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옮겨 적는 일은 지양하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소감을 읽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기록으로 남겨둡니다.
소감문 또한 시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의 표현처럼 우리는 거대한 비상의 한파 속에 서로 의지하여 체온을 유지하고 나누고 있지요. 그 마주 잡은 체온이 있기에 광장으로 용감히 행동으로도 나설 수도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 땅에 태어나 고통과 사랑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밖에 없는 역사적 물음 앞에 서 있습니다. 그것은 각각의 '나'에 대한 일인칭 시점임과 동시에 쏟아지는 폭우를 함께 피하며 바라보는 갸날픈젖어듬이지요. 바로 지켜야 할 삶, 생명 앞에서 말입니다.
영어 원문이라 늘 그렇듯 제 마음대로, 그러나 최대한 충실히, 해석하였기에 완전히 원문과 해석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정확한 표현을 원하시면 영어 원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여덟 살이었던어느 날을기억합니다”
“주산학원을 마치고 오후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 갑자기 하늘이 열려 비(총알)가 쏟아지기 시작했지요”
“너무 세차게비가 내린 탓에,건물 처마 밑에는스무 명쯤 보이는 아이들이 모여 웅크리고 서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길 건너편 비슷한 건물 처마 밑으로도 또 다른 작은 무리가그렇게 서 있는 게 보였습니다.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 같았지요”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며, 팔과다리가 젖어드는(고통) 것을느끼니,문득깨달았습니다”
“아, 어깨를 나란히 하고 나와 함께 서 있는 이 모든 사람들, 그리고 길 건너편에 있는 사람들 모두,저마다의‘나’로서 살아가고 있구나”
“나와 마찬가지로저들 모두 이 비를 똑같이 바라보고 있었으니까요”
“제 얼굴에 맺힌 물방울(눈물)을저들도 함께느끼고 있었지요.참 경이로운 순간이었습니다. 수많은1인칭 관점을 함께경험할 수 있는 순간이었으니까요”
“그동안 책을 읽고 쓴 시간을 되돌아보면, 저는 이 경이로운 순간을 몇 번이고되뇌며 살았습니다”
“언어의 실타래를 따라 다른 사람의 마음 깊은 곳으로 들어가 그내면과 마주했지요”
“가장 중요하고 가장 시급한 질문을 그 실타래에 맡긴 채 다른 자아에게 보냈습니다”
“어릴 적부터 알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태어난 이유, 고통과 사랑이 존재하는 까닭에 대해서 말이지요”
“이러한 질문은 수천 년 동안 문학에서 제기되어 왔으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묻고있는일이지요”
“이 세상에 잠시 머무는 우리의 의미는 과연무엇일까요? 무슨 일이 있어도 인간으로 남아있는 것이 도대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가장 어두운 밤에도, 언어는 우리가 무엇으로 이루어져있는지를 여전히묻습니다. 이 행성에 사는 생명체로써'나'라는 1인칭의관점으로 계속상상하여 응답하기를요구하지요”
“언어는 우리를 연결합니다. 그래서 이 언어를 다루는 문학은 필연적으로 일종의 체온을유지하고나누는 일이지요”
“따라서 필연적으로, 문학을 읽고 쓰는 행위는 생명을 해(폭력)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학을 통한 이 (노벨)상의 의미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I remember the day when I was eight years old. As I was leaving my afternoon abacus lesson, the skies opened in a sudden downpour. This rain was so fierce that two dozen children wound up huddled under the eaves of the building. Across the street was a similar building, and under those eaves I could see another small crowd— almost like looking into a mirror. Watching that streaming rain, the damp soaking my arms and calves, I suddenly understood. All these people standing with me, shoulder to shoulder, and all those people across the way — were living as an “I” in their own right. Each one was seeing this rain, just as I was. This damp on my face, they felt it as well. It was a moment of wonder, this experience of so many first-person perspectives.
Looking back over the time I have spent reading and writing, I have re-lived this moment of wonder, again and again. Following the thread of language into the depths of another heart, an encounter with another interior. Taking my most vital, and most urgent questions, trusting them to that thread, and sending them out to other selves.
Ever since I was a child, I have wanted to know. The reason we are born. The reason suffering and love exist. These questions have been asked by literature for thousands of years, and continue to be asked today. What is the meaning of our brief stay in this world? How difficult is it for us to remain human, come what may? In the darkest night, there is language that asks what we are made of, that insists on imagining into the first person perspectives of the people and living beings that inhabit this planet; language that connects us to one another. Literature that deals in this language inevitably holds a kind of body heat. Just as inevitably, the work of reading and writing literature stands in opposition to all acts that destroy life. I would like to share the meaning of this award, which is for literature, with you — standing here together. Thank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