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30분 정도 남았을까?
도서관에 들러 책을 반납하고 어른 책(내가 읽을 책), 아이 책을 대여하려고 하는데
시간이 촉박했다.
여기저기 쭉 훑어보는데 눈에 들어오는 책을 손에 닿는대로 빌렸다.
시간이 없을 땐 3권 정도 빌린다.
책을 찾아보고 빌릴 때도 있지만 대체로 나는 그날 그날, 나의 욕구에 따라 책을 찾아보고
빌려오는 게 더 재밌고 마음이 편하다. 아마 몸도 편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빌려온 책 3권.
그 중 하나는 이해인 수녀님이 쓴 '인생의 열가지 생각'이다.
이해인 수녀님이 쓴 시를 보고 20대 초반 푹 빠졌던 기억이 있고
그 후론 쭉 잊고 있었다가 다시 이렇게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는데 왜 이리 익숙하지?
저번에도 이 제목을 본 것 같았는데...
"아, 얼마전에 내가 빌렸던 책이구나"
그런데 내가 또 빌린 것이었다.
다시 소화를 하고 싶었나?
아니면 익숙해서 그랬었나?
그렇게 필사를 하면서 다시 정독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보이지 않는 글자들이 다시 보였다.
'가난'이란 물건을 적게 갖는 것 뿐만 아니라 마음 또한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상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영혼이 자유롭다는 말'은 가난하다와 통한다.
조건없이 사랑하기.
지혜로운 사람. 싫다, 좋다라는 판단의 말을 충동적으로 쉽게 하지 않는 사람.
선한 일을 하고도 생색내지 않고 고요히 침묵하며 담백한 표정을 짓는 사람.
조금만 더 깨어있으면 됩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됩니다.
그리고 또 마음 속 깊이, 심장에 닿았던 글귀는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가 더디 시드는 걸 알게된다' 이것이었다.
어제 독서모임을 끝나고 카페에 갔는데 카페 아르바이트생의 따님으로 보이는 한 꼬마에게
도넛을 사주는 한 분을 보고 순수하게 바라보는 것.
결국 그 물결은 보이고 행동으로 나타나는구나...
보게 되었다.
아무런 틀 없이 바라보는 연습을 부단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