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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필 Oct 23. 2024

내게서 반드시 무엇인가 되곤 한다


분명 난 사랑하고 있었지
숨이 턱끝까지 차올라 외려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없었지
실은 그 아무 말도 필요 없었을지 몰라
내 마음은 쉬웠으니까
아무런 날 찰나의 스침에도 내가 비쳤을 테니까
어제에도 전하고 돌아왔었지
그렇지만 다 밝힐 수 없는 말은 존재했고 그 마음만은 글로 준비하곤 했어
어느 날 읽힐까
당신이라면 내 끝말을 어떻게 해석할까
그렇게 작게 설레었었고 많은 부분 황망해하였네

까만 밤 유유히 바람 부는 날
난 내 방 창문을 가만히 열어놓았어
밤이 드리운 공간 안에서 이별하고 다시 많이도 사랑하고 있을 사람들.
한편으론 다행이라 생각해
행복함들이 존재해서 세상이 본질 보다 조금은 더 밝은 것일 테니까
지금도 그리는 난, 분명 세상에 약간의 의미를 더하는 사람일 거야
당신은 모든 그리움 위에 서있는 사람. 슬퍼했고 또 그만큼 웃을 수가 있어
아직 그러할 수 있는 나란 걸 깨닫곤 했어

불현듯 네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
수화기 너머로 네 첫인사는 무엇일까
그 첫마디가 너의 숨김없는 감정일 텐데
그 첫마디로 난 또 며칠밤을 뒤척일 텐데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일렁여
아득한 밤이 그렇듯 몇 마디 문장으로 정의할 수 없는 순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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