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by 안신영

사르락 사르락

등 뒤로 살며시 다가와

가만히 안아주는 이처럼

봄비는 보슬보슬 어루만지듯

붉은 흙에 부드러이 입맞춤을 합니다.


붉은 흙은 님을 만난 듯 반가이

깊게 깊게 온 몸을 적십니다.

갓난아기 엄마 젖을 힘껏 빨아

배불리 듯 흥건하게 적신 가슴을

속 깊이 부풀리며 새 봄을 밝힙니다.


하얀 꽃, 노란 꽃, 분홍꽃,

윤기 나는 연초록 새 잎으로 세상을 만나도록

마치 아기에게 젖을 물린 엄마의 느긋한

미소로 흐뭇하게 살뜰히 바라봅니다.

사르락 사르락.

어느새 봄비는 새를 부르고

꽃을 불러 환한 봄 세상을 만듭니다.

사람들은 흥겨운 마음 되어

봄비 속에 두 팔 올려 만세 부르듯

미소에 화답하듯 하늘을 바라봅니다.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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