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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휘은 Jun 10. 2023

운동하려면 먼저 숨부터 제대로 쉬어야 한다

호흡

적절한 호흡은 몸을 유연하게 하고 강하게 만든다.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 정상적인 호흡을 하는 사람을 찾는 것은 상상조차도 어렵다고 한다. 의식과 호흡은 관련이 있어서 상상과 감정은 호흡 패턴을 변화시킨다. 불안, 염려, 두려움 등 긴장된 상태에서는 호흡이 빨라지고 근육에 힘이 들어간다. 그러면 흉식호흡을 하게 되는데, 흉식호흡은 가슴근육, 승모근, 목근육을 사용한다. 흉식호흡은 복식호흡과 반대로 심박출량과 심박수를 증가시킨다. 이는 긴급한 행동할 해야 할 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렇게 긴장된 상태가 만성화되거나 습관화가 된다면 호흡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호흡양상장애의 인지 및 치료’ 라는 책에 보면 호흡 패턴 장애에 대한 치료는 지각, 감정 그리고 의식의 영향에 대해 반드시 다뤄야 한다고 했다. 나는 이 부분이 운동성능적 측면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호흡은 자세정렬에도 영향을 주는데, 위와 같은 원인으로 인해서 호흡 장애 패턴이 반복되어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을 하고 있다면 바른 자세로 정렬하는데 방해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자세로 운동을 반복하게 되면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없다.


호흡은 근골격계의 기능과 불가분적인 관계이다. 그런 이유로 근골격계의 기능 부전은 호흡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반대로도 마찬가지이다. 근골격계의 기능 부전과 호흡 장애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운동을 한다면 효과뿐만 아니라 효율적인 운동효과가 있을 수 없다. 당장에 땀을 흘릴 수는 있겠으나 운동효과가 미미하며 부상의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당장은 다치지 않더라도 근골격계에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결국에는 부상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단기적으로 체력이 좋아질 수는 있으나 일정 수준 이상의 체력을 강화시키는데 한계점에 금방 부딪힌다. 그러므로 호흡을 개선하지 않은 채 운동하는 방향성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점을 분명히 짚고 싶다. 반대로 좋은 기능과 호흡은 현재 갖고 있는 체력을 최대한 발휘시켜서 운동성능을 높여준다. 운동성능을 높일 때 체력을 강화해서 높일 수도 있지만, 기능과 호흡의 정상화로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세뿐만 아니라 호흡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다.


호흡은 몸통근육과 함께 몸통을 안정화시킨다. 몸통이 안정화되면 좁은 범위에서는 맨 아래에 있는 마지막 갈비뼈 아래와 골반뼈 위에 있는 근육들이 힘을 주어 허리를 360도로 감싼다. 넓은 범위에서는 엉덩이와 등에 위치한 근육들도 힘을 준다. 그렇게 안정화된 몸통은 팔과 다리를 원활하게 움직이게 할 뿐만 아니라 큰 힘을 낼 수 있게 한다. 어깨관절과 엉덩관절이 뻣뻣해지는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몸통이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몸통이 불안정해지면 팔과 다리에서 제대로 힘을 쓰기가 어려워지고 동작범위가 줄어든다. 이 관절들이 뻣뻣해진 원인이 몸통의 불안정 때문이라면 스트레칭을 해야 할 것이 아니라 몸통근육을 사용하는 감각과 그에 맞는 호흡법을 익혀야 한다.  


호흡을 정상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근육 중 하나인 가로막이 있다. 보통 가로막이라고 하지 않고 횡격막이라고 한다. 횡격막을 한글로 하면 가로막이다. 여기서는 가로막이라고 하겠다. 가로막은 여러 기능을 수행한다. 호흡뿐만 아니라 내장기관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로 인해서 연동운동, 배변, 구토 등과 같은 비호흡적인 기능도 있다. 여기서는 호흡과 몸통 안정화에 대해서만 다루겠다. 정상적인 호흡을 할 때에는 가슴뼈가 앞과 뒤로 움직인다. 들숨 때 앞으로 움직이고 날숨 때 뒤로 움직인다. 가슴뼈가 앞과 뒤로 움직이는 이유는 가슴뼈와 빗장뼈가 만나는 가슴빗장관절에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보조 호흡 방식(흉식 호흡)으로 호흡을 할 때에는 가슴뼈가 위와 아래로 움직인다. 이 호흡 방식에서는 위와 아래로 움직이는 이유가 가슴빗장관절에서 움직이지 않고 봉우리빗장관절에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흉식 호흡을 할 때 어깨를 으쓱하며 호흡을 하는 것이다.


