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현 뉴미디어 영어
영작을 위한 에버노트 사용법
뉴욕대(NYU)에서 영어교육을 주제로 미디어 디자인을 그리고 뉴욕 스타트업에서 3+1년간 일하며 얻은 경험을 실전에 적용하기 위해 귀국했습니다.
지난 5년간 4권의 책을 출판하며 떠올렸던 감정, 그리고 대치동에서 프로젝트 중심의 영어 학원을 운영하고 가르치며 알게 된 현장과 이론의 차이, 그렇게 일상을 통해 배운 내용을 학생들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10분 정도의 길이로 아이폰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님의 <난중일기> 사진출처: 국가기록원 난중일기(乱中日記):
난세에 태어난 영웅의 일기란 시대를 넘는 역사적 가치가 있지만 뉴욕에서 시작한 내 인생의 난중 "영어일기"는 3장 쓰고 끝남….
오늘은 그동안 영어 실력을 늘리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로 알려진 영어일기에 대한 개인적인 불편함을 공유하려고 합니다. 물론, 경험을 토대로 전통적인 방식의 영어일기를 대체할 새로운 방법도 소개해 드릴 겁니다.
영어 일기 쓰기에 대한 장점은 이미 많이 알고 계실 겁니다. 그러나 단점도 분명히 있거든요. 영어일기…. 이거 좋은 방법이죠. 근데 성공한 사람 거의 못 봤습니다. 영어로 일기를 매일 쓰는 사람을 못 봤다는 겁니다. 매일 일기를 영어로 썼는데 영어를 잘하게 된 사람을 못 본 것이 아니고요.
근데영어 실력이 향상된 이유가 "영어일기"였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냐 하면 그건 또 아닐 수도 있죠. 그 사람이 그 시간에 효과적인 다른 방법을 매일 했다면? 역시 영어를 잘하게 됐을 겁니다.
이번 파트에선 제가 시대에 맞게 다시 디자인한 영작연습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어떻게 더 효과적이고 즐겁게 영작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지, 중급자를 위한 영작연습 에버노트를 통한 patch writing에 대한 얘기 입니다.
준비물: 구글링 스킬 + 에버노트 앱 + 스마트폰 + 영어일기 실패 경험 + 중급 실력
우선 영어일기에 대한 얘기부터 하고 가죠.
우리가 요즘 일기를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거의 안 쓰실 것 같은데요. 분명 못하는 이유가 있을 겁니다. "너의 의지가 부족해!"라는 비생산적인 얘기는 그만하죠. 문제를 나열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책을 찾는 것이 핵심이니까, 먼저 그 이유를 얘기해 보죠.
영어일기에서 "영어"라는 말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고 있어서 보이지 않는 논리가 있는데, 상황을 바꿔서 얘기하면. 사실 영어로 일기 쓰는 건 아래와 같은 챌린지에 도전하는 겁니다.
"건강해지고 싶나? 그럼 내일부터 간식 끊고 매일 3시간씩 운동해라!"
"이뻐지고 싶나? 불꽃 다이어트 들어간다. 과일도 먹지 마!" 이런 느낌...
몰라서 못하는 부분이 아니라는 거죠, 좋은 거 다 압니다. 그러나 걷지도 못하는 사람 보고 먼저 뛰라고 하는 느낌입니다. 매우 힘들어 보이죠. 시작도 하기 전에 하기 싫어지는 느낌 뭔지 아세요?
저는 영어를 기본적으로 즐겁게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기 때문에 영어를 잘하려면 힘든 것 어려운것을 먼저 시도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은 기본적으로 "좋다 or 싫다 / 할 수 있다 or 없다"에 대한 판단이 매우 빠릅니다. 이런 판단을 하는 곳은 이전에 우리가 배운 system 1과 system 2중에 system 1이 담당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해 드렸는데 여기서 또 마주치네요.
https://brunch.co.kr/@dohyunkim/9
우리 뇌에는 두가지 systems 있으며, system 1의 특징은 바로 순간적으로 판단(본능적인 판단)을 하는 능력입니다. 내가 영어공부를 이렇게 해야 하나 아니면 저렇게 해야 하나와 같은 주제는 중요한 일인데도 생각보다 판단을 아주 빠르게 하죠. 그래서 너무 힘들어 보인다 싶으면, 바로 포기합니다. "~는 어렵다"는 것이 이미 학습된 것일 수 도 있습니다. 그래서 정작 시작도 못 해보고 끝나죠.
