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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서영 Jun 07. 2024

시민 도서관의 마지막 수업



시민 도서관에서의 [우주와 인간의 빅히스토리]의 수업이 종강을 했다


종강을 하면서 강사 선생님이 수강생들에게

그동안의 수업을 통해서 느낀 점이라든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말했다


사실 이 수업은 그동안 특이하게 진행되어 왔었다

단지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수업이 아니라

소통을 위한 수업이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먼저 수업이 시작되면 선생님은 각자 지난 한 주일 동안 무얼 했는지

발표를 하게 하였었다

사람들은 처음에 무척 어색해했고

거의 한 시간가량 진행되는 이런 시간을 아까워하며

왜 수업은 안 하고 이런 쓸데없는 남의 얘기를 들으면서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지 불만도 있었다

게다가 말하는 사람들이 모두 일목요연하게 요점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중구난방으로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하거나 웅얼거리는 듯한 소리에

답답한 적도 많았지만 신기하게도 선생님은 그런 말들에도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고는

희한하게 알아듣고 진지하게 답변을 해주는 것이었다


수강생들은 그런 선생님을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차츰

그런 선생님의 태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어떻게 저렇게 참을성 있게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그 말을 다 알아듣고 답변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겸손'이라는 단어를 생각했다

그랬다. 강사 선생님은 수강생들이 어떤 말을 어떻게 해도 끝까지 다 들어주었다

게다가 우리는 못 알아듣는 다른 사람의 말을 주의 깊게 듣고 적절한 대답을 해주었다

수강생들은 그런 태도를 은연중에 터득하게 되었고 감탄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종강날에는 사람들이 자신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바른 소리로 차분하게 말하였고 수강생들은 모두 다른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강사 선생님이 그동안 수업에서 느낀 점을 이야기해 보자고 할 때는

모두 한 마음처럼 소통과 관심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처음엔 관심 없던 다른 사람의 말에 선생님의 태도를 보며

자신도 귀 기울이게 되었고 지금은 다른 사람에 대해 자신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노라고 했다


처음에는 진도를 안 나가고 쓸데없는 얘기만 한다고 했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다음 학기에서 다시 만나자고 말했다


다음 학기의 수업 주제는 [코스모스]이다

또다시 우주의 이야기라 이번에도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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