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데이빗 May 15. 2016

비범하게 평범하기

대한민국 두아이 아빠되기

얼마 전,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세레모니가 있었죠. 모두의 예상을 깨고 '레스터시티'라는 하위권팀이 우승을 이뤄냈습니다.
0.02%확률, 실로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죠.



특히 '제이미 바디' 라는 선수는 더욱 드라마 같죠.

공장에서 일하며 파트타임 선수로 8부 리그에 입단 했답니다. 주급 5만원에 전임 축구선수로 뛰며 한계단씩 올라온거죠. 아직 득점왕은 결정나지 않았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끈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단 건 바뀌지 않는 사실이네요.


대부분의 유명 선수들이 유년시절부터 각광받던 '유망주' 였단걸 생각해보면 차이가 많이 나죠.

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트로피에 입맞추는 제이미 바디 선수




문득 저는, 이 선수의 부모님이라면 어떤 생각이 들까 싶었습니다.
모두가 가능성이 없다고 하는 길,
누가봐도 고생길이 훤한 그 길을 가는 아이를, 우리는 의심없이 응원할 수 있을까요.

제이미 바디선수 같은 희박한 확률.
운과 실력이 모두 만나서 이뤄지는 이 짧은 순간을 위해 수십년의 고생을 참고 믿어줄 수 있을까요.

참 쉽지않은 이야기 입니다


당연히 아이 인생을 응원해야지!

말로는 쉽습니다. 하지만 내아이, 나의 일이 되면 어렵습니다. 불보듯 뻔 한 일 앞에서 부모로서 역할을 잘 못하는 것으로 생각 될 수 있거든요.






가까운 선배가 점심을 먹으며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아들녀석이 중학교로 가는데 축구를 진지하게 하고 싶어 한답니다. 축구로 유명한 중학교 감독이 실력을 인정했다 하네요. 하지만 그 선배도, 형수도 키가 참 작은편입니다. 아들도 또래에 비해 꽤나 작다네요. 선배 본인도 유년시절 운동에 소질이 있었지만, 키가 늘 걸림돌이었다 합니다.


유명한 축구 선수 중엔 단신이 꽤 있죠. 세계적 스타 '메시'선수도 170cm남짓의 키로 세계를 제패했죠. 그렇다고 내 아이에게 '메시'가 있으니 해보자! 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저 역시 쉽게 선배에게 말을 건네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냥 평범하게 사는게 최곤데..


선배가 마지막으로 삼키듯이 꺼낸 말. '평범하게'.

평범하게 사는게 뭘까. 과연 우리는 평범하게 사는걸까. 모두 평범하게 살고 싶을까. 의문이 듭니다.




동네 작은 커피숍이 꽤나 인기였습니다. 늘 손님들로 북적였죠. 아주 특별할것도 없는 작은 곳인데 말이죠. 어느날, 손님이 많이 줄었더군요. 무엇이 바꼈나 보니 주인분이 바꼈지만, 크게 레이아웃이나 테이블은 바뀌진 않았습니다. 소소한 인테리어와 메뉴 몇개가 바꼈더군요. 그리고 몇 번을 더 찾았을때, 그 이유를 알았죠.


예전 주인분이 있던 커피숍은 찾을때마다 소소한 변화가 있었더랬죠. 소품 인형이 몇개 추가되거나, 아메리카노와 같이 주는 초콜릿의 맛이 조금 다르거나, 주인장이 만드는 수제 유자청이 늘어나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았네요.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은 좋으나 여느 커피숍과 차이점이 전혀 없던거죠.



구식 라디오 튜너는 가만히 두면 지지직 거리죠. 조금씩 튜닝을 해주지 않으면 맑은 방송을 듣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스스로를 일상이라 불리우는 평범함에 가만히 두지 마세요. 어제와 다른길로 출근을 해보세요. 오늘퇴근길엔 생전 안가보던 피트니스클럽에 등록을 해보세요. 매일 먹던 점심 식당을 바꿔보는건 어떨까요? 예전 부서 분들에게 다시 연락해 식사라도 한번 같이 하는건 또 어떨까요?


평범한 그대를 특별하게 만드는 건, 아주 특별한 그 무언가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평범한 하루 속에, 조금씩 변화 시키는 것. 그것이 가장 비범한 하루가 아닐까요.




저에겐 작은 노트가 있습니다. 아빠로서 아이들에게 꼭 전하고픈, 남겨주고픈 이야기를 담아왔죠. 아이가 생겼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말입니다.


그 노트에 이렇게 적어두었네요.

아빠는 너가, 남들이 볼때 아주 하찮은 일을 해도 좋아.

하지만, 어떤일을 하든 너의 10년뒤를 생각할수 없다면 그 일은 반대할 것 같구나.
아무리 주변에서 부러워 하는 일이라도, 너의 10년뒤, 5년뒤를 스스로 준비할 수 없는 일은 말릴 것 같구나.

10년 뒤 꿈꾸는 모습이 있고, 그 모습을 위한 5년뒤의 준비된 모습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한 2년뒤 모습이 있고, 그 모습을 위한 1년뒤 준비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한 6개월, 한달 뒤의 계획이 있어야 하고,

 바로 오늘의 도전과 할 일이 있어야 한단다.

 - '아이를 위한 아빠의 일기 中' - 


꼭 '바디'선수 처럼 우승타이틀을 목에 걸수 없어도 괜찮습니다. 누군가에겐 우승메달이 인생의 목표가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스스로의 목표를 향해 평범한 오늘을 조금씩 변화시켜가며 채워가는것. 10년, 5년, 조금씩 거꾸로 채워오는 자신만의 특별한 계획을 하루하루 평범하게 채워가는것.


모두가 가지 않는 길을 가려하는 아이에게, 평범한 아빠응원하는 특별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 대한민국 두아이 아빠의 육아일기 -

나를 둘러싼 모두에게 감사할줄 아는 마음을 키워주세요 - [고마워 하기]

당신의 믿음을 보여주세요, 이 사회의 따뜻한 믿음을 말이죠 - [분리불안]

아빠와 딸이 떠나는 여행길, 미리 겁부터 먹고 있는건 아니죠? - [단둘이 떠나기]


매거진의 이전글 5월이 오는 소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