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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작 Jan 16. 2022

약속

달,

곧 돌아올 것을

다짐하고 떠났다.


첫 밤

아직 남은 모습에

이별을 느낄 새 없이 아침이었다.

둘째 밤

기운 듯 보여

머리를 함께 기울이며 또 하루가 지났다.

셋째 밤

지독한 고열이 밤을 덮쳤고

달은 찌그러져 버렸다.

일곱째 날이 되어서야

먼저 온 얇아진 낮달에

드디어 이별에 서러워 아이처럼 울었다.

그동안 수백 번이나

상처에 차오르는 살처럼

차고 기울고 부풀어갔지만

기다림을 말하던 내 방백은

화석 같은 상형문자가 되어버렸다


어느 날  

하늘과 물에 뜬 달만 가득하던 밤

새로운 사랑에 품에 안겨있던 그 밤

비로소 달과 눈을 마주쳤고

달은 지긋이 눈감아주었다


돌아올 것을

약속하고 달은

그 밤을 다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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