보조 호흡 방식으로 호흡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보조 호흡을 하는 근육이 가로막보다 우세하거나 갈비사이근의 길이가 짧아져 있고 늘어나지 못해서 그렇다. 갈비사이근이 이런 상황에 놓인 이유는 가슴우리의 부적절한 배치로 인해 발생한다. 가슴우리는 척추 중 한 부분인 등뼈와 갈비뼈, 가슴뼈로 구성되어 있다. 가슴우리의 정렬 상태는 균형 잡힌 호흡과 몸통의 안정화를 위해서 필수적이다. 보통 등뼈가 구부러져 있기 때문에 갈비사이근은 유연성을 잃어버린다. 그러므로 정상적인 호흡법을 위해서는 등뼈를 똑바로 세워야 한다. 즉, 등을 펴야 한다.


정상적인 호흡은 가슴우리의 정렬이 골반의 정렬과 합쳐질 때 가능하다. 가슴우리를 정렬하기 위해서는 등을 똑바로 세워야 한다고 위에서 이미 설명했다. 골반의 정렬은 허리가 과도하게 구부러지거나 펴지지 않은 ‘적절히’ 펴진 상태이다. 적절히 펴진 정도보다 허리가 구부러졌을 때에는 등을 펴기가 어려워진다. 반대로 과도하게 허리가 펴졌을 때에는 복강 내압의 조절을 못하게 하고 보조 호흡을 하게 하며 척추세움근의 과도한 긴장이 발생한다. 따라서 가슴우리와 골반의 정렬을 위해서는 몸으로 직접 움직여봐야 한다. 위에서 설명한 기준으로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아서 허리와 등을 움직여 보자. 여기에 중요한 팁은 허리와 등을 독립적으로 움직일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등이 움직일 때는 허리가 가만히 있을 수 있어야 하고, 허리가 움직일 때는 등이 가만히 있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가슴우리와 골반의 정렬을 맞췄다면, 아랫배에 힘이 들어가고 어깨와 목에 힘이 풀린다. 척추세움근은 적절히 긴장한다. 정리하자면, 아랫배와 척추세움근이 동시에 긴장하고 있으며 승모근과 목근육은 긴장을 푼다.


이제 가로막으로 호흡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설명하겠다. 횡격막 호흡은 배, 옆구리, 등허리를 팽창시킨다. 즉, 허리를 감싸고 있는 360도의 모든 방향으로 팽창해야 한다. 골반과 갈비뼈 사이에 손을 올린다. 엄지는 척추세움근 옆에 두고 중지와 검지는 배곧은근 옆에 둔다. 올린 손가락들로 살짝 배를 압박한다. 압박을 유지하면서 호흡을 한다. 호흡을 통해서 손가락들을 밀어내려고 시도해 보자. 이때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날숨 하고 다시 들숨해야 좋다. 압박하고 있는 모든 손가락을 호흡으로 밀어낼 수 있다면, 가로막으로 호흡하고 있는 것이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가로막 호흡을 하고 있다면, 복강 내압이 높아져서 몸통이 안정화된다. 안정화된 몸통은 팔과 다리의 움직임을 강하고 부드럽게 한다. 처음에는 안정화된 몸통을 갖고 움직였을 때 되려 전보다 뻣뻣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는 그동안 굳어있던 근육과 관절이 움직이기 시작해서 그렇다. 반복하다 보면 금세 부드러워진다.


운동을 지도하다 보면 호흡에 대해서 말씀드릴 때, 회원님들께서 유독 관심을 가지지 않으시는 것 같다. 내가 감히 그분들의 생각을 어떻게 다 알 수 있겠느냐만은 한 가지 확실한 점은 호흡 상태를 점검하고 운동하는 것이 호흡법을 무시한 채 당장 스쾃 100번 하는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호흡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면 운동이 훨씬 수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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