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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영어를 10년간 배웠는데 실제로 사용하진 못할까?

will 과 would의 특징과 차이

연재#21 NYU 유학생의 영어 고백기

 조동사 will & would의 특징과 차이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영어강의와 뉴미디어 학습법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방문은 "김도현 뉴미디어 영어"로 검색하세요.


이번 파트에선 will과 would의 차이를 배워 볼 겁니다. 뿐만아니라, "왜 영어를 10년간 배웠는데 실제로 사용하진 못할까?"라는 물음에 대한 논의도 함께 해보겠습니다.


먼저 그동안 별로 신경 쓰지 않았던 조동사의 중요성에 관해 잠시 얘기해 보죠.

출처: http://www.buzzfeed.com

혹시, 어린 왕자를 성인이 되어 읽어보신 적이 있나요?


제가 처음 읽었을 때는 초등학생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내용 중에 가끔 아리송한 부분이 있었지만 내용을 대부분 다 이해했다고 착각하고 넘어갔는데요.


성인이 되어 어린 왕자를 다시 읽어보니, 제가 저자의 깊은 뜻을 모르고 그냥 지나친 부분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그리고 제가 생각보다 삶의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공감하며 성장해왔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래는 어린 왕자에서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문구 중 하나를 발췌한 건데요 한번 읽어보시죠.


It is only with the heart that one can see rightly.
What is essential is invisible to the eye.
- The Little Prince

우리는 오직 마음으로만 바르게 볼 수 있어.
정말 중요한 건 사실 눈에 안 보이거든.
- 어린 왕자


어떠세요?

처음엔 영어가 해석만 되면 그 느낌과 표현을 다 아는 줄로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위에 소개한 어린 왕자에서 전하는 메세지처럼요.


영어도 언어입니다. 언어는 정보뿐 아니라 감정 전달자입니다.


문화에 대해 더 많이 알고 경험하게 되면, 그동안 매일 봐오던 문장도 완전히 새롭게 보이기 시작하죠. 그리고 저는 영어에서 이러한 느낌을 조절해 주는 핵심적인 부분 중 하나로 조동사를 꼽습니다.


조동사는 사실 외국인에게는 보이지 않는 단어에 가깝습니다. 문장에서 조동사가 있는 건 알지만, 딱히 해석이 없으니 실제론 느껴지지 않는 부분이죠. 그러나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건 아닙니다. 보이지 않던 것을 느낄 수 있게 되면 영어가 완전히 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말이 조금 어렵게 들릴 수 있지만 말 자체의 뜻이 아니라, 영어를 본래의 용도인 감정을 담는 그릇으로서 대하겠다는 생각과 태도의 전환이 중요하니 그 점만 가져가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제 새로운 태도와 시각을 가지고 영어를 다시 시작해보시죠.


오늘의 One point lesson 시작합니다.


질문 하나 드리고 시작하죠. "마실 거라도 좀 드릴까요?"라고 영어로 어떻게 말할까요? 당연히 98%의 한국 분들은 아래처럼 말할 겁니다.


"Would you like something to drink?"


여기서 중요한 건, 그럼 왜 문장에서 would가 쓰였는지를 이해하는 거죠. 여러분도 will 대신 would를 쓰면 더 공손하게 들린다고 배워 왔을 겁니다. 그러나 왜 would를 쓰면 will보다 공손하게 들리는지는 아무도 설명해 주지 않죠. 왜냐하면, 배우는 사람도 가르치는 사람도 그냥 외웠기 때문일 겁니다. 한 번도 영어를 언어로써 사용해 본 경험이 없었다는 거죠.


이제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리죠.

"Would"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경우 3가지는:


1. 시간이 뒤로 물러나면 will의 과거 역할을,

2. 태도가 물러나면 will보다 공손함을,

3. 가능성이 물러나면 will보다 더 불확실 한 느낌을 would가 주게 되는 경우입니다.


