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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은 생각보다 괜찮아. 좋아써.  그렇게 진행시켜

chap.12. 나의 캣스탭  위 머루를 보며 아로에게...



Quiz: 아로 머리 위에 있는 털뭉치는 누구의 털일까.




나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가 있다.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다는 말은


확실한 말도 아니고.

확정된 결말도 아닌데




굳이 그거 하나에 근거 없는
믿음을 가져야 할까



물론 나는 이미 세뇌되어있기는 하다.


R=VD


내가 그렇게 믿고 노력할 때

나의 몸이나 뇌도 나도 모르게 맞추어 간다는 것



근데. 요새 드는 생각은


근거 없이 믿고

희망을 갖고

나아가다 계속 좌절하면


그게 계속 반복이 될 때
이게 과연 모든 인간에게 도움 되는 걸 지
의문을 자꾸 가지게 된다.





이런 생각이 갑자기 든 건

나의 취준생활과 나의 안 좋은 몸 상태에 대한 진단도 있지만



새로 사 준 캣워커에 

관심을 가지며

서서히 한 단계 높은 캣스탭으로 한 발바닥씩 올라가는

머루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 혹시 '8화'의 머루의 심장 크기 관련 일은 어떻게 됐냐고 궁금해하신다면, 

일단 집사인 나로서는 분호흡수 기록일지 작성과

오메가_3 오일 정기 급여 그리고 병원에서 사 온 영양제(?)를 1주일에 4-5번 정도 주고 있다.

그리고 개구호흡하는 모습을 안 본지는 2달째  되어간다.)




나는 그런 머루를 보며

뭐, 여느 집사와 다를 바 없이




"머루야, 이거 너네

창가 보는 거 좋아해서

엄마, 아빠가 사 준 거야."




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아!! 캣워커를 사준 이유는


새로 이사한 남집사의 집에 

낯설어하는 아이들을 위해


재밌는 요소를 좀 더 구성해 주기 위함이 가장 크다.



아이들이 조금 더 재밌게 지내길 바라

이전보다 넓은 집으로 이사 간 빌미로


창가에 캣스텝부터 우선 설치해 주기로 한 것이다.



구름다리는 현재 경사를 살짝 낮추었다.






설치하는데만 2시간이 흘렀는데...

우리는 아이들이 더 잘 썼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설치하고

캣닢 스프레이도 뿌려주자







호기심 많은 머루가 드디어 기웃기웃 거리며


구경하다


아래에 있는 캣스탭부터 차근차근 밟고 올라간다.






그렇지만 아직 어떻게 쓰는 건지 나름


연구 중인 듯하다.





아이들의 남집사가 위에 올려놔 주면서

차근차근 사용법을 알려주긴 하지만

아직은 낯설어하는 게 더 큰 거 같다.





머루가 2층까지 올라간 모습. 아직은 구름다리가 낯선 거 같다.


그래도 위에 올라간

짜릿함은 나름 좋았는지



그 위를 왔다 갔다 하는 머루



그런 머루와 다르게

아주 조심히 멀리서 보는 아로를 보면서


갑자기 문득 드는 생각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고

언제 어떻게 올라갈지도 모르는데



내가 나는 할 수 있다고 


굳건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에 우리가 바라는 일들은



사실, 나의 의지만으로는 안 되는 일들이 더 많고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기엔


세상은 알 수 없는 거
낯선 투성이라는 생각.




그런 생각이 들고 나서부터


나는


그 주위를 기웃기웃 거리는 아로에게



"아로야, 생각보다 좋은 거야.
천천히 해봐."




라고 자주 얘기해 주었다.


그러다 문득 깨달은 것



이건 나한테 해줬어야 되는 얘기인데..?





왜 나는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며 버텼을까


나 스스로에게 결말 없는 용기를 주는 위로보다




근데 생각보다 괜찮아
천천히 해봐.



실패하는 거 생각보다 버틸만해.




그 과정이 조금 힘들 순 있는데,
그래도 걸을 만해




그곳에 다다르기까지

그 과정은 생각보다 난감하지 않다는 것으로

스스로 생각했어야 됐는데



마냥 매일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내가 생각하는 대로 될 거니까

힘을 내!!"


이 모든 게 다....




나에 맞지 않는 위로였구나




나만의 위에 있는 닝겐스텝을 밟기 위해선



마냥 결말 없는



결말을 아직 알지 못하는 상태의


그런 막연한 암시가 아닌



그 상황에 대한


생각보다 괜찮아 근데.


라고


토닥이는 위로 한 마디가



한 단계 위로 나아가기 위한

나의 발버둥엔


더 필요했던 디딤돌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 생각에 잠긴 와중



머루가 언니답게


아로를 캣워커로 이끄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건 마치


"아로야 생각보다 괜찮아.


좋아써.


그렇게 진행시켜!!"




라고 하는 거 같달까.




한 번이라도 올라가 본 자의 여유

이미 그 마음을 겪은 자의 위로





나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나는 저 위에




그렇게 위로를 하기로


마음먹으며



어느 센가


위에 올라 있는

아로를 목격했다.







어...

그런데 다른 곳 위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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