문제는 무언가 배우기 위해서, 새로운 습관을 만들라고 하고 그 습관을 내가 잘 못 하는 거로 만들라고 한다면, 우리 대부분은 쉽게 포기해 버립니다. 한국어로도 안 쓰는 일기를 영어로 쓰기가 힘든 이유입니다.
원래 안 하는 거로 시작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지죠. 그러니 기존에 하고 있는 것, 이미 습관이 들어 있는 것에 영어를 입히는 방법을 생각해보세요. 조금 변경하는 수준에서요.
힘든 일을 수행할 때는 프로세스를 세분화하고 단순화시켜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무리한 요구보다는 좀 더 실현 가능한 조언을 하면 어떨까요? 그러면서 작은 성취를 스스로 축하해주고, 조금씩 지식을 쌓아가면서, 이후에는 조금씩 더 높은 단계에 도전하도록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매일 페북에 사진 1장과 그 설명을 영어로 써서 올리는 거죠. 페북을 매일 하는 건 이미 습관화된 일이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일이죠. 사진 올리는 작업도 익숙할 겁니다. 여기서 새로운 작업은 영문1~3줄 정도 쓰기죠.
요리사라면, 매일 요리재료를 영어로 고쳐서 사진이랑 만들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거죠. 이처럼 좀 더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으로 시작해 보세요.
저의 개인적인 조언을 보태자면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로 쓰기를 시작하면 더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꼭 직업이나 전공 관련이 아니더라도 요즘 사람들과 만나면 하고 싶은 얘기를 영어로 적는 것이, 영어능력 자체를 향상시킬 뿐 아니라 실용적이기도 하죠. 개인적으로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영작 연습한다고 남의 이야기를 쓰면 나중에 생각도 안 나고 스피킹과 연결도 안 돼서 내가 이걸 왜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 수도 있거든요.
다시 말하면, 영작 연습을 하려고 쓰는 것이 아니라 쓰고 싶은 것이 있는데 그걸 영어로 해보는 겁니다. 두 가지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프로세스가 완전히 다릅니다. 무엇 즉, 작문이라는 활동이 아니라 쓰고 싶은 것, 즉 내용에 집중하는 겁니다. 이것이 언어의 핵심이고요.
정말 영작 자체를 못 하는 경우가 아니라, 조금은 하는데 문장 완성이 완벽히 되지 않는 경우를 생각해보죠. 즉, 중급자인 경우는 "다른 사람의 글을 일부만 카피" + "내 생각을 조합하는 " 방법을 사용해 보는 겁니다.
자, 오늘의 주인공 입니다. 중급자용 라이팅 방법 patch writing을 소개합니다.
본인이 문장 전체를 다 만든 것이 아니라 만들어진 문장 안에서 일부 즉, 단어 정도만 바꾸거나 글이나 문단 안에서 문장의 순서 등을 재조합해서 글을 쓰는 방법입니다.
영어일기 쓰는 것처럼 종이에 손글씨를 쓰는 것은 훌륭한 학습법 이지만, 종이와 연필로만 patch writing을 하면 학습을 최적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new media learning을 위해 기술적인 도움을 받을 겁니다. 여기선 에버노트를 사용하는 예를 보여드릴 겁니다. 꼭 에버노트 일 필요는 없습니다. 노트 관리하는 다른 툴을 사용해도 괜찮습니다.