Can vs could를 비교할 때 설명한 것처럼 “would”도 “will”보다는 가능성 태도에서 자신을 “한발 뒤로” 물러나는 느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자신이 하겠다는 의지를 충분히 표현하는 것이 will이라면, 자신이 사실 할거지만 약간 덜 하고 싶은 척 한발 물러난 것을 would라고 생각해보세요. 이렇게 함으로써 내가 물러난 만큼 상대방도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 놓는 겁니다. 그래서 더 어른스럽고 공손하게 느껴지는 거죠.


이해하기 쉽게 한글을 배운다고 가정해서 이 부분을 설명해 보죠.


예를 들어,

"운동하러 가요."

"아마 운동하러 갈 것 같은데요."

위에 두 문장은 의지와 강도가 다를 뿐 둘 다 운동하러 간다는 같은 뜻입니다.


이미 설명했듯이 조동사는 이런 정도의 차이를 조절하여 뉘앙스를 가지고 노는 도구입니다. 음식에서 소금의 역할이라고 했죠. 예문에서 주는 느낌처럼 같은 뜻이지만 간접적인 표현으로 돌려 말한 것이 더 공손하게 들립니다. 이것이 영어에선 존댓말이라고 할 수 있죠. 한글처럼 “나이”를 기준으로 높임말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입장에 따라 전반적으로 상대를 존중하는 표현으로 존댓말을 사용하는 겁니다.


제가 영어를 배울 때는 영어에는 존댓말이 없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매우 큰 오해입니다. 영어도 존댓말이 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존댓말이 아니라 공손한 말이죠.


예를 들어,

교수를 처음 만남에서 바로 이름을 부르진 않습니다. 먼저 professor, Mr. 또는 극존칭을 표하는 sir 같은 표현을 합니다. 단지, 그 표현을 듣는 당사자가 그냥 편하게 불러 라고 하면 그때부터 편하게 얘기하면 되는 것이죠. 이러한 정중한 표현을 하는 동안에는 그에 맞혀서 문장에 would/ could/ might 과 같은 표현들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담당 교수에게 email을 통해 “이번 주 페이퍼를 내기 전에 아마 교수님께 ABC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을까요?”라는 문장을 쓴다고 가정해보죠.


“Professor Ricky Goldman,

Before I submit my paper tomorrow, I would like to have your advice about ABC.”


여기서 "would"를 사용하면, "~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처럼 더 조심스럽고 상대방의 답변에 따라 변경의 여지를 충분히 주기 위해 한발 물러나 있는 느낌이 듭니다.


만약, will을 사용하면, 물어보는 느낌보다는 거의 그렇게 할 것 같은 느낌이 강해서 상대방의 의견이 나올 여지가 그만큼 적어지죠.


예를 들어,

“~ I will have your advice about ABC”로 말했다면, “이번 주 논문 내기 전에 ABC에 대해 교수님의 의견을 들을 겁니다.”처럼 조금 더 직설적으로 들리게 되죠. 아직 상대방의 허락도 없이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무례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공손한 표현도 아닙니다.


개념적으로 상대방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덜 공손해 보이고 반대로 거리를 적당히 주면 더 공손해 보인다는 것의 느낌은 아래 사진을 보면 더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출처: https://commons.wikimedia.org

우리가 싸울 때 상대방에게 거리를 주지 않고 바로 코앞까지 다가가서 위협을 가하죠. 공손해 보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반대로, 적당한 거리와 공간을 상대방에게 내주는 것은 공손해 보입니다.


이렇게 could & would 모두 can & will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대방에게 개념적으로 공간을 남겨 두고 더 간접적으로 대하는 느낌을 주는 겁니다.


자, 이번에는 매우 흥미로운 문장을 하나를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Professor Ricky Goldman,

Before I submit my paper tomorrow, I wanted to have your advice about ABC.”


