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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뚜벅이는 윤슬 Dec 25. 2023

2023 올해의 무엇

브런치에 벌써 네 번째 올리는 올해의 무엇!

브런치에만 네 번째 <올해의 무엇>. 이제 슬슬 일기장 보듯 '이 때는 이걸 좋아했구나!' 추억을 돌아볼 정도의 양이 되었다. 그럼 2023년 올해의 무엇도 출발!


올해의 인물 - 나

내 인생에 대해 자주 생각하고 고민했던 올해였다.

뭐 먹고살지?

어떻게 살지?

뭘 하고 싶지?

미래에 하고 싶은 걸 하려면 지금 뭘 준비해야 하지?

그런데 자주 준비한 것치고 명확하게 답을 내리지는 못한 것 같다(머쓱-). 세계여행 중인 요즘도 이 생각을 하고 있으니. 원래 이런 고민이 제일 어려운 거 맞지요?


올해의 장소 - 내 방 책상

세계여행으로 꿈을 준비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로 자존감을 높이고 글로 서른한 살의 나를 기록했던 장소. 올해 이보다 더 중요한 장소는 없는 것 같다. 여러 나라의 호스텔 라운지와 침대 그리고 카페를 전전하며 방에서 하던 걸 하고 있는 요즘 그리운 장소이기도.


올해의 책 - 미스터 프레지던트 (탁현민 저)


올해의 콘텐츠 - 최강야구

올 한 해는 최강야구에 빠져 살았던 것 같다. 누구 하나 응원할 팀을 못 골라서 애매하게 좋아했던 야구였는데 응원하는 팀이 처음으로 생겼다. 그것은 째강째강 몬스터즈!

최강야구 시즌3 제발 할 수 있게 해 주세요!(최선야구라도 괜찮아요 진짜)


올해의 물건 - a6000 카메라 & 갤럭시버즈 프로2

모든 기능이 마음에 든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함께 한 세월에 정이 든 카메라. 그 세대비 민망한 게 이제야 이 카메라를 어떻게 쓰면 취향에 맞는 사진이 나오는지 이해했다. 덕분에 지극히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사진 실력이 많이 늘었던 한 해다.

올해 A/S도 한 차례 받았는데 여전히 고장 난 구석이 많다(다 주인이 험하게 다뤄서 그런 것이겠지). 내년에는 새 카메라를 살 예정인데 그래도 잘 버텨줘서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병행하면서 쓸 수 있었으면.

올해 하반기 들어서면서 구입한 갤럭시버즈 프로2.

음질도 음질이지만, 휴대폰 연동과 노이즈캔슬링이 하이라이트다. 특히 세상에 나 혼자 있는 것 같은 완벽한 노이즈캔슬링은 음악 덕후 내향인에게 큰 위로이자 보호막이다. 진짜 없이 어떻게 살았니. 이어폰 치고 돈을 꽤 주고 샀는데 이미 본전 뽑았을 정도로 달고 살았다.


올해의 고마움 -세계여행에 도움을 준 모든 지인들

세계여행을 떠나서 몇 번 한 생각이다. 운동화는 구 직장 과장님께서 사주셨고, 선크림과 립 케어 제품은 구 직장 동료가 사줬고, 잘 때 입은 옷은 구 직장 이사님이 사주셨고, 경량 패딩은 동생이 생일선물로 사줬다. 지퍼백은 친구들이 사줬다.

다 도움받아 여기까지 온 거다. 인생 혼자 사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혼자 사는 거라고 생각했던 때에도 사실 계속 함께 살고 있던 걸지도.


올해의 음식 - 김밥

엄마가 싸주시는 김밥

내가 제일 좋아했던 오토김밥

회사에서 귀찮을 때 사 먹었던 건물 일층에 있던 김밥집

김밥을 꽤나 많이 먹었던 한 해.


올해의 발견 - 피카소 <게르니카>

피카소의 명작 '게르니카'를 실제로 봤다. 사진으로 많이 봤지만 매번 그렇게 흥미롭게 생각했던 작품은 아니었다. 역시 작품은 실제로 봐야 한다. 그렇게 큰 크기인 줄도 몰랐고 그런 역사와 스토리가 표현되어 있는 줄도 몰랐다.

인생 작품 리스트에 한 작품이 또 추가됐다.


올해의 재발견 - 집

물건들의 제 자리와 동선 그리고 이용하는 모든 물건 자체까지 익숙한 집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자는 문장이 그렇게 와닿을 수가 없는 올해. 그리고 지금.


올해의 BGM - 데이브레이크 이원석 <MONSTERS>

노래만 들으면 자신감이 생기는 최강야구팬만 공감할 수 있는 BGM.

세계여행 직전에 참 많이 걱정했는데 그때마다 힘이 되어준 노래다.


올해의 깨달음 - 집이 생각한 것보다도 훨씬 더 많이 소중한 공간이었다.

올해의 재발견의 연장선.


올해의 대화 - 프라도 미술관&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도슨트 가이드님과 나눈 대화

여행 왔다가 좋아서 눌러살게 됐다는 도슨트 가이드님의 말씀에 또 하나의 삶의 방식을 배웠다. 언어가 되고 나눌 수 있는 지식이 있으면 해외에서 이렇게 가이드하면서 살 수도 있겠구나. 아는 것이 여러모로 힘이다.


올해의 도전 - 피아노

고등학생 때까지 줄곧 배웠던 피아노를 다시 배웠다. 세계여행 준비한 시점부터 학원 수강을 종료했는데 귀국하면 다시 배우고 싶다. 미술도 배우고 싶은데 할 게 많구먼?


올해의 실패 - 스쿼시

운동을 그렇게 싫어하더니 웬일로 스쿼시에 도전했다. 분명 초급반이었는데 사람들이 너무 잘해서 혼자 작아지다가(선생님이 그거 아니라고 할 때마다 더 작아짐ㅠㅠ) 나중엔 체육관 가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라 짜증까지 나서 그냥 관뒀다. 반 수강생들의 수준 차이가 크면 이런 문제가 있다.


올해의 하이라이트 - 세계여행 출발 & LAUV 내한콘서트

단연 '세계여행'! 내 인생 최대 목표였던 세계여행을 실현했다. 서른 살까지 돈 모아서 간다고 그렇게 돈 모으더니 진짜 떠났다. 이 패기 귀국한 뒤에도 잊지 않기를!

일등은 세계여행 출발이 맞는데 라우브 내한 콘서트 또한 엄청난 기쁨이었기 때문에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아직도 첫곡 Love like that 첫 소절 목소리를 잊지 못한다. 팝가수 넘버원은 LAUV! 미국에서 LAUV 콘서트 안 하나... 타이밍 맞으면 해외에서 볼 생각이 있는데!


올해의 브랜드 - 커버낫

몰랐는데 계속 사다 보니 내가 커버낫 옷을 좋아하더라. 캐주얼하고 살짝 아웃도어 느낌 나는 옷이라 그런 것 같다. 동생이 준 경량패딩도 커버낫 제품.


올해의 아티스트 - LAUV


올해의 중독 - 최강야구


그리고 올해의 문장 - 날마다 새로우며 넓어지고 깊어진다 (김채봉 시인 저 첫 마음 중)

언제나 내 좌우명이 되어 주고 있는 문장. 올 한 해 딱 이 문장대로 산 것 같다.


1월 1일 아침에 찬물로 세수하면서 먹은 첫 마음으로 1년을 산다면 언제든지 늘 새 마음이기 때문에 바다로 향하는 냇물처럼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며, 넓어진다.



▼ 작년의 무엇 재작년의 무엇 그리고 재재작년의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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