뉴미디어 도구를 사용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한 가지만 짧게 소개하면, digital literacy 능력을 향성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Digital literacy란 디지털 형태로 된 글을 읽고 쓰고 사용하고 하는 능력을 말하는 겁니다. 21세기 필수 능력 중 하나로 인정되고 있죠.
생각해보면, 우리가 앞으로 살면서 종이와 연필을 사용하는 상황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시간을 컴퓨터를 통해 읽고 쓰게 됩니다. 심지어 영어 시험에서도 더이상 손글씨를 사용하는 경우는 없죠. 영작시험도 모두 컴퓨터로 타이핑해서 제출 합니다.
흔히 사람들이 연필과 종이로 쓸 수 있으면 디지털 환경에서도 당연히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디지털형태의 작업은 아날로그 툴을 사용하는 것 과는 구별되는 능력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interface 부분만 생각해보죠. 아날로그 연필을 긁적이는 동작과 컴퓨터 키보드를 타이핑 하는 움직임은 뇌에겐 완전히 다른 동작입니다.
즉, 뇌에서 완전히 다른 부분이 활성화되어야 하고 이 부분을 발달시키기 위해 따로 연습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시 말해서 손 글씨로는 digital literacy를 향상 시키기 힘들다는 거죠. 이것은 한글이든 영어든 똑같이 적용되는 사항입니다.
이제 자세한 예를 통해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영작 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을지 얘기해 보겠습니다.
1. 만약 하고 싶은 표현/문장 을 한글로만 알고 영어로는 모르는 경우, 해당 문장/단어는 한글로 남겨둡니다.
2. 모르는 단어/표현을 바로 구글링으로 찾을 수 있다면 찾아서 채워 넣습니다. 인터넷이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책과같은 자료로 바로 찾을 수 없는 경우는 해당 부분은 한글로 써놓습니다.
3. 임시로 한글로 적어놓은 부분에 대한 표현이나 단어를 영어문장으로 마주치면, 그때 해당 문장을 영어로 하나씩 채워서 완성해 가는 것이 patch writing의 기본적인 과정입니다.
아래 한글로 된 내용을 영작하려고 한다고 해보죠.
"구글에서 언급하길 Google Now라는 모바일 인스턴트 검색엔진은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심지어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검색 하기도 전에, 알려주는 기능을 제공할 겁니다. 인공지능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구글이 지금까지 계속해서 엄청난 사용자 정보를 모아왔고 이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은 어느 때보다 더 똑똑해질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내 실력으로 쓸 수있는 만큼 영어로 써봅니다. 이미 알고 문장, 표현 등으로 통해서요. 저의 경우 빨간색으로 색칠 된 2문장이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영어로 된 부분은 이미 아는 내용을 쓴 거고, 한글로 남은 부분을 앞으로 영어로 바꿀 때는 다른 곳에서 사용된 문장을 가져다가 패치 할 겁니다.
중요한 건 일단 불완전 하지만 이렇게라도 한번 써보면 뇌에 이 내용이 남아있게 됩니다. 구글링을 통해 바로 찾아 쓸 수 있다면, 찾아보고 주위에 물어보면서 쓸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 해당 문장을 마주칠 때마다 조금씩 채워가는 겁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때부턴 내가 몰랐던 문장들을 책이나 영상을 통해 마주치면 바로 인지하게 됩니다. "이거 지난번에 내가 못 썼던 문장이다"하고 머릿속에 남아있는 거죠.
이런 일이 발생하는 이유를 말씀 드리면, 여러분들이 이렇게 한번 써보면서 뇌가 meta 정보를(Meta cognition: 메타인지) 가져온 겁니다. 다시 말해 "내가 무얼 알고 있는지 아는 것, 동시에 내가 무얼 모르는지 알고 있는 상태"가 된 거죠. 이렇게 하면서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문장들도 내가 필요한 중요한 정보로 인식하게 되고 눈에 더 잘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이전에 내가 명품가방이 없을 때는 잘 안 보이다가, 하나 사서 밖에 나가보니 갑자기 다 들고 다니는 것처럼 보이죠. 갑자기 사람들이 다 들고 다니기 시작한 건가요? 아닐 겁니다. 그전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여 뇌가 인지할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그러나 이제 뇌는 나도 명품가방을 가졌으니 이것을 중요한 제품으로 인지하기 시작했을 겁니다. 그래서 인지력이 올라간 거죠.
