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마코토, 야마모토 요코, 쿠사마 야요이, 야마다 우타코
일러스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앨리스 폴더’가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출처 표기에 최대한 노력하는 편이지만 워낙 오래전 수집해둔 절판본 이미지들이라 누락된 출처가 많다.
#누가 모자 장수를 미치게 하는가? https://brunch.co.kr/@flatb201/75
#신경쇠약 직전의 소녀 https://brunch.co.kr/@flatb201/233
#빈티지 앨리스 1 https://brunch.co.kr/@flatb201/234
#빈티지 앨리스 2 https://brunch.co.kr/@flatb201/235
#빈티지 앨리스 3 https://brunch.co.kr/@flatb201/236
그래픽 디자이너 와다 마코토는 학창 시절 절친했던 우노 아키라와 요코 타다노리의 합작품에 자극받아 그림책에 관심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후에 ‘도쿄 일러스트레이터 소사이어티’를 결성해 일본 그래픽 디자인계를 주도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다작한 와다 마코토의 동화는 국내에도 완역 단행본들이 꽤 있다.
카도카와 문고에서 나온 앨리스 시리즈는 와다 마코토 특유의 단순 명료한 드로잉, 유머러스한 분위기, 따뜻하고 그라피티한 색감이 온전히 살아있다. 무엇보다 196,70년대 일본 그래픽 디자인의 다양성을 확인하는 즐거움이 있다.
<거울 나라의 앨리스>는 커버만 와다 마코토가 그렸고 본문 삽화는 존 테니얼의 원화가 수록되었다고 한다. 카도가와 문고 초판은 번역가의 명성이 더해져 일본 내에서도 수집경쟁이 꽤 치열한 판본이다.
판화가 야마모토 요코는 도시적이고 세련된 스타일로 패션지를 비롯한 여러 매체에서 주목받았다.
섬세한 라인, 따뜻하지만 몽환적인 색감, 건조한 분위기의 캐릭터로 인기 높다.
워낙도 유명하지만 쿠사마 야요이의 땡땡이는 블랙홀 같은 매력이 있다. 사이키델릭한 패턴으로 구현된 그녀의 점들은 빨려 들어 압사될 것 같다. 질식의 순간을 부유하다 보면 도리어 고요한 해방감이 찾아온다.
소녀의 눈앞에선 종일 물방울무늬들이 번쩍거렸다. 열 살 무렵부터 환각을 보기 시작한 쿠사마 야요이는 부유한 집안 환경에도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했다. 체벌로 다스려지다 정신질환으로 발전된 환각을 쿠사마 야요이는 잔상으로 떠도는 점 Dot에 담기 시작한다. 패턴화 된 점들은 외부의 폭력으로부터 그녀를 감싼 보호막을 의미한다.
2차 세계대전 후 초토화된 유럽의 대안으로 떠오르던 뉴욕에서의 독립은 쉽지 않았다. 정신질환을 앓는 여성, 전범 국가에서 온 동양인, 주변인으로서의 고립감을 점 하나하나에 응축해 흩뿌리며 그녀는 자신을 거부한 세계를 초월한다.
쿠사마 아요이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그리는 것은 수순처럼 느껴진다. 그녀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세계에 떨궈진 앨리스였을 테니까. 그녀가 그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녹아있지만 생각보다 설명적인 쉬운 작품이다.
사랑스러운 일러스트로 존재감 과시하는 홍차 브랜드 ‘카렐 차페크’에 앨리스 시리즈가 없을 리가. 야마다 우타코의 블렌딩이 취향이 아님에도 일러스트 때문에 꽤 열심히 틴을 모았었다.
동화적 세계관에 관심 많은 미야자키 하야오도 관련 에세이를 발간한 <이와나미 소년문고 岩波少年少女文学全集>는 일본의 절대 인기 전집이다. 브랜드 아트디렉터이며 그 자신이 동화작가이기도 한 야마다 우타코도 이 전집의 수록분들을 컨셉으로 한 가향차들을 정기적으로 발표한다.
일본 작가를 파다 보면 전범 혹은 우익 지뢰를 피해 가기 힘들다. 야마타 우타코의 일러스트 역시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사랑스러움에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으로선 쎄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카렐 차페크의 정원 https://brunch.co.kr/@flatb201/205
@출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루이스 캐럴 (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 Lewis Carroll, 1865)
角川文庫クラシックス, ふしぎの国の アリス (角川書店, 1975, 번역 후쿠시마 마사미 福島正実1975년 분, 일러스트 와다 마코토 和田誠)
角川文庫クラシックス, 鏡の国の アリス (角川書店, 1975, 번역 오카타 추노키 岡田忠軒1958년 분, 일러스트 와다 마코토 和田誠 (커버), 존 테니얼 John Tenniel (본문))
ふしぎの国の アリス (ラボ教育センター, 2005, 번역 무나카타 아유무 宗方 あゆむ, 일러스트 야마모토 요코 山本容子)
ふしぎの国の アリス (グラフィック社, 2013, 번역 쿠스모토 키미에 楠本君恵, 일러스트 쿠사마 야요이 草間彌生)
カレルチャペック, ふしぎの国の アリス (일러스트 야마다 우타코 山田詩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