위에 문장에서 "wanted"는 과거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context가 이번 주 즉, 앞으로의 일을 다루고 있는 상황으로 공손한 표현으로서 want를 wanted로 사용한 겁니다. Will을 would로 사용할 때와 같은 경우로, 덜 그런 척 하는 겁니다. 여기서 wanted는 덜 원하는(less demanding) 척하는 거죠.


언어는 특히, 영어에서는 단어 하나하나를 따로 보는 것이 아닙니다. 전체 문장과 그 글이 주는 전반적인 느낌을 가져가는 거죠.



정말로 동사 관거형(simple past form)이 과거가 아니라 공손한 표현으로 현재와 사용이 가능하냐고요? 네 가능합니다. 아래는 이탈리아 사람의 질문, "Is using the Simple Past always considered a more polite way to ask something?"에 대한 원어민의 답변입니다.


동사의 과거 형태를 빌려오면, want보다 덜 원하는 것처럼 들리며 거리를 주는데 이런 것이 공손하게 들린다는 설명입니다.

출처: http://ell.stackexchange.com


해당 사이트로 가서 전체 내용 보기




문제는 우리가 이미 경험했듯이 이렇게 조동사에 대해 배웠다고 바로 영어에서 조동사를 사용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그럼 우리는 왜 배웠지만 바로 사용할 수 없는 건가요?


왜냐하면,

배움의 양뿐 아니라 질적 향상을 이루어야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죠. 이분에 대한 토론을 통해 우리가 그동안 "왜 영어를 10년간 배웠는데 실제로 사용하진 못할까?"에 대한 답변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배움엔 여러 단계/레벨이 존재합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흔히 “있다 없다”라고 할 때 “없다”는 “얼마나 없어”라는 말은 없지만 "있다면," “얼마나 있어”에 대한 논의가 가능합니다. 지식에서도 “앎”에대해 모른다면, "얼마나 몰라"라는 말은 없지만 "얼마나 아는"지에 대한 논의는 가능하죠. 이러한 개념을 정리해 놓은 이론이 Bloom’s taxonomy입니다. 제가 학습에서 매우 중요학생 각하는 개념으로 배움에 대한 여러분의 시각을 완전히 바꿔줄 내용입니다.


잠깐, 여기서 벌써 집중력 잃으시면 안 됩니다. 최대한 간단하게 핵심만 설명해 드릴 겁니다. 집중해 주세요.


실제로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앎"의 단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나 그거 알아"라고 말을 할 때 느끼는 수준의 지식을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선, "안다"는 것과 "이해했다"는 건 "다른 레벨의 앎"입니다.


아래 지식의 단계를 1~6단계까지 보여주는 표를 보시죠.

사진: Bloom’s taxonomy 출처http://www.learnnc.org/


해당 이론을 영어학습에 적용해 설명하면,

1. 처음 영어 단어나 문법을 배웠을 땐 그냥 알고 있다/ 인지하고 있다 정도 즉, knowing/remembering 1단계 수준입니다. 다시 말해서, 영어 책이나 TV shows 등을 보다가, “어, 저거 어디서 본 건데”라고 단순히 인지하는 거죠.


단순 인지 단계까지 도달하려면, 보통 광고 전략에서 많이 나오는 얘기처럼, 같은 내용에 대해 7~8번 정도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가능하다고 하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단어를 외울 때 매일 자주 반복해서 보는 이유이기도 하죠.


2. 두 번째 단계는 이해 단계(understanding)로 실제로 누가 물어보면 해당 내용을 말로, 글로, 그림 등으로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내용을 이해했다면, paraphrasing이나 summary가 가능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문법 설명이나 단어 뜻을 물어보면 설명할 수 있어야 하죠. 만약, 자신의 언어로 재해석이나 요약이 불가능하다면 아직 해당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거로 간주하셔도 됩니다.