다시 영어 작문으로 돌아오죠.
미완성 된 문장들을 영어로 찾아 천천히 채워 넣을 건데요. 기존 영작연습과의 큰 차이는 기존에 방식대로 영작할 때는 글 하나를 제한된 시간 내에 반드시 완성해야 한 것 같은 압박이 있었다면, 패치 라이팅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나중에 실력을 쌓으며 완성해나가는 겁니다.
자, 아래 문장들을 보시죠. 아래 색이 다른 문장들은 각각 다른 기사, 책, 영상 등에서 모은 걸 조합한 겁니다. 마치 테트리스 블록 쌓기처럼요.
전체 과정을 보면 아래 3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1. 우선 쓰고 싶은 말을 한글로 먼저 적고
2. 영작 가능한 문장과 할 수 없는 문장을 추려내고
3. 몰랐던 표현과 문장들을 채워 나가 글을 완성한다
한글로 생각/쓴 내용 한글 + 영어 혼용 최종 내가 원하는 영어작문 완성 이렇게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 혼재된 상황이 사실 외국어를 배우는 프로세스에서 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이제는 책과 영상 등에서 내가 원하는 표현을 찾아 활용하는 과정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죠.
디지털 세상 + 아날로그 세상 여기저기서 흥미롭게 읽는 글이든 영상이든 보고 들을 때, "어!, 저거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인데, 영어로 이렇게 말하는구나"하는 표현, 단어, 문장을 스마트폰으로 사진으로 찍어 에버노트 (Evernote) 같은 앱을 통해 모아 둡니다.
또한, "에버노트 웹 클리퍼"를 이용해 온라인 기사를 클립핑하고 추가 편집을 합니다. 내가 쓰고 싶은 문장들은 하이라이트 하거나 간단히 설명 등은 노트테이킹을 해놓고 나중에 에버노트를 검색해서 찾아 작문 시 사용하죠. e-book 내용은 스크린 샷을 해서 에버노트에 저장하고요.
이렇게 순간순간, 하루 중에 따로 시간을 내지 않더라도 나에게 딱 맞는 많은 자료를 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료가 일정 수준 이상 모이면 마치 자신만의 영어 어휘 책처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 제가 캡처해 놓은 사진을 보시면 좀 더 확실히 이해가 될 겁니다.
옛날부터 모아온 영어관련 메모 in Evernote
만약 제가 "악순환이 반복된다"라는 문장을 쓰고 싶은데 "악순환"을 영어로 모른다. 그러면 모아놓은 클립핑자료 중에 있나 먼저 찾아보죠. 없으면 차차 모르는 부분을 찾아서 추가합니다.
위에 사진은 제가 프렌즈라는 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이전에 몰라서 못 섰던 표현 vicious cycle/circle을 발견하고 스크린 샷을 에버노트에 옮겨 놓은 겁니다 (스마트폰에 에버노트 앱이 있으면 바로 노트로 만들어 전송 가능).
자료를 저장할 때 제목이나 태그에 한글 뜻이나 키워드를 입력해 놓으면 나중에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위에 사진에서처럼 "vicious cycle 악순환"이라고 제목을 썼네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심지어 에버노트는 사진에 쓰인 자막(이미지글씨)를 인식하니까 제목이나 태그가 없어도 찾아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아래 사진처럼 표현뿐 아니라 하고 싶은 말의 영어 문장구조를 발견해도 모아두죠. 그때그때 하나씩 모으는 거라서 개당 3~5분이면 끝나는 작업입니다.
