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비가 왔다. 꿈줄을 들고 건물 밖을 나오는 순간, 농도 짙은 서늘한 공기가 코 속으로 자연스레 딸려 들어온다. 습기 있지만 시원하고 뽀송한 바람이 머리카락을 가닥가닥 만진다.
실내가 아닌 뻥뚤린 밖에서 돌리는 아침 줄넘기 좋은 점은 하늘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숨이 차, 헐떡이며 숨 고르기를 할 때 저절로 하늘을 보게 된다. 오늘도 어김없이 200개를 마치고 얼굴이 하늘로 치켜세워졌다. "후~후~후..!" 숨 쉬며 고개가 완전 뒤로 졎혀져 정수리위의 하늘이 보였다.
와............ 무지개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이렇게.. 가까이에서.. 빛깔 쨍한 무지개를 본 적이 있나? 정말... 예뻤다. 심장이 빨라지며 빨주노초파남보 회오리쳤다. 태양을 잠시 가려주는 구름의 배려로 그 빛깔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사진 찍고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 혼자 감동 젖은 시간을 보내고있었다.
그렇게 계속 있을 것만 같은 빛깔 쨍한 무지개가 점차 색이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5분도 안 됐는데... 이렇게나 빨리.. 없어진다고...??' 과연 이 무지개를 본 사람이 나 말로 또 있을까?... 무지개가 나를 응원해 주러 잠시 들른 듯, 그렇게 잠깐 '안녕. 힘내' 하며무심해 보이지만 진심 어린 사랑이 담긴 응원처럼 내 심장에 노크하고 사라져 갔다.
내 심장에 강하게 노크하고 사라지는 무지개
마음이 팽창한다. 나의 에너지가 커지는 느낌을 받는다. 자연이 주는 환한 기쁨의 감동이다. 무지개의 선명하고 아름다운 선이, 충실히 계속 전진하면 나에게 큰 선물이 올 것을 알리는 복선, 암시 같았다.
어느 순간부터 줄을 넘을 때 느껴지는 것들이다. 땅이 나를 밀어내주며 줄 넘을 때 도와주는, 바람이 솔솔 다가와 땀을 식혀주는, 지쳐있을 때 작은 새들이 고유 목소리로 힘내라고 해주는 지저귐, 구름이 나를 내려다보며 응원해 주는, 태양이 나에게 밝은 에너지를 쏴주는, 이런 기분을 느끼기 시작했다. 새로운 감각, 자연의 흐름과 함께하는 더듬이가 생겨 서로 이해하고 연결된 기분이다. 삶이 풍성해졌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혼자가 아닌 느낌을 받는다. 신기하고 남들에게는 말하지 못하지만 누군가 나를 이해해 줄 사람이 생기면 말해주고 싶은 귀중한 느낌의 경험이다.
무지개의 응원으로 조금 늦은 줄넘기 다시 시작. 100개, 잠시 숨을 고르고 100개, 100개, 100개, 250개, 250개, 1,000개를 채우고 100개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
교차로 한발 뛰기 하기도 하며 이리 뛰고 저리 뛰어 1,100개 성공했다.
오늘도 하루의 에너지가 무지개의 응원 에너지와 함께 나의 근육 속으로 저장되었다.
무지개색 꿈줄과 무지개의 응원... 어떻게 보면 소소하지만 지금 나에게 너무 큰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