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무거운 몸을 일으켜 세워!

by Rosary

요즘 내 생활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일종의 겨울잠 상태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지난해 9월 어머니께서 떠나신 이후로 내 삶은 겨울잠을 자는 것 같은 기분이다. 사회생활이라는 것에서 벗어난 지 오래지만 지금은 더 강렬하게 사회생활에서 벗어나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사와 운동은 규칙적으로 해왔는데 한파가 매서웠던 지난 2주 동안 고비가 찾아왔다. 추운 날이 계속되니 어찌 그리 졸린지 잠을 자도 자도 부족한 기분이라 잠이 올 때마다 자보자고 눈을 감아버렸더니 점점 더 졸음이 온다. 이러다가 하루 종일 잠을 잘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부지런함과 게으름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편이다. 일할 때는 정말 부지런하고 일중독 수준으로 일만 한다. 일하지 않을 때는 이렇게 게으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무것도 안 하고 몇 날 며칠을 지낸다. 그래서 이럴 바에는 차라리 겨울잠을 잘 수 있는 동물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별일 없이 보내는 하루는 짧디 짧은데 겨울은 길게만 느껴진다. 곰이나 개구리뿐만 아니라 사람도 겨울잠을 자면 참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 검색을 해보니 실제로 인간의 수명 연장 연구 중에 겨울잠을 활용하려는 연구도 있다고 한다. 문과 출신들이 생각에 그치는 걸 현실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건 이과 출신들이구나!


예전과 달리 요즘은 연말 기분도 나지 않지만 세밑을 보내는 마음이 심란하고 처지기만 한다. 며칠 동안 꿀잠 자고 깨어나면 새해가 와있었으면 좋겠다. 평탄하게 살아온 인생에 고비가 찾아왔고 그걸 잘 넘기고 싶다. 브런치를 시작한 이유도 그래서인지도 모른다. 불규칙하고 게으른 일상을 한순간이라도 붙잡아두려면 일기 쓰듯이 매일 글쓰기를 해보고 싶어서다. 겨울잠에서 깨어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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