사내 정치가 생긴다. 그냥 싫은 놈도 있고, 그냥 좋은 놈도 있고, 이상한 놈들도 많다. 총량의 법칙에 의해 그 비율은 언제나 유지된다. 없다면 내가 그 놈이다. 평가, 보상, 사람에 대해 토론한 중심에는 개인의 다양성이 들어가 있다. 다양성을 해치지 않은 울타리가 필요했다. 우린 삼진아웃 제도를 시도하려 한다. 다양성을 훼손하는 동료가 있으면 Mia에게 신고, 개인 면담, 팀 면담, 주변 정황 조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 후 1S를 부여하고, 세 번이면 좋은 이별을 준비한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에서 한 걸음 나아간 듯하다. 사실 삼진아웃 제도를 만드는 이유는 누굴 보내기 위함이 아닌 제도적 파수꾼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 외 먹고사는 것도 논의했는데 좀 더 정리가 필요하다. 결심도 필요하고... 이번 워크샵을 통해 얻은 것이 있다면 도모는 극도로 솔직함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폐쇄된 커뮤니티에서만 할 수 있는 역량. 모든 사람이 솔직하게 살 수 있는 공동체가 되길 바란다


   



오늘의 문제 : 솔직하게 듣고 싶을 땐?

오늘의 솔루션 : 솔직해질 수 있는 환경에서 먼저 솔직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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