3. 이해 단계를 거쳐 그 이상 올라가기 위해선 학교에서 책으로만 하는 활동을 넘어서야 합니다. 필요하면 해당 장소로 가서 배운 내용을 적용(applying)해보거나 자기 생각이나 내용을 다른 사람과  비교분석 & 평가(analyzing & evaluating)하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예를 들면, 각종 온라인/오프라인 영어 커뮤니티에 가서 사람들과 정보를 교환하거나 자신이 쓴 글을 올려 평가를 받고 다른 사람의 내용도 평가해주는 활동이 도움이 될 겁니다. 지난번에 에버노트 사용법을 설명하면서 소개해 드린 "Lang-8"가 대표적인 사이트가 될 수 있죠.


저의 경우 연재#1에서 얘기한 것처럼 초등학교 때 일본어를 배우면서 일본어판 비디오 게임을 하는 데 이용한 것이 원하는 곳에 외국어 지식을 적용한(applying)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배운 내용을 꼭 시험이나 학교 활동에 적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4. 이러한 모든 과정을 거쳐 최종 단계에 도달하면,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더 잘 그리고 즐겁게 하기 위해 영어를 마음껏 사용하는 시간이 옵니다. 실제 생활에서 생산적인 활동과 연결하여 무언가 (재)창조하는 능력(creating)까지 도달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앱을 개발한다거나, 작가가 책을 쓰는 활동, 그리고 영어 선생님이 수업을 계획하고 가르치는 것들이 이러한 creating 단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가르치기 위해서 꼭 자격증을 딴 학교 선생님이 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의 경우는 블로그나 유튜브에 글이나 동영상 강의를 만들어 공유하면서 영어를 가르쳐 볼 수 있었습니다. 대학생분들의 경우 친구들에게 또는 과외를 하시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미 가르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똑같은 내용을 "배우는 것"과 "가르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레벨임을 이해하실 겁니다.


또한, 가르치는 것은 output 만 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Learning from teaching"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사실 가르치는 사람이 배우는 사람보다 더 많이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가르치는 활동은 옵션이 아니라 고수가 되기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흔히 영어 수업을 통해 "배웠다"는 건 Bloom’s taxonomy에서 1~2단계를 말하는데, 사실 최소 3~4단계 정도까지 올라야 실제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배워도 사용할 수 없다는 오해가 생긴 겁니다. 학원/ 학교에서 배웠다는 건 외웠다는 정도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닙니다. 배움에서 오히려 그렇게 외운다고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이상한 겁니다.


영어를 "오래"배웠는데 사용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사용할 수 있는 "높은"단계까지 못가서 그런 겁니다. 이건 꼭 시간적으로 오래 한다고 높이 오르는 것이 아님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10년이 아니라 20년을 미국에서 살았어도 영어를 못하는 사람을 종종 보게 되는데요. 이건 우연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를 배울 때 "단어=뜻"으로 만 10,000개를 외우더라도 이것은 knowing/remembering 단계에서 옆으로만 퍼지는 것이지 위로는 전혀 올라가지 못한 겁니다. 아무리 많은 단어라도 "영단어 = 한글" 뜻으로만 외운다면, 영어로 말하거나 쓰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거죠.


다시 말해서,

레벨이란 양적 증가(quantaty)가 아니라 질적 향상(quality)입니다. 양을 아무리 늘려도 더 높은 수준의 "앎"의 단계로 오르지 못하면 결국 영어를 실제로 적용해서 사용하지(apply ~ creating) 못할 겁니다.


반대로 1년에 1000개라도 관련 내용을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필요한 정보들과 함께 입력해서 쌓이게 되면 질적 수준은 올라가게 됩니다. 단지,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은 질적 향상을 위한 기본적인 양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양은 질적 향상을 위한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양적 증가는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한 과정으로 옆으로도 적절히 퍼져야 위로도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원어민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6000개 단어로도 일상생활에서 필요하 내용을 대부분(98%)을 표현할 수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저도 처음 들었을 때 한국 사람에게 6000개 단어는 그렇게 많아 보이는 양이 아니라고 생각했죠. 당시 하루에 단어를 100개 이상 외울 때였으니까요. 6개월이면 영어를 "끝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보지 못하는 부분은 그 단어가 도달한 수준입니다. 단순 양적 증가(영단어 = 한글 뜻)가 아닙니다. 원어민의 6000단어는 "직접 경험"을 통해 최상위 단계까지 올라간 정도를 말하는 겁니다. 외운 수준이 아닌 거죠. 그래서 기본적인 어휘만으로도 원하는 것을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겁니다.


