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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er MYO Aug 17. 2022

Book 31.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철학이 우리 인생에 스며드는 순간

서른한 번째 .

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

에릭 와이너 / 김하현 번역 / 어크로스 / 2021.04.28



하지만 철학에서 명백한 것은 없다. 철학에는 늘 ‘하지만’있다. 모든 철학 체계와 인지적 상부구조, 우뚝 솟은 사상 체제는 ‘하지만’이라는 이 짧은 단어 위에 세워졌다.

- 28p



마르쿠스는 전쟁터에서 불굴의 용기를 보여주었지만 전기 작가 프랭크 매클린의 말처럼 마르쿠스의 가장 용기 있는 행동은 "타고난 비관주의를 억누르려고 부단히 노력한 것"이었다.

- 30p



마르크스는 스스로에게 생각을 그만두고 행동에 나서라고 누차 촉구한다. 좋은 사람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관둬라. 좋은 사람이 되어라. 철학과 철학을 논하는 것의 차이는 와인을 마시는 것과 와인을 논하는 것의 차이와 같다. 수년에 걸쳐 철저하게 연구하는 것보다 좋은 피노누아를 한 모금 마시는 것이 와인의 생산 연도별 특징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 32p



아주 드물게, 운이 좋으면 평생 한두 번 정도 우리는 예상치 못한 문장, 의미가 너무 깊어서 사람을 얼어버리게 만드는 문장을 만나게 된다. (중략)

그 문장은 바로 이것이다. "우리 문화는 일반적으로 질문을 경험하기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 42~43p



"질문을 살아요?"

"네, 질문을 사는 겁니다. 오랜 시간 마음 한구석에 질문을 품는 거예요. 질문을 살아내는 거죠.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는 너무 자주 해결책을 찾아버려요."

- 69p



철학도 분명 도착지에 관심이 있지만, 여행을 서두르지 않을 뿐이다. 이것이 그저 똑똑한 대답이 아닌 '마음의 대답'에 도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중략)

마음의 대답에 도착하려면 인내심도 필요하지만 기꺼이 자신의 무지와 한자리에 앉으려는 자세도 필요하다. 끝없는 해야 할 일 목록에서 또 하나를 지우려고 성급히 문제 해결을 향해 달리는 대신, 의혹과 수수께끼의 곁에 머무는 것. 여기에는 시간과 용기가 필요하다.

- 69p



놀랍게도 철학자이자 황제인 마르쿠스가 대답을 해 준다. 상상 속에서든 현실에서든 역경을 만나면 자기 연민이나 절망에 빠지지 말고 그저 다시 시작하라. 이런 식으로 바라보면 삶은 더 이상 실패한 서사나 망쳐버린 결말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건 진실이 아니다. 결말 같은 건 없다. 무한한 시작의 사슬만이 있을 뿐.

- 99p



우리는 잊기 위해 걷는다. 짜증 내는 상사, 배우자와의 말다툼, 아직 지불하지 않은 청구서 무더기, 타이어 압력이 낮거나 차가 불타고 있음을 알려주느라 계속 깜빡이는 스바루의 경고등을 잊기 위해 걷는다. 우리는 또 한 명의 훌륭한 산책자였던 윌리엄 워즈워스 표현처럼 “우리에게 너무한” 세상을 잠시나마 잊기 위해 걷는다.

- 101p



하지만 친절한가? 예의는 사회의 윤활유이고, 친절은 사회의 초강력 접착제이다. 예의 있는 문화가 꼭 친절한 문화인 것은 아니다.

- 306p



“배우고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

공자의 ‘공부’는 기계적 암기를 뜻하지 않는다. 심지어 배움 그 자체를 의미하지도 않는다. 공자에겐 더 깊은 뜻이 있다. 바로 도덕적 자기 수양이다. 우리는 교육받은 내용을 배운다. 수양한 것은 흡수한다. 작은 친절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연민에서 나온 행동 하나하나는 곧 삼나무 씨앗에 물을 물을 주는 것 같다. 그 나무의 키가 어디까지 자랄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 319p



스토어 철학은 이렇게 말한다. “해야 할 일을 하라. 그리고 일어날 일이 일어나게 두라.” 우리는 외부의 목표를 내면에 목포로 바꿈으로써 실망의 공격에 대비해 예방 접종을 놓을 수 있다.

- 409p



우리는 발가락을 찧으면 소리를 지른다. 도로가 막히면 욕을 한다. 자연스럽다. 어쨌거나 우리는 결국 인간이다. 이 최초에 충격은 감정이 아니라 당황했을 때 얼굴이 빨지는 것과 같은 반사 반응이다. 이러한 반응은 우리가 그것에 “동의”할 때에만 감정이 된다고, 스토아 학파는 말한다. 우리는 우리의 반응에 동의함으로써 반사 반응을 정념의 지위에 올려놓는다. 이 모든 과정은 순식간에, 눈 깜짝할 사이에 발생하지만 이 중 그 무엇도 우리의 허락 없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이 부정적인 최초의 정념을 존중하고 증폭시키기를 선택할 때마다 우리는 불행하기를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스토아철학은 묻는다.

도대체 왜 그러고 싶어 하는가?

- 411p



철학이 여기에 무엇을 더 보태줄 수 있을까?

보태줄 수 있는 것이 꽤나 많다. 철학은 우리에게 생각할 내용이 아닌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우리에게는 나이 듦에 대한 새로운 사고 방식이 필요하다. 사실 우리는 노화에 대한 별생각을 안 한다. 젊음을 유지하는 것만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나이 듦의 문화가 없다. 나이 든 사람들이 절박하게 매달리는 젊의 문화만 있을 뿐이다.

- 440p



<소냐에게>

모든 것을, 특히 너 자신의 질문을 물으렴.

경이로워하며 세상을 바라보렴.

경건한 마음으로 세상과 대화하렴.

사랑을 담아 귀를 기울이렴.

절대로 배움을 멈추지 말렴.

모든 것을 하되,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도 가지렴.

네가 원하는 모든 높이의 다리를 건너렴.

- 475p



몽테뉴는 “좋은 죽음”에 대해 근본적으로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우리는 짧게 아프거나 아예 아프지 않다가 죽는 것이 좋은 죽음이라고 생각한다. 몽테뉴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너무 큰 변화다. 갑자기 떨어지는 것보다 서서히 미끄러지는 것이 더 낫다.

- 498p



익숙함은 경멸을 낳지 않는다. 마비를 낳는다. 우리는 가까이 있는 것의 아름다움을 보지 못하고 고향의 음악을 듣지 못한다.

- 50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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