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나게 반갑다, 챗GPT & 미드저니
요 몇 주 chatGPT와 midjourney에 푹 빠져 지냈다.
강의를 할 때마다 학생들에게 앞으로 AI와의 협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에 '생각의 근육'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했지만 나 또한 이렇게 빨리, 이렇게 고퀄리티로 마주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챗GPT와 미드 저니를 써보면서 느낀 점을 몇 가지 남겨 본다.
1. 질문이 답이다.
좋은 질문을 해야 좋은 답이 나온다.
결국, 프로그램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제대로 된 질문을 하지 못하면 이 훌륭한 프로그램들을 제대로 쓸 수 없다는 거다.
2. 아는 만큼 보인다.
챗GPT는 거짓말을 아주 그럴싸하게(너무 논리적이라 틀린 답임을 알고 있음에도 '그런가?'하고 홀릴 정도) 하고, 미드 저니는 그럴싸한 이미지를 보여주니 잘못 표현된 부분이 있어도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3. 가장 큰 장점은 생각의 확장
AI 프로그램의 큰 장점은 생각을 확장시켜 준다는 거다.
요즘 일할 땐, 항상 챗GPT 켜놓고 정보를 잔뜩 던져주고 정리해 달라고 한다거나, 정보를 찾아서 정리해 달라고 한다거나 대충 번역한 영문을 다듬어 달라고 하고 있는데, 아직 완벽하게 문장을 정리해 주는 건 아니지만, 글이 풀리지 않을 때 미처 생각하지 못한 구조의 문장을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을 땐 미드 저니에 이런저런 키워드를 넣어 보는데(물론 생뚱맞은 이미지를 보여줄 때도 있지만), 때론 생각하지도 못한 이미지를 보여 주어 생각의 흐름을 바꿔줄 때도 있다. 생각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는 것이다.
4. 시간 절약
나 대신 정보를 찾아 주고, 내용을 정리해 주고, 멋진 이미지를 보여주는 조용하고 빠른 비서 같은 존재들이 생기다 보니 시간이 꽤나 절약된다.
내가 프로그램에 더 익숙해지고, 앞으로 프로그램들이 더 발전한다면, 아마도 더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강의 자료에 들어갈 AI 이미지가 필요해서 회사에서 그동안 디자인했던 AI 이미지들과 이미지 갤러리에서 관련 이미지를 검색하다가 마음에 드는 이미지를 찾지 못했다.
그래서 미드 저니에게 시켜보았는데...
웬걸, 순식간에 정말 상상도 못했던 멋진 이미지를 만들어 주었다!
이 이미지를 보고 나니 이 친구와 속도전에서 이길 자신이 없는 것은 물론, 시간이 있다 한들 더 괜찮은 이미지를 만들어 낼 자신도 없어졌다.
흥미로운 건 깔끔하게 참패를 하고 나니 기분이 너무 좋아졌다는 거다!
오!
이미 디지털에 많은 정보가 있는 스타일의 이미지는 직접 만들 필요도, 돈을 주고 살 필요도 없다.
프롬프트만 잘 넣으면 AI가 다 만들어 주니 말이다.
이제 배경 이미지 그릴 시간에 더 깊게 생각하고,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놀면 된다.
세상에, 이렇게 기쁜 일이!
기술의 발전에 감사하며, 기분이 한껏 업되어 직원들과 주변 디자이너들에게 마구 소개를 했는데, 사람들의 반응은 내 생각과 너무 달랐다.
사람들의 의견은 결과물의 퀄리티가 너무 좋아서 무섭다는 거였다. 내가 만든 이미지를 SNS에 올리니 주변 사람들 반응도 비슷했다. 신나서 올린 이미지인데, 슬픈 표정의 이모티콘을 보내주는 사람들에 많았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 인포그래픽은 무리인 듯 보여 당분간 밥줄이 끊길 것 같진 않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 ㅎㅎ)
인간은 무엇을 하냐며 걱정하는 분들도 많았다.
음.. 인간은…
아낀 시간을 본질을 생각하고 고민하는데, 쓰면 더 좋지 않을까?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철학자 데카르트의 말처럼 우리는 생각해야 고로 존재하는 거니까.
아직 디테일한 부분은 논의할 게 많겠지만, AI와의 협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뿐만 아니라, AI와도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사람이 잘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다.
디자이너들이여, 두려워하지 말고 빨리 익히고, 빨리 활용하자.
지금과는 다른 차원의 미래를 맞이할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