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함께 돌아보는 2017 상반기 :)
오랜만에 만난 학부 때 과선배가 말씀하셨다.
"어 그러고 보니 너 상반기 결산 글 쓸 때 됐다~"
평소 내 브런치를 종종 봐주시는 선배가 계시다는 사실에 새삼 감사하며! 상반기 글을 써야 하는데 딱히 쓸 거리가 생각나지 않아 책으로 상반기 결산을 갈음해보려고 한다. 일단 알라딘과 리디북스 구매이력을 보고 적어 보는데 오프라인 서점에서 산 책들이 드문드문 빠졌을지도 모르겠다. 근데 그게 뭐 중요하겠나. 일단 고!
김영하 작가님의 오랜만에 나온 단편집. 나는 그 특유의 시니컬함이 좋다. 차갑고 강하면서 냉정 한듯하지만 그 누구보다 인간에 대한 따뜻한 연민이 느껴지는 작품들. 요즘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계셔서 재밌게 보고 있다.
* 관련 글: 김영하가 돌아왔다, <오직 두 사람>
별 기대 없이 펼쳤다가 무척 재밌어서 단숨에 읽어버린 책. 우리 모두 이 사회의 거대한 톱니바퀴 안에서 저마다 정상으로, 보통사람으로 인정받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는 현실을 보여주는 글. 주인공이 이상하다 여겨지는 부분이 많았지만, 동시에 공감 가는 부분도 많았다. 온전히 내가 나로 이 세상을 살아가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가. 제발 남일에 신경 끄고 각자 살 길이나 잘 꾸렸으면...
* 관련 글: 나도 역시 <편의점 인간>
일종의 신세계였다. '이런 글도 있구나' 싶은. 단편 모음집인데 모든 작품을 읽진 않았고 절반 정도의 작품을 읽었다. 목차 순으로 앞의 4 작품 까지만. 그중 <네 인생의 이야기>는 두 번을 읽었는데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마침 그 작품이 <콘택트>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다고 하여 영화 줄거리를 찾아보고서야 이해가 되었다. 그리고 결국 NAVER VOD로 구매해서 짝꿍과 함께 감상했다. 보통 책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잘 나오기 쉽지 않은데, 각색과 연출이 탁월했다. 추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본 사람들이 많다는 그 책. 눈물을 흘리기보단 주먹을 꼭 쥐었다. 의외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책.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
* 관련 글: 미치거나 떠나거나. 이 땅에서 살아남기, 참 힘들다.
대학에서 강사를 하시다가 대학계의 부조리함(?)에 더 나은 노동환경을 찾아 맥도널드에서 일하시고, 이후에는 카카오 대리기사로도 일을 하신 김민섭 님의 글. 대리기사로서 경험하신 일들을 담담히 적어낸 책인데 문학 못지않게 간접 경험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세상에 참 별 사람이 다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왜 사람들은 사람을 서로 존중하지 않는 걸까. 대체 왜. 어디서 존중을 못 받아서 그러는 걸까. 괜한데 화풀이하는 걸까. 속상하고 안타까웠다.
직장 상사가 추천해주셔서 읽고 있는 책. 이제 막 서문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왜 내게 이 책을 추천해주셨을 까 괜한 짐작을 해보고 있다. 내가 너무 에고가 강하다고 여겨졌기 때문일까, 에고를 다스리고 더 성장하길 바라서였을까, 별 뜻 없이 읽다가 재밌고 유익해서였을까. 일단 읽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는 걸로.
이 역시 상사가 권해주신 책. 론칭 준비 중인 서비스의 KPI를 정하는 동시에 각종 모니터링해야 하는 주요 지표 도출을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이라 생각하셔서인지 돌려 보라고 책을 추천해주셨는데 그냥 사서 읽고 있다.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정도.
가까운 친구가 코인을 하기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회사에서 코인 관련된 이야기를 한 번 했더니 동료가 읽어보시고 추천해주신 책. 전에 Baki님이 페이스북인가 이 책을 공유해주셨던 것 같은데 안 그래도 잘 됐다 싶어 읽어보는 중이다. (참고로 요즘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은 급락 중...)
사내에서 격주로 하는 (더 정확히는 한 달에 두 번 하는) 북리뷰 모임에 나가고 있다. 작년 11월쯤 처음 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거르지 않고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팀워크숍 때 한 번 제외하고 현재까지 전출!)
인포메이션 INFORMATION, 제임스 글릭
리씽크_오래된 생각의 귀한, 스티븐 풀
마스터 알고리즘, 패드로 도밍고스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
가장 인간적인 인간, 브라이언 크리스찬
인에비터블 미래의 정체, 케빈 켈리
노동 없는 미래, 팀 던럽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 관련 글: 사내 북리뷰 모임에 나가는 이유
10개월, 종말이 오다 中 HOOK, 최철진
센서티브, 일자 샌드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 김영란
글쓰기의 최소원칙 中 존재, 삶, 글쓰기, 김영하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 스티브 크룩
삶의 정도, 윤석철
옥상으로 가는 길 좀비를 만나다 中 나에게 묻지 마, 최철진
닥치는 대로 끌리는 대로 오직 재미있게 이동진 독서법, 이동진
아스타틴, 장강명
지적자본론, 마스다 무네아키
나는 직장에 다니면서 12개의 사업을 시작했다, 패트릭 맥기니스
대한민국 마음 보고서, 하지현
온 더 무브, 올리버 색스
OPTION B, Sheryl Sandberg & Adam Grant
레비 씨, 픽사에 뛰어들다!, 로렌스 레비
프로그래밍 수련법, 브라이언 W. 커니핸 & 롭 파이크
개인적으로는 문학 작품을 주로 읽었고, 사내 북리뷰 모임에서는 인공지능이나 기술의 미래에 대한 책들을 읽었다. 중간에 업무 관련된 책들이나 외국어 공부도 했으니 이 정도면 나름 균형 잡힌 독서 생활이었다 하겠다.
이 글을 적다 보니 읽고 나서 브런치에 남기지 않은 책들이 종종 보이는데 책을 다 읽지 않더라도 책을 보면서 생각할 거리들을 찾아내 스스로 답해보고 글로 남기는 작업을 꾸준히 하면 좋겠다.
* 관련 글: 나의 언어로 남겨두지 않은 책은 읽은 게 아니다
올 하반기에도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아닌 타는 호기심으로, 또 즐거운 마음으로 독서 생활을 이어가길!
* 표지 및 본문 이미지 출처: Unspla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