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노동자의 노트.
2025년 4월, FDA는 동물실험의 점진적 축소 및 폐지를 공식 발표했다. 2022년에 도입을 예고했던 조치가 점차 실현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 식약처도 2024년 9월에 동물대체시험법 핵심기술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글에서는 동물대체시험법을 논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사건들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유튜브 [닥터 프렌즈]에서는 고대 인류부터 근대시대까지 인류가 죽음을 인지하고, 신체를 이해하며, 고통을 줄이고 더 오래 살기 위해 노력해 온 과정을 흥미롭게 설명해 준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 순사들은 조선인들을 데려다 혹독하게 다뤘다. 그 결과가 위안부와 마루타 부대일 것이다. 1936년에 설립된 마루타 부대가 알아낸 사실들은 떠올리기조차 괴롭지만, 기록에 남은 것들을 적어 본다. 생체 해부와 의학 실습, 생화학 실험, 인체 수분 함량 비율을 알기 위한 원심분리기 실험, 화학무기의 효능평가 실험 등이 그것이다.
이후 의약품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임산부의 입덧을 완화하려는 시도 속에 또 다른 비극이 일어났다. 영화 [콘테르간]은 1950년부터 판매된 탈리도마이드 약물 중독 사건을 다룬 독일 영화다. 당시 ‘기적의 입덧약’으로 불린 탈리도마이드는 생쥐에서는 독성이 발견되지 않아 곧바로 사람에게 사용이 허가되었다. 그러나 그 결과 전 세계적으로 약 50만 명이 피해를 입었다.
한국에서는 1994년부터 판매된 가습기 살균제가 가장 큰 상처를 남겼다. [기구 등 살균제]로 허가된 품목이 사람의 가습기로 용도를 바꿔도 문제가 없었던 것일까? 기화된 살균제에 대한 동물실험이 부재했다는 점, 그리고 장기간 낮은 농도의 독성 물질에 연속적으로 노출되는 상황에서는 동물실험이 사실상 무용지물일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출처: 이덕환의 과학세상].
그리고 2017년부터는 [화장품 동물실험]을 거친 제품의 유통 및 판매가 금지되었다. 이는 유럽연합(EU)이 2013년에 먼저 시행했던 조치와 궤를 같이한다. 꼭 필요한 약이 아닌, 아름다움을 위한 화장품을 위해 동물을 괴롭힐 것인가라는 윤리적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실제로 토끼 눈에 화학 성분을 떨어뜨려 안점막 손상을 확인하거나, 기니피그 피부에 자극 실험을 하는 방식은 큰 고통을 주는 시험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첫 직장의 동물사에서는 쥐의 소리는 벽에 막혀 들리지 않지만, 토끼와 개의 소리는 너무도 잘 들렸던 기억이 있다. 이후 세포 기반 시험, 인공 피부 모델 등 다양한 대체시험법이 개발되었고, 동물실험 금지는 오히려 과학적 검증 방식의 발전을 이끌었다.
여기까지가 2022년 이전까지 일어난 주요 사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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