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름 Jan 08. 2025

놀이처럼 즐겼던 결혼 준비

프러포즈를 받고 이제 결혼 준비를 해야겠는데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몰랐다. 다양한 컨셉과 예산의 웨딩홀, 웨딩드레스며 또 결혼식 날짜는 언제로 하면 좋을지, 스튜디오 촬영을 찍을지, 야외 스냅촬영을 찍을지 등등 뭐부터 고르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는 나에게 주기 위한 꽃을 종종 사러 갔던 꽃집 사장님에게 프러포즈 꽃을 준비하러 갔을 때, 우리 얘기를 하다 웨딩플래너를 소개받았다고 했다. 사장님의 친구분이 웨딩플래너 일을 하고 있었던 것.           

그와 나, 그리고 플래너까지 셋이 함께하는 카톡 방을 개설 하였고 그렇게 우리는 결혼 준비를 시작하게 되었다.           



결혼 준비에 큰 덩어리로는 웨딩홀,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본식 촬영, 신혼여행 이렇게 분류되었다. 처음에는 뭐가 뭔지도 잘 몰랐지만 준비해 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알아 갈 수 있었다.       


    

결혼식 준비는 신랑 신부가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것을 포함하고 뺄지를 선택함에 따라 예산과 결과물이 달라지는 것 같다.           

보통 결혼 준비를 하면 여자 쪽이 열쇠를 쥐고 있고 결정을 많이 하는 편이다. 우리도 내가 중심이 되어 결정권을 갖게 되었다. 그래도 틈틈이 그는 자신의 의견도 살짝씩 내비치고 최대한 나는 그의 의견도 잘 반영하려고 했다.     


      

가장 처음으로 웨딩홀을 예약하기 위해 원하는 컨셉을 들어 보았다. 그는 밝은 분위기에 가든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했다. 좋아. 나도 동의했다. 어렵지 않게 우리는 4번째 홀 투어 때, 우리가 원하는 컨셉, 예산, 위치 및 조건에 맞는 그곳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웨딩촬영은 야외에서도 찍고 싶었지만, 스튜디오 촬영도 해보고 싶었다. 이 또한 순탄하게 결정한 것 같다. 신혼여행지에서 멋진 유럽배경과 함께 스냅촬영을 하고 식전에는 스튜디오 촬영을 하기로 했다.   


       

나는 똑같은 스타일의 스튜디오에서 공주풍의 웨딩드레스와 한복을 입은 컨셉보다는 인물 중심의 우리 색깔이 잘 드러나는 컨셉으로 촬영하고 싶었다.           

플래너는 이제 막 생긴 신생 스튜디오지만 나에게 꼭 맞을 것 같다며 스튜디오를 소개해 주었다. 덕분에 정말 재밌고 기억에 남을 추억으로 만든 스튜디오 촬영을 할 수 있었다. 



하나씩 하나씩 결정해 나가면서 마치 도장 깨기를 해내는 것처럼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우리는 거창한 예물과 예단은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서로 평생 지금 마음 잃지 않도록 반지 하나를 제작해서 나눠 끼기로 했다.           



나는 원래 명품에 관심이 없던 터라 반지도 브랜드보다는 우리의 색깔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반지면 되겠다 싶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이런저런 디자인을 보다가 자연의 소재와 결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은 디자인 브랜드를 알게 되었다.  쇼룸에 방문하고는 더 매료되었다. 절제된 침착함 속에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듯한 그 쇼룸의 분위기는 평생 우리 손가락의 끼울 반지를 그곳에서 결정하는 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