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몇 천 원 이상은 쓸 생각이 없다
장비는 운동의 효과를 업그레이드시켜 준다. 하지만 장비라고 해서 거창한 게 필요하진 않다. 인터넷에서 운동용으로 만들어진 도구들을 판매하고 있는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굳이 그걸 살 필요가 내겐 없다. 주위에 있는 걸 활용하는 재미가 있달까? 내가 주로 이용하고 있고 큰 효과를 보고 있는 도구들을 소개해보자면 탱탱볼(대, 중, 소), 막대, 다이소깔개, 공, 쿠션 정도.
탱탱볼
탱탱볼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탄탄한 볼이다. 나는 이걸 주로 뭉친 곳을 푸는 데 사용한다. 근육을 다치게 하지 않을 만큼 물렁하고, 반면 뭉친 곳을 풀어 줄 만큼 단단해서 딱이다. 대, 중, 소 다양한 크기가 있는데 이걸 크기별로 다 갖춰 놓으면 좋다. 부위에 따라 상태에 따라 바로 그 크기의 볼이 딱 적당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오래 걸었거나, 족저근막염이 있어 발이 아플 때는 가장 작은 탱탱볼로 풀어주면 좋다. 발은 작은 뼈와 근육들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세밀한 뼈와 근육을 풀려면 작은 크기를 선택해야 한다.
족저근막염이 있던 우리 언니는 병원에서 오랜 치료를 받았음에도 거의 나아지지 않았는데 탱탱볼로 발을 풀어준 후 큰 효과를 보았다. 이후로 언니는 가방에도 탱탱볼을 넣어 갖고 다닌다. (대체 왜? 밖에서 신발 벗고 굴릴 생각인가?)
엉덩이 주변이 아플 때는 중간 크기의 탱탱볼을 쓴다. 엉덩이에는 지방이 있어서 작은 탱탱볼은 느낌이 없다. 또 너무 큰 건 살을 파고들지 못한다. 벽에 기댄 채 탱탱볼을 댄 후 가로로 왔다 갔다 하면 아프면서 시원하다. 이때 엉덩이를 세 구역으로 나누어 위, 중간, 아래를 골고루 해준다.
난 이상근(엉덩이 중간에 가로지르는 근육)이 자주 아픈데 이걸로 풀면 확실히 좋아진다. 특히 뾰족한 엉덩이뼈 바로 위를 마사지해 보면 엄청난 아픔에 충격받는다. 대체 이 부위가 왜 아플까? 하며.
엉덩이 마사지 할 때와 같이 벽에 기댄 채 옆구리도 풀 수 있다. 옆구리(요방형근)에 통증이 있을 땐 좀 큰 게 좋은데 신체 구조상 허리가 들어가 있다 보니 작은 탱탱볼로는 근육을 터치하지 못한다. 옆 서혜부 부위도 탱탱볼로 마사지해 주면 시원하다.
햄스트링을 풀 때도 큰 탱탱볼이 좋다. 다리를 뻗고 앉아서 엉덩이와 다리 사이, 햄스트링이 시작되는 지점을 왔다 갔다 풀어준다.
몇 백 원짜리 탱탱볼은 바디프랜드 구입비용이나 병원 도수치료비를 아껴줄 뿐 아니라 효과도 그 이상이니 꼭 한번 해보길 바란다.
막대
탱탱볼이 주로 마사지할 때 쓴다면 막대는 스트레칭용이다. 난 못 쓰는 막대걸레에서 걸레 부분을 빼고 사용한다. 어깨 운동을 할 때 사용하면 좋다. 좌우 밸런스를 맞춰줘 운동의 정확도를 높여준다.
다이소깔개
허리 밑부분을 받치는 용도로, 누워서 운동할 때 주로 사용한다. 우리가 누우면 골반이 자연스레 말리게 된다. 이를 방지하고 골반을 수평 자세로 유지한 채 운동을 하기 위해 다이소깔개로 허리 아래를 받친다. 이렇게 하면 레그레이즈를 한다던가 햄스트링 스트레칭을 할 때 정확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얘도 얼마 안 한다.
쿠션 혹은 핸드볼 만한 공
이너 타이 동작 (허벅지 안쪽 운동)이나 윗몸일으키기 동작 (복근 운동)을 할 때 사용한다.
이너 타이 동작 시에는 허벅지 안쪽에 쿠션이나 공을 끼우고 한다.
윗몸일으키기를 할 때에도 난 공을 사용한다. 난 윗몸을 일으킬 때 자꾸 목에 힘을 주고 올라오는 습성이 있다. 그래서 복근 운동을 하고 나면 목과 어깨, 허리가 아팠다. 선생님과 의논 후 공을 어깨 뒤쪽에 놓고 그 위에 눕는다. 이렇게 하니 올라오는 내 등을 공이 받쳐주어 목과 어깨에 힘이 덜 들어가고 동작할 때 허리도 덜 누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