문법 중에 To be 가 들어간 5형식 문장의 새로운 내용을 발견한 경우: this weekend -> perfect 해진다는 느낌을 to be 가 어떻게 연결해 주고 있는지 phrase verbs 가 사용된 context, 그 장면 정보 전체를 가져가기 떄문에 단어 = 뜻으로 외울 때 보다 매우 효과적임
영상뿐 아니라 책을 읽을 때 영감을 주는 문장을 발견하면, 줄을 치거나 스크린 샷을 해둡니다. 이런 글들은 다음에 다시 읽을 때, "나도 이렇게 멋진 문장으로 말하고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죠.
이런 영감을 받는 것은 중요합니다. 자연스럽게 나도 쓸 말이 있어서 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억지로 "영어 쓰기 연습"하는 일이 없게 만들죠.
또한, 아래 사진을 보시면, 책에 사용된 문장에 어려운 단어가 전혀 없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단어를 몰라서 못 쓴다고 대부분 생각하시는 것과는 다르죠.
출차: Seth Godind의 저서 All Marketers Are Liars 자신의 생각을 영어적으로 이렇게 표현 하는 구나 하고 마주하는 기회를 많이 갖는 겁니다. 우리가 많이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전 위에 책의 내용을 읽으며 영감을 받았을 뿐 아니라 문장 중 핵심 단어인 "embrace"의 사용과 "느낌"도 함께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손글씨도 사용하되 저장은 디지털 공간에 하면 관리하기가 더 편하겠죠. 아날로그와 디지털 정보를 기술을 이용해 상호 보완해주는 관계니까요. 항상 강조 했듯이 전통적인 방식과 뉴미디어 방식을 적절히 섞어 주는 것이 어느 한가지를 사용 하는 것보다 항상 더 효과 적입니다.
저도 아날로그 + 디지털 형태 모두 사용합니다.
아래 문서는 ESL 학원에서 영작을 배울 때, 영작에서 제가 자주 하는 실수가 있었는데요. 이런 자료를 모아서 한 번에 보면 반복되는 실수를 쉽게 인지할 수 있죠. 그리고 이러한 잘못된 습관을 고치기 위해 Bad habits in writing이라는 제목으로 아날로그 형식의 손글씨와 함께 디지털 annotation을 혼용하여 정리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이러한 학습방법의 장점과 필요성에 대해 얘기해 보죠.
digital + analog를 모두 사용하도록 제가 다시 디자인한 patch writing의 장점은 사용자의 편리성, 학습의 연속성(learning continuity) 같은 효율적인 측면뿐 아니라, 내용상으로도 영어로 쓴 문장이 콩글리시 없이 영어적인 표현들이 사용될 가능성을 높여 줍니다.
미국 사림이 쓴 걸 순서나 단어를 내가 원하는 말로 변경하는 작업으로 paraphrasing 하는 과정과 비슷 합니다. 그러나 전체를 다 변경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한국적인 표현이나 구조가 나올 가능성은 낮아 집니다.
중급자용 방법이므로, 확실히 영어적인 느낌으로 쓰게 되는 시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을 가지고 해보셔야 합니다. 그러면, 한국적인 표현이 나올 때마다 정답은 몰라도 뭔가 이상한데 라는 느낌이 오는 영어센스가 생기죠.
이렇게 만든 글들은 혼자만 보지 말고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또는 다양한 커뮤니티에 자기 생각이나 주장 느낌 등을 추가해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한다면 더 좋겠습니다. "나는 그래서 이것이 좋다 나쁘다"는 것과 같은 이유만 간단히 넣어줘도 괜찮은 글이 될 겁니다.
매우 중요한 작업 중에 하나는 바로 문장과 문장 간에 연결이나 논리가 맞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글을 그냥 쓰는 것에서 잘 쓰는 것으로 진화하기 위해 확인해야 할 과정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부분입니다. 저도 열심히 배우는 중이고요.
