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대석 Sep 26. 2021

[박대석칼럼] '반공반민' 괴물이 한 대장동 개발사업

결국 약 6,500명 돈 갈취해서 7명 + 알파에게 몰아준 사건

 지난 9월14일 이재명 지사는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하여 그동안 주장과 상반된 발언을 하였다. “LH가 공영개발을 포기하여 민간개발업자들이 민영개발을 통해 「땅 짚고 헤엄치기」로 엄청난 수천억대의 이권을 차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발언했다. 


필자가 잘못 들었나 싶어 관련 동영상을 몇 차례나 반복해 들었다.  민간개발 부당성과 공영개발의 정당성을 합리화하려다 나온 발언이다.            


▲ 박대석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그동안 이재명 지사는 위험은 민간에게 전가하고 성남시는 리스크(risk) 없이 5,503억 원의 이익을 환수한 모범적인 사업이라는 주장을 여러 차례 하였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 도리어 토지소유자는 싸게, 분양받은 국민은 비싸서 국민이 피해 본 사례다.      


성남 도시개발 공사가 50%+1주를 가진 시행사 ‘성남의 뜰’ 주식회사는 사업 토지를 수용(매수)할 때는 도시개발법에 따라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보상가격으로 정할 수 있다.       


참고로 성남 도시개발공사가 보유한 지분은 모두 우선주이다. 배당 우선권만 있는 우선주를 반 이상을 가져도 의결권이 없음으로 성남의뜰 사업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 의결권이 있는 지분권자인 화천대유 자산관리와 천화동인 1호에서 7호까지 회사가 특정금전 신탁한 SK증권이 사실상 시행사 경영 집행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이런 위험한 구조를 택했을까? 땅을 싼값에 쉽게 사며, 인허가를 신속하고 용이하게 받기 위해서다. 관(官)인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시행사인 ‘성남의뜰’지분 반 이상을 초과하여 가지고 있으니 성남시 행세를 할 수 있는 모양을 만든 것이다.      


아무튼, 토지소유자는 민간 개발사업자보다는 껍데기만 공영(公營)인 사업자에게 땅을 값싸게 팔은 꼴이 되었다. 이 문제는 당시 토지를 매각한 소유자들이 피해에 대하여 법적으로 다툴 수 있는 소지가 있어 보인다. 마찬가지로 대장동에서 주택을 일반 분양가로 분양받은 국민은 분양가 상한제를 초과한 금액만큼은 손해 보았다.      


공영이라는 명목으로 920 필지 483명에게 600만 원 짜리 땅 300만 원에(한 토지주 언론 보도에서 주장) 사서 6천가구에게는 민영이라는 이름으로 비싸게 분양한 '반인반수' 같은 괴물이 한 사업이고, 결국  약 6,500명 돈 갈취해서 7명 + 알파에게 몰아준 문제있는 개발사업이다.


▲ 성남시가 환수한 5,503억 원은 사업 주체가 당연히 부담하는 비용이다.      


이재명 열린 캠프는 22일 ‘대장동 개발사업 Q&A’ 자료에서 성남시가 환수한 개발 이익 5503억 원의 내용을 보면 제1공단 공원조성비(2561억 원), 임대주택부지 상당액인 사업배당이익(1822억 원), 제1공단 공원 지하 주차장 400면 추가 건립(200억 원), 북측터널·대장IC 확장·배수지(920억 원) 등이다. 


24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충상 경북대 로스쿨 교수는 “대장동에서 이익을 환수해 공원과 터널 등으로 시민에게 돌려줬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이익’이 아니라 도시개발에 필수적인 기반 시설로 사업 주체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에 속한다”며 “이를 마치 이익으로 환수해 다시 투자했다는 것은 국민들을 속이는 기망적 행태”라고 했다. 민간 단독개발인 강남구 삼성동 현대차 신사옥(GBC) 사업에서도 현대차가 1조 7천억 원의 기여금을 내놓은 바 있다.      


