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y Charles -Come Rain or Come Shine
#음악을 들으시며 글을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https://youtu.be/oY1xAc1ucaI?si=vbnSPQhU9ETodxQK
Happy together, unhappy together,
Won't that be fine?
행복하거나 행복하지 않거나 상관없어
Day may be cloudy or sunny
흐리거나 맑은 날이 있을 수도 있겠지
We're either in or we're out of the money.
어쩌면 우리가 돈이 다 떨어질 수도 있고.
I'm with you always.'
그래도 우리는 함께일 거야
이 곡은 해럴드 알렌과 조니 머서가 작곡, 작사하여 1946년에 만들어졌다. 이후 Peggy Lee, Sarah Vaughan 등 여러 아티스트들이 커버했으며, 그중에서도 나는 레이 찰스가 부른 버전을 선호한다. 다른 버전이 약간 기복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느낌이라면, 그가 부른 버전은 감정의 진폭이 크기에, 곡을 더 생동감 있게 살려준다. 노래 가사와도 잘 어울리는 보컬이라 생각된다.
가사에서는 변함없는 사랑을 말하고 있다. 행복한 순간에도, 그렇지 않은 순간에도 상대방과의 사랑은 변치 않을 것임을 약속한다. 우리에게도 참 익숙한 감정인만큼, 한 번만 듣더라도 이 곡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참 낭만적인 가사지만, 우리에게 생각할 점 또한 던져준다.
변함없는 사랑이란 정말로 존재하는 걸까?
한 번쯤은 고민해 볼만 한 주제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사랑은 변해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변함없는 사랑이란, 감정이 변하지 않고 계속해서 유지되는 상태를 말한다. 하지만 인간의 감정은 언제까지고 영원히 지속될 수 없다. 만약 감정이 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정지된 감정이며, 죽은 감정과도 같다.
하지만 누군가 ‘사랑이 변하면 사랑이 없어지는 것인가?‘라고 물어본다면, 그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오히려 사랑이 더 깊어지기 위해서는 사랑은 변해야만 한다. 물론 사랑의 시작은 상대방에 대한 설렘이다. 상대방의 얼굴만 봐도 좋고, 영원히 함께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그라들게 된다. 그리곤 상대방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하게 된다.
여기서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 ‘사랑은 반드시 변한다 ‘라는 두 입장이 부딪히게 된다. 이른바 모순의 상황인 것이다. 우리가 더 높은 관점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 모순을 해결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두 입장을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까?
두 입장을 수용하기 위해서 우리는, 사랑이 변할지라도 그 변화를 인정할 수 있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서로가 설렘의 사랑(Eros)에서, 설렘이 식는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보이는 상대방의 단점을 감싸 안을 수 있을 때, 그리고 그 변화를 인정할 때.
사랑은 새로운 국면(agape)을 맞이하게 된다.
또한, 상대방에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상대방 또한 나에게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며 서로의 존재를 확장하는 관계. 즉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상대방과 함께 성장하는 것. 그렇게 되면 사랑은 더욱 깊어지고 풍부해지게 된다. 그렇기에 설렘이 끝나는 순간이야말로, 더 오래갈 수 있는 사랑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이 된다.
사랑은 매일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어떤 날은 벅차오르지만, 또 어떤 날은 조용히 식어간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을 포용할 때, 사랑은 더욱 단단해질 수 있지 않을까.
긴 세월에 변하지 않을 그런 사랑은 없겠지만
그 사랑을 기다려줄 그런 사람을 찾는 거야
검정치마 - Antifreeze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