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필라테스’인데 다른 필라테스와는 좀 달랐다. 선생님은 몸의 ‘겉’보다는 ‘속’에 주목하셨다. 근육보다는 근막과 뼈에, 근육의 양보다는 질과 결에 집중하셨다.
내 상태를 체크한 후, 본격 운동보다는 스트레칭에 더 오랜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처음엔 운동 1시간 동안 55분을 자세 잡기와 스트레칭에만 힘을 쏟았다. 지루하기도 하고 근육통이나 시원하다거나 같은, 딱히 운동했다는 느낌이 몸 어디에도 없어서 이게 운동이 되나 싶었다.
한 가지 유의미한 진전이 있었는데, 덜 아프다는 거였다.
나로 말할 거 같으면 매일 어딘가가 아픈 존재였다. 하루는 여기, 하루는 저기- 안 쑤시는 곳이 있는 날은 행운인 날. 나는 내가 입원하지 않은 사람 중에 가장 아픈 사람이라고 말하고 다닌다. 그러던 몸이, 아프지 않은 날이 조금씩 생겨났다.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맨날 주워 먹던 근육이완제도, 단골이던 도수치료센터도 끊은 지 오래. 이제 통증이 생기면 스스로 풀 줄도 알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