가끔 시중에 나와있는 교재를 보면 2만~ 3만 단어 수준의 어휘 책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책들은 "영어=한글 뜻" 으로 채워져 있는데, 다른 필수적 요소를 채워주는 활동과 연결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단순 뜻만 외우는 것은 사실상 양적 증가만을 꾀하는 것으로 실제로 사용할 수 없는 정보가 됩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부분은 2만 ~ 3만 단어 수준의 어휘 교재를 만든 분도 사실 자신의 교재만 가지고는 책에서 말하는 수준의 어휘력까지 도달할 수 없다는 겁니다. 저자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해당 교재에서 말하는 수준의 어휘력을 갖기 위해 저자는 수년간 해당 내용을 가르쳐 왔고, 논문을 읽고 써왔으며, 전공자로 해외 거주 경험이 있거나, 여러 활동을 통해 분석하고 실제 상황에서 사용한 경험을 축적해 왔을 겁니다.


학생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청난 추가 활동을 통해서 얻은 결과물이지, 어휘 책 한 권 외운다고 얻을 수 있는 실력이 절대 아닙니다. 어휘 책은 단순 참고 자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전에도 언급했 듯이, 현실적인 목표는 1년에 영단어 1000개 정도를 익히는 겁니다.


엄청난 양을 무작정 외우기보다는 "1년에 1000개 정도"의 단어를 목표로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점은 단어의 수준을 레벨 4단계 이상의 높은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입니다.


개인차는 있겠지만, 이렇게 적절한 어휘의 양(9,000개)에 대해 적용(applying) 단계 이상까지 향상시킨 다면, 2~4년 안에 영어권에서 고등학교 수준의 어휘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겁니다. 최종 목표는 물론 5년~10년 이상을 두고 성인 수준의 어휘력 약 1만 4천 ~ 2만 개 정도의 단어를 익히는 겁니다 (*Paul Nation의 이론을 참고)


Paul Nation교수의 이론을 요약하면,

"6,000단어 정도면 어린이들 콘텐츠를 이용 할 수준이 되고 사람들과 하는 일상 대화가 가능하다. 8,000~9,000단어 수준이라면 신문이나 소설을 98%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적은 양이 아니다. 원어민은 매년 1000개 정도의 단어를 새로 배우면서 20,000개에 근접한 어휘력을 갖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논문 자료 다운받기)

출처: http://www.victoria.ac.nz


제가 아는 가장 효과적인 어휘 학습 방법은 역시 제가 지금껏 계속해서 강조해온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영어 단어를 볼 때 뜻만 외우지 말고 다양한 context를 통해 소리, 모양, 맛, 사람 표정 정보까지 짝을 지어 입체적으로 입력해야 한다는 거죠. 한꺼번에 모든 정보를 다 입력 할 순 없어도 직/간접 경험을 통해 계속해서 추가해줘야 합니다.


또한, 같은 내용이라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입력하면 더 효과적이며,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영어로 덮어주면서 시작해 보라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것도 효과적인 활동입니다. 이를 위해 과 전통적인 방식인 종이 책이나 노트뿐 아니라 구글링이나 에버노트, 유튜브와 같은 뉴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것은 매우 좋은 선택입니다.