또 같은 보도에서 한현규 전 경기도 정무부지사는 본지 통화에서 “이 지사 논리대로라면 분당 개발하면서 지은 ‘분당·수서 도시 고속화도로’ 공사비 수조 원을 이익이라 말하는 것과 같다”라며 “사업 원가를 갖고 허위 선전을 하고 있다”라고 했다. 일례로 대장동과 판교 중심부를 잇는 893m 길이 서판교 터널의 경우 성남 시민들의 일부 편의성을 증대시킨 것은 맞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터널 개통으로 대장동 땅의 가치를 올릴 수 있어 일종의 특혜를 준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주택금융 등 부동산개발업무에 종사했던 전문가로서 위 두 전문가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도시개발사업에 필요한 시설은 민간 개발사업에서도 사업 주체가 대부분 부담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업개발 허가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이재명 지사가 특별히 민간 개발업자가 가져갈 이익을 환수하였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또 환수 이익에 포함된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에 있는 2,561억 원의 제1공단 공원 조성 사업은 해당 용지를 택지로 개발하려던 민간 시행사와의 소송에서 성남시는 패소했다. 이에 따라 성남시민 세금 295억 원을 손해배상액으로 물어내야 할 처지고 이 소송은 11월 수원고법에서 선고가 예정돼 있다. 

 

▲ 부동산개발 경험한 대다수는 이 지사 주장에 수긍하기 힘들다.      


대한민국은 해방 이후 수많은 부동산개발 사업을 해오고 있다. 코로나로 어려운 지난 6월에도 16 백만㎡ 건축허가가 있었고, 7월에도 14 백만㎡의 건축허가가 있었다. 전문적인 부동산 개발업자는 등록기준 2,408개 회사나 된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누구나 대박을 바라는 사업일 수 있지만, 관의 도움, 그것도 적극적인 도움 없이는 이룰 수 없는 사업이라는 것은 전문업자가 아니라, 부동산에 관심만 있어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오히려 이 지사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선의로 받아들인다면 이 지사도 당했다고 볼 수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소수의 민간업자에게 공영이라는 특혜성 외피를 씌워 개발 이익을 독식하게 해주고 토지소유자와 분양받은 사람 등 많은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문제 있는 독특한 개발사업일 뿐이다. 이런 방식으로 다른 곳에서도 할 수 있는 사업방식이 아니다. 


또 이재명 지사가 화천대유 등을 제외한 민간 부동산개발 사업자를 토건세력이라 하며 폭리나 취하는 악덕 업자처럼 깎아내리는 듯한 태도는 잘못된 일이다. 대장동처럼 위험이 없는 사업 기회는 상상할 수 없는 인적 배경 그리고 천운까지 따라야 하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무수한 프로젝트에서 많은 부동산개발 업자들은 오늘도 발품을 팔고 있다. 그들은 창의적인 지혜를 짜내어 조사·,연구 후 기획서를 만든다. 그리고 은행, 신탁사, 증권사, 건설사, 관청, 지주, 설계사무실, 회계법인, 사채업자 등을 을의 을로서 찾아다니며 한 건의 프로젝트를 만들어 보려고 노력하는 개척자들이다.  


그들이 지금의 서울, 부산 등 한국의 멋진 도시를 개발한 주역들이고 자본주의 시장에 중요한 한 축을 이루는 분들이다. 이재명 지사는 그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머리에서 허리까지는 인간이고, 허리 아래는 말의 몸인 반인반수, 켄타우루스는 어릴 적 그리스신화에서 보았다. 하지만, 땅을 살 때는 공영이고 산 땅에다 지은 집을 팔 때는 민영이라는 ‘반공 반민’이라는 괴물은 처음 보았다. 그 괴물이 지금 여럿 다치게 하는 것 같다.  

    

*필자/칼럼니스트 박대석

전, 은행, 주택금융공사 등 유동화 및 주택금융전문가 / 부동산개발 전문인력(디벨로퍼), 공인중개사 자격보유자.         


https://www.breaknews.com/835884


▲ 필자의 대장동, 화천대유 관련 글   

   

https://brunch.co.kr/@cosmobig/173     

https://brunch.co.kr/@cosmobig/172     

https://brunch.co.kr/@cosmobig/163

https://brunch.co.kr/@cosmobig/179


작가의 이전글 [박대석칼럼] 키르기스스탄, 남의 일이 아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