이런 과정을 영어로는 polish(광을 내다) 한다고 하는데요. 글을 다듬어 광을 내는 작업입니다. (주로 고급자의 경우이며 초·중급자는 해당 안 됩니다: 초·중급자는 문장구조 & 기본 문법 & 표현이 많이 틀렸거나 너무 한국적으로 만들어서 내용 전달이 안 되는 것이니 기본기에 충실해야 할 때입니다.)
만약 이렇게 광내는 작업 수준 영작 실력으로 올라오신 분들은 다양한 랭귀지 커뮤니티들이 있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평가를 부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캐쥬얼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이트로는 Lang-8 같은 곳이 도움이 될 겁니다.
Language exchange 하는 곳인데, 제가 예전에 게임 하듯이 남의 글을 고쳐 주고 다른 사람들이 제가 쓴 영어문장을 고쳐주기도 했던 곳이죠. 그러나 이런 무료 사이트를 이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실제 있었던 일로 설명 드리죠. 해당 사이트에선 주로 한국 분들이 올린 영어나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의 글을 고쳐주면서 영어가 늘었는데요. 어느 날 한국분이 제가 올린 영작에 대해 너무 한국적이고 사전을 사용한 티가 많이 난다고 말하죠.
제가 Lang-8 올린 글에 대한 댓글과 그 댓글에 대한 저의 답글 (상대방 아이디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지웠습니다.)
당시는 오만하게 누가 지적할 만큼 제가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던 시기였거든요. 그래서 좀 당황했지만, 배우는 기회로 만들기 위해 저의 부족한 점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지만 이후 추가 답변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시간이 지나자 재미있는 일이 일어납니다. 위에 리플이 달린 후 원어민들의 의견이 추가로 올라오는데, 제가 글을 잘 쓰는 편이라는 내용이 달립니다. 그리고 실제 수정해준 부분은 the / with / a 이런 전치사 부분에 대해서만 수정되었습니다. 한국분의 조언처럼 이해 못 할 내용이라거나 원어민이 사용하지 않는 단어에 대한 지적은 전혀 없었습니다.
이후 실제로 글을 잘 쓰는 미국인 친구(학교 신문에 글쓰는 친구)에게 같은 글을 보내 물어봐도 위의 원어민 리플과 같이 별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돌아왔죠.
강조 하고 싶은 건, 처음 조언해준 한국분의 의견처럼 콩글리시나 한국적인 표현이 많다는 것과는 전혀 상관 없이 당시 관사와 전치사 쪽에 더 집중해서 배워야 한다는 조언이 저에겐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설명 드리는 이유는 온라인 사이트에선 누구나 쉽게 리플을 달 수 있으므로 혹시 의심스러운 해설/의견이 달린다면 그대로 믿지 마시라는 겁니다. 다양한 사람에게 물어보시길 권합니다. 합리적인 의심은 항상 가지고 계셔야 하죠.
Lang-8은 캐쥬얼하게 무료로 놀면서 배우는 공간입니다. 그래서 영어 수준은 캐쥬얼한 정도지 학문적으론 그렇게 높지 않은 곳이니 언어스킬이 아니라 지식에 대한 건 너무 의지하지 않도록 하세요. 영어로 친구와 대화한다는 태도로 의견만 살짝 얻는 정도로 이용하시면 좋겠습니다.
라이팅 수준이 고급자에 도달하면, 전문 번역가나 에디터에게 한 번씩 첨삭을 요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단지, 너무 자주 참삭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원래 말하고 쓰는 것도 습관의 일종이라 바로바로 고쳐지지 않고 수개월씩 걸리니 일단 자신의 문제점과 관련한 조언을 받았으면, 상당 부분 지적받은 자신의 문제점이 고쳐지기 전까지는 다시 첨삭 받아봐야 늘지 않습니다.
끝으로 라이팅과 관련해 하나만 더 얘기하죠.
