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계절풍 18
저 소리! 방황하는 혼령들을 모조리 불러들인다. 지극히 무더운 여름 밤, 나사 풀린 주말 저녁 한 때, 위층 어디에 선가 神들의 격렬한 춤과 축배가 한창이다. allegro 빠르게, adagio 느리게, 다시 Vivace 기운찬, 에서 왈츠 waltz 로 반음계의 자지러질 둣 한 질주의 trill 전동음으로 나의 마음을 들쑤신다. 대체 누가 밤마다 플룻을 불고 있을까?
거실에는 아이들이 오락기 두들이는 소리, TV 체널 겹치는 소리 시장끼를 달래느라 라면을 끓이는 쾌키한 냄새, 이 모든 일상들이 오늘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없이 멀게만 느껴진다.
금방이라도 퍼부어 재낄 둣한 무거운 공기 속에 갇힌 나, 이 늑골 사이로 짓눌리는 가슴팍을 가로지르는 저 소리, 저 소리가 나의 관절을 일으켜 세운다. 신神들의 축배에 화답하기 위해 나는 A선에 활을 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