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래컴, 토베 얀손, 모리츠 캐넬
어린 시절의 감흥이 그대로일 리 없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무척 기발하다가 지루하기도 한 알쏭달쏭한 작품이다. 의도를 떠나 캐럴의 음침한 그림자도 어려있다.
그러나 이 작품이 쓰인 시기를 생각해보면 당대의 소녀들이 앨리스를 통해 느낀 후련함을 유추해볼 수 있다. 디포와 스티븐슨의 절대적 응원을 받는 소년들에게 조차 환상적인 모험이니까.
무엇보다 이 작품의 상상력에서 파급되는 일러스트들은 한결같이, 또 제각각의 이유로 좋다.
일러스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앨리스 폴더’가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퀄리티와 양에 있어 워낙 압도적으로 변주된 작품이지만 역시 골든 에이지 시기의 이미지들이 내내 인기를 끌고 있다. 티 파티로 나눌까 캐릭터로 나눌까 즐거운 고민 속에 빈티지한 작품들을 골라보았다. 골든 에이지 일러스트는 조금만 검색해도 훌륭한 큐레이션이 많다.
출처 표기에 최대한 노력하는 편이지만 워낙 오래전 수집해둔 절판본 이미지들이라 누락된 출처가 많다.
#누가 모자 장수를 미치게 하는가? https://brunch.co.kr/@flatb201/75
#신경쇠약 직전의 소녀 https://brunch.co.kr/@flatb201/233
#빈티지 앨리스 1 https://brunch.co.kr/@flatb201/234
#빈티지 앨리스 2 https://brunch.co.kr/@flatb201/235
#빈티지 앨리스 3 https://brunch.co.kr/@flatb201/236
골든 에이지 작가들을 건너뛰어도 아서 래컴만은 그럴 수 없다!
워낙도 골든에이지를 대표하는 작가지만 래컴의 앨리스는 언제나 일 순위이다. 유려한 고전 화풍으로 포장된 그로테스크함은 시선을 뗄 수 없다. 래컴의 히스테릭한 분위기는 캐럴의 작품 아래 흐르는 신경증적 강박과 한 짝처럼 느껴진다.
#태양의 동쪽 달의 서쪽, 골든 에이지 슈퍼 스타 https://brunch.co.kr/@flatb201/34
무민의 압도적 인기에 가려져 있지만 토베 얀손은 다양한 시도를 한 다작 작가이다.
얼핏 기괴해 보이지만 들여다볼수록 얀손 특유의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녹아있다.
주로 아름다운 자연 풍광과 동화를 꼴라쥬 형태로 그려온 개성적인 작가이다.
캐넬의 앨리스는 깜찍한 동화의 전형처럼 보인다. 그의 특기대로 다채로운 컬러가 흥건하고 즐겨 사용하는 까슬한 텍스처가 입체감을 만들어 낸다. 그러나 형광빛 도는 화려함은 흥겨움으로 포장된 모호하고 강박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비슷한 시기 캐넬의 필모와 비교해보면 따뜻한 계열의 색조차 서늘함이 느껴진다.
#지금 우리는 숲으로 간다, 트립 트랩 레슬리 https://brunch.co.kr/@flatb201/100
@출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Lewis Carroll, 1865)
Alice in Wonderland (Heinemann, 1907, 일러스트 아서 래컴 Arthur Rackham)
Alice i Underlandet (Albert Bonniers Förlag, 1966, 일러스트 토베 얀손 Tove Jansson)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Silva, 1971, 일러스트 모리츠 캐넬 Moritz Kenn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