영작을 잘하게 되는 과정은 한국어로 글을 잘 쓰기 위한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쓰고 싶은 내용이 있어야 하고 쓰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으면 쓰지 못합니다. 영작을 잘하고 싶다고 매일 "그냥 쓰기"만 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잘 쓰고 싶으면 흥미로운 내용을 찾아 잘 읽고 잠시 생각하세요. 그리고 이러한 내용들을 잘 모아 두세요. 이것이 쌓이면 영어적인 데이터 베이스가 머릿속에 생겨서 원어민에 가까운 "생각 프로세스"도 갖게 됩니다.
저의 경우, 위에 샘플로 쓴 구글 관련 내용은 관련 정보를 이미 어디선가 제가 읽었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내용, 즉 content가 되는 부분은 제가 만든 게 아닙니다. 리딩이나 영상을 통해 입력된 "정보를 재생산"한 겁니다. 여기에 제 생각과 느낌을 넣으면 제 것이 되는 거겠죠.
잘 쓴 글이라는 건 좋은 내용(content)을 멋진 그릇에(language) 담아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내용물 없이 그릇만 있어서는 소용이 없겠죠. 좋은 글이 좋은 음식이라면 당연히 흥미로운 내용의 재료가 멋진 그릇에 담겨있어야 합니다.
많은 시간이 아니라도, 매일 아니 매 순간 5분씩 투자하세요. 이것이 쌓여 실력이 됩니다. 인생 레슨! 꼭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추천 글]
에버노트를 통한 영어 학습 방법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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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d Pro 등장이 미래교육에 줄 진짜 의미:
https://brunch.co.kr/@dohyunkim/149
영어 조동사 해석이 아닌 뉘앙스로 배우기 위한 글:
https://brunch.co.kr/@dohyunkim/39
[출판된 저자의 책]
2019년 저의 네 번째 책, '불완전한 영작’이 출판되었습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완벽한 영어'를 추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틀리지 않는 영어가 아니라 틀렸을 때 대처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한 책을 출판하게 되었죠.
'iPad Pro + Apple Pencil'과 '삼성 갤럭시 노트 + 노트 펜'에 최적화된 유일한 책입니다. 쓰기 활동을 위해 책에 직접 문장을 쓰며 배울 수 있는 최고의 매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입체적인 입력을 넘어 펜을 통해 쓰면서 배우는 '입체적인 출력'을 위한 책을 디자인했습니다.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이었기 때문에 꼭 하고 싶었습니다. 남들과의 차이는 새로운 생각이 아니라 새로운 행동으로 완성됩니다. 만드는 사람도 사용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불완전한 영작 소개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rLC8TlDllCI
단순 규칙의 나열이 아니라 의미와 늬앙스 중심으로 디자인된 문법 책:
https://brunch.co.kr/@dohyunkim/77
구문 동사를 통해 어휘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방법을 소개한 어휘 책:
https://brunch.co.kr/@dohyunkim/109
단순 해석이 아닌, 입체적인 입력으로 글의 의미와 뉘앙스를 습득할 수 있는 어휘책:
[책 구입 방법]
*신용카드 / 페이팔 등을 통한 구입은 아래 사이트에서 가능합니다.
*계좌 이체로 구입을 원하는 경우 아래 계좌 정보로 이체 후 1. 입금자 2. 이름과 책 제목 3. 책 타입을 적어 email로 보내주세요. 해당 책을 즉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쿠폰과 이용 방법을 자세히 이메일을 통해 보내드립니다.
구입 및 문의: NY2KOR@gmail.com
[계좌이체]
카카오 뱅크: 3333-011-703-240
우리은행: 1002-456-552-360
예금주: 김도현 각 권 금액: 1만 원
여러 권 동시 구매를 원하는 경우 한 번에 총금액을 입금, 1. 입금자명 + 2. 원하는 책 제목 3. 책 타입, 예를 들어 "김도현, 문법, 전치사, 5%, iBook/PDF" 형식으로 보내주세요.
[대치동 뉴미디어 영어 학원]
초/중등학생을 대상으로 이론뿐 아니라 실제 대치동 현장에서 프로젝트 중심의 영어 수업을 진행합니다.
https://www.newmediaenglis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