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책상 위에 올려놓을 작은 탁상 달력을 샀다. 그리고 1월이 되길 기다렸고 1월이 펼쳐지는 순간,
평소와 달리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어연 일주일이 지났다.
원래 새 다이어리를 살 때도 한 달 정도 고민하고, 고심하고... 미리 사서 일정을 확인하고 기록하는 것이
나의 삶의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다이어리는 다 구비하였지만
늘 맨 앞장이나 맨 뒷장에 적는 올 한 해 이루고 싶은 것들을 적는 것을 아직 하고 있지 않다.
뭐지? 해야 함을 알겠지만 선뜻 아직 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 않다.
뭔가 제대로 시작하지 않아서일까?
그런 계획을 세우지 않아도 괜찮다는 믿음이 생겨서일까?
그래도 내 마음 불편하지 않다.
그럼 됐지, 뭐.
다행히 지난 한 해를 거치면서 유해진 것 같다. 그 바탕엔 요즘 받고 있는 개인상담이 한몫을 하는 것 같다.
말할 용기도 생기고 표현할 힘도 생기고...
그래서 표현의 힘에 대해 경험을 하고 있다.
나 자신을 더 들여다볼 수 있어서, 그래서 깊은 깊은, 들춰보고 싶지 않았던 것들을 마주하면서
진짜 '괜찮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다.
꼭 증명해 보여야, 인정받아야지만 괜찮은 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있는 요즘이다.
새해 다짐이라고 하기엔 소소하지만 따뜻한 '밥 한 끼'의 힘을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작은 돌솥을 샀고 물론 물의 양, 밥의 양을 잘 못 맞춰 당황스러움이 느껴질 때 있지만 그 마저도 재미있다.
올 한 해는 더 '나'를 들여다보고 싶다.
그렇기에 내가 올 한 해 하고 싶은 계획들을 적지 않으려는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