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아빠가 오셨다.
주말에 차로 약 1시간, 밀리는 2시간도 훨 넘게 걸리는 거리인데 오셔서 아이들을 봐주셨다.
잠깐 조용한 낮잠 시간, 아빠가 아이들과 놀아주시다가 잠을 자는데...
일을 다시 시작하시면서 힘이 드신데도 먼 거리에 달려와서 아이들을 봐주시는 것이 감사도 하지만,
차라리 집에서 편히 쉬는 게 더 나으실텐데... 속상함이란 감정도 함께 몰려왔다.
그래도 주말이란 시간을 온전히 집, 혹은 동네에서만 보내니 마음이 참 편하고 아늑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일하느라 주말을 온전히 느낀 경험이 난 사실, 부족하다.
그런데 주말 그리고 가족. 이렇게 보내니 마음이 참 편안했다.
그리고 또 하나.
일을 하느라 아직 온전히 편치 않은 삶을 보내는 부모님을 보니...
어쩌면 내가 나이가 더 늘어서 아이들에게 이런 마음을 들게 하는 것 또한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몸과 마음이 훌쩍 더 커서,
그때 부모의 나를 보았을 때 행복하고 건강하고 안정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해하지 않도록, 걱정을 물론 하겠지만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하는 그런 부모가 되어야겠다.
나이가 한살씩 더 들수록,
보이는 게, 느끼는 게 더 많아지는 것 같다.
여러 감정들 특히 양가감정이 몰려 올 때면 마음이 답답하기도 하다.
그래도 어쩐들.
나도 아직 성숙하려면 멀었다. 즉, 익어가는 과정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