이유는

전통적인 방식의 책은 분명 효과적인 학습 매체이지만 완벽한 매체는 아니기 때문이죠. 글로 단순 개념이나 뜻을 설명하는 것만으론 부족합니다. 이미 여러 번 설명했듯이 우리가 실제 세상에서 경험하는 것의 20% 정도만 언어를(linguistic) 통해 표현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필요한 내용을 모두 설명하기 위해선 반드시 비언어적인(non-linguistic, 색상, 소리, 표정, 맛 등) 설명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기타 연주를 책에 적힌 글로만 설명해서는 배울 수 없죠. 당연히 동영상을 보면서 중요한 부분은 노트에 필기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그 효과와 만족도는 확실히 더 올라갈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영어에선 이러한 활동을 하지 않죠.



제가 이렇게 조동사 would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지식의 레벨 개념까지 굳이 설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가끔 modal verb(조동사) 해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을 받는데요. 답하기 매우 난감합니다.


왜냐하면,

뜻이 상황에 따라 다르고 또한 해석이 아니라 느낌이나 뉘앙스인데 이걸 한글로 정확히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글로 설명하기란 너무나 어렵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사용하여 간접 경험을 디자인해서 제 책과 유튜브 그리고 여기 블로그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직/간접인 경험으로 언어를 배우는 거죠.


저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이해하지만, 조동사에 대한 학습자의 생각은 주로 이런 겁니다. modal verb에 대한 규칙과 뜻을 알면(knowing/remembering) 바로 영어에 "적용"해서 "사용"할 수 있을 거라 오해하는 거죠. 진실을 말하면,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영어는 수학 공식이 아니기 때문이죠. 영어는 감정을 다룹니다. 그래서 조동사를 다룬다는 건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입니다.


초기에 회화 표현을 외우는 것은 좋지만 이건 초보자용 임시방편입니다. 논문 한 편 외워 발표해 본다고 생각해 보지면 너무 빤히 문제가 보입니다. 물론, 외우는 것이 배움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외우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더 깊이 그리고 높이 오르기 위한 노력이 반드시 필요 합니다. 그리고 그 노력은 스스로 원해서(voluntarily) 시작 되어야 하므로, 학교에서 "가르칠" 수 없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되는 방향으로 해야지, 빨리 가겠다고 잘못된 길로 가면 절대 영어를 잘할 수 없습니다. 이건 제가 이미 경험했고 지금도 잘못된 길을 돌아오는데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쓰고 있어서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영어에 shortcut은 없습니다.

요령을 피워 빨리 영어를 끝내버리려고 할수록 실제 영어와는 점점 더 멀어질 겁니다.


반대로 느리지만 제대로 영어 실력을 쌓아 가려고 한다면, 조동사(modal verb)도 그 외적인 영어 요소들도 함께 성장해 갈 겁니다. 먼저 조동사 끝내고 전치사 끝내고 하는 식은 아닙니다. 영어의 요소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조금씩 동반 상승할 겁니다. 그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함께 하길 바랍니다.



영어를 단순 규칙의 나열이 아니라 의미 중심으로 설명하는 문법 강의:

https://brunch.co.kr/@dohyunkim/80


영어에서 가장 어려운 'the'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명 한 글:

https://brunch.co.kr/@dohyunkim/122


원어민이 어휘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는 방법인 구문 동사의 개념을 소개하는 글:

https://brunch.co.kr/@dohyunkim/108


[출판된 저자의 책]

구문 동사를 통해 어휘력을 효과적으로 증가시키는 방법을 소개한 어휘 책:

https://brunch.co.kr/@dohyunkim/109


단순 규칙의 나열이 아니라 의미와 늬앙스 중심으로 디자인된 문법 책:

https://brunch.co.kr/@dohyunkim/77


단순 해석이 아닌 입체적인 입력을 통해 영어 원서를 습득하며 읽도록 돕기 위한 책:

https://brunch.co.kr/@dohyunkim/136


영어 작문에 대한 우리의 태도의 변화시켜줄 책:

https://brunch.co.kr/@dohyunkim/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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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현 뉴미디어 영어: https://www.newmediaengli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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