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번째 (하루 늦게 올리게 된)'월요 박스오피스 레터'입니다. 영화의 흥행 성적, 관객 수와 관련한 주제로 매주 이것저것을 씁니다. 가끔은 그냥 주말 박스오피스 요약을 하기도 합니다.
해마다 2월과 3월은 아카데미 시상식 및 골든글로브 등 그 전초전에 해당하는 영화제 및 시상식들로 인해 이른바 '아카데미 작품들'이 쏟아지는 시기에 해당한다. 그러니 외화의 경우에도 북미 등 현지에서 전년도 하반기에 개봉한 영화들도 국내에서는 뒤늦게 수입/배급되거나 일부러 연초 혹은 지금과 같은 시기를 노려 개봉하는 경우가 잦다. 올해는 평년보다 아카데미 시상식이 다소 미뤄져 4월 말에 개최되는데, 그 덕분인지 여러 해외 화제작들이 개봉하는 시기도 조금 더 미뤄진 기분이 든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본상(최고상)은 당연히 작품상이며, 올해 <미나리>, <사운드 오브 메탈>, <맹크>, <프라미싱 영 우먼>, <더 파더>, <유다 그리고 블랙 메시아>,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노매드랜드>가 후보에 올라 있다.
*순서는 지난 연도 순, 통계는 KOBIS 및 BoxofficeMojo, IMDB 기준이다.
*국내 관객 수의 경우 기획전, 재개봉 등의 수치를 포함한 통계다.
<킹스 스피치>(The King's Speech, 2010)
국내 개봉: 2011년 03월 17일
국내 관객 수: 80만 8,908명
전 세계 극장 수익: 4억 2,737만 달러
작품상 포함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한 톰 후퍼 감독의 <킹스 스피치>. 국내에서도 며칠간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불과 1,500만 달러의 순 제작비로 전 세계 극장 수익 4억 달러를 돌파했다.
*영화 <킹스 스피치> 리뷰 '영화가, 이야기가,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방식' (2016.11.12.): (링크)
<아티스트>(The Artist, 2011)
국내 개봉: 2012년 02월 16일
국내 관객 수: 12만 0,985명
전 세계 극장 수익: 1억 3,343만 달러
작품상 포함 아카데미 5개 부문을 수상한 <아티스트>는 <킹스 스피치>와 같은 규모의 순 제작비로 역시 전 세계 극장 수익 1억 달러를 넘어서며 몇 배의 이익을 거두었다. 국내에서도 12만 관객을 동원하며 영화의 규모나 성격을 감안할 때 괜찮은 기록을 나타냈다.
<아르고>(Argo, 2012)
국내 개봉: 2012년 10월 31일
국내 관객 수: 14만 0,736명
전 세계 극장 수익: 2억 3,232만 달러
배우 밴 애플렉의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로서의 역량을 재확인시켜준 <아르고>는 작품상 수상작으로는 드물게 국내에서 아카데미 시즌이 아닐 때 개봉했다. 국내에서는 14만 관객을 동원했으며 글로벌 극장 수익 2억 3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순 제작비는 4,450만 달러.
<노예 12년>(12 Years a Slave, 2013)
국내 개봉: 2014년 02월 27일
국내 관객 수: 49만 9,038명
전 세계 극장 수익: 1억 8,773만 달러
순 제작비 2천만 달러가 들어간 스티브 맥퀸의 <노예 12년>은 작품상 포함 아카데미 3개 부문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도 49만 명의 관객 동원으로 제법 성공작의 반열에 들어간다.
<버드맨>(Birdman or (The Unexpected Virtue of Ignorance), 2014)
국내 개봉: 2015년 03월 05일
국내 관객 수: 20만 6,241명
전 세계 극장 수익: 1억 0,321만 달러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버드맨>은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촬영상, 각본상을 수상했다. 국내에서는 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스포트라이트>(Spotlight, 2015)
국내 개봉: 2016년 02월 24일
국내 관객 수: 30만 2,123명
전 세계 극장 수익: 9,869만 달러
아카데미 작품상과 각본상을 수상한 <스포트라이트>는 글로벌 극장 수익 9,869만 달러를 벌어들였으며, 국내 관객 수 30만 2천여 명을 동원했다.
<문라이트>(Moonlight, 2016)
국내 개봉: 2017년 02월 22일
국내 관객 수: 17만 9,537명
전 세계 극장 수익: 6,533만 달러
작품상 등 아카데미 3개 부문을 수상한 배리 젠킨스의 <문라이트>는 국내에서 17만 관객을 동원, 전 세계 극장 수익으로는 6,533만 달러의 기록을 세웠다. 다른 수상작들에 비해 수익이 적어 보이지만 400만 달러에 불과한 순 제작비로 흥행 면에서도 크게 성공한 경우.
*영화 <문라이트>(&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리뷰 '인물을 관찰하는 영화와 주시하는 영화' (2017.02.25.): (링크)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The Shape of Water, 2017)
국내 개봉: 2018년 02월 22일
국내 관객 수: 50만 7,412명
전 세계 극장 수익: 1억 9,533만 달러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는 작품상 포함 아카데미 4개 부문을 수상했다. 해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물론, 국내에서도 누적 5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리뷰 '당신을 사랑하는 일에 무슨 모양이 있겠어요'(2018.03.07.): (링크)
<그린 북>(Green Book, 2018)
국내 개봉: 2019년 01월 09일
국내 관객 수: 44만 5,291명
전 세계 극장 수익: 3억 2,175만 달러
국내에서 2019년 초 개봉한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주연의 <그린 북>은 전 세계 극장 수익 3억 달러를 넘겼으며 국내에서도 44만 관객을 동원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영화 <그린 북> 리뷰 '품위 있는 코미디의 여정이 내내 담고 있는, 선한 온기'(2018.12.19.): (링크)
<기생충>(Parasite, 2019)
국내 개봉: 2019년 05월 30일
국내 관객 수: 1,031만 3,086명
전 세계 극장 수익: 2억 5,882만 달러
앞서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에 대해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기생충>의 흥행 성적은 봉준호 감독 작품이라는 특성상 아카데미와 연결해서 보는 건 국내에서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다만 해외에서는 <설국열차> 등 봉준호 감독의 다른 작품들을 훨씬 상회하는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북미에서의 흥행 기록은 외국어영화 중 흥행 역대 4위에 해당한다.
*영화 <기생충> 리뷰 '그 집 지하에서 본 건 무엇이었을까' (2019.06.16.): (링크)
이번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4월 25일에 열린다. 작품상 후보작들 중 일부는 이미 국내 개봉을 했고, 국내 개봉 예정인 경우도 있으며 넷플릭스로 공개된 작품도 있다. 어떤 영화가 수상하든, 작품상 수상 여부에 따라 그 전후의 추이가 어떻게 다른지 지켜보는 것도 내게는 사소한 포인트 중 하나가 될 듯. 후보작인 <맹크>, <미나리>와 <노매드랜드>에 관한 리뷰를 아래에 덧붙인다. (모두 쟁쟁한 후보들이지만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가능성을 따진다면 개인적으로는 <노매드랜드>에 우위가 있다고 보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