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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MU Feb 27. 2024

오늘, 당근라페 & 브리치즈

건강한 돼지도 멋지다

   오복이가 식당 사장님께 다가가 무언가 말한다. 사장님은 물론이라며 아이에게 무언가 전한다.

"정말 감사합니다." 대단한 선물을 받은냥 기쁜 얼굴을 한 아이의 얼굴에 감사가 가득하다.

간곡히 부탁해 받은 아이의 손 안에는 스티커 두 장이 있다.

엄마를 위해 한 장을 선물하고, 아빠를 위해 아빠 등에 한 장을 붙여주는 아이는 뿌듯해한다.

효자인 우리 오복이를 위해 건강식을 만들어 봐야겠다.





오늘의 요리는,


당근 라페와 브리치즈




   소파에 누워있으면 엄마가 요리하다 달다고 들고 오셔서 입에 넣어주시던 당근을 기억한다. 좋아하지 않으니 요리할 때 거들떠보지도 않아 장바구니에서 본 적도 없다. 건강하게 자라길 바라며 이제야 아이들을 위해 한 봉지 담아 친정엄마 떠올리며 입에 넣어주려 썰어본다. 당근향이 나는지 아기새들 마냥 옆에서 입을 벌리고 차례를 기다린다. '너희들 당근 좋아했었네. 미안하다.' 마음속으로 지난 수년을 반성하며 얇게 썰어 접시에 담아준다. 아삭 거림을 좋아하는 오팔이는 찜기에 다녀온 당근은 손도 대지 않았다.

   건강한 당근 김치를 선보인다며 아이들에게 요리사 포즈를 보인 후 주방으로 돌아간다.



당근 2개, 꿀, 올리브유, 레몬주스, 홀그레인 머스터드, 소금 준비


1. 당근을 얇게 채 썬다.

당근 두 개만을 썰어볼까 하다 적을 수도 있다 싶어 네 개를 씻어 보았다. 마음은 얇게 하고 싶었으나, 채칼을 경험하고픈 오복이를 위해 무채처럼 도톰히 완성했다. 양이 굉장히 많았다. 친정 엄마, 아빠가 머물렀던 자리에 쌓여있던 상당한 양의 무채를 떠올리며 옆에 구경하던 어린 내가 생각난다.



2. 소금에 20분 정도 절여준다.

주황빛 당근물이 빠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조금 더 흐물거림을 원해 조금 더 기다렸다.



3. 드레싱 올리브오일 1.5T, 레몬주스 1.5T, 1.5T, 홀그레인 머스터드 1.5T

당근 2개 기준이다. 숟가락 보다 조금 스푼을 이용했다.



4. 절여진 당근을 한 움큼 집어 즙을 짜준다.

덜덜 대는 주황빛 손을 보니 다음에는 당근 두 개만을 썰기로 해본다.

드레싱으로 버무리고, 끝!

간을 보고 새콤함을 더 원해 레몬을 한 바퀴 더 둘렀다. 아삭거리는 건강한 당근 라페 완성이다.

냉장고에 하루정도 숙성 후 아이들과 최애씨도 맛 보여줬다. 빵에도 밥에도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피자 주문을 시킬 때면 꼭 치즈를 추가는 우리 오팔이를 위해 건강한 브리치즈를 자주 해준다.

눈에 경계가 가득한 딸을 무시하고 내 입으로 반은 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브리치즈, 견과, 꿀, 크래커


1. 브리치즈 위에 견과를 올리고, 꿀을 (양껏) 뿌린다. 에어프라이어 180도 10분 돌리기

에프를 다녀오면 끝이다.


2. 먹을 준비 _ 크래커를 손에 쥐고 기다린다.

치즈가 흘러나온다


음식에 욕심이란 없는 오복이도 달려와 경쟁한다. 안타깝게도 최애씨는 아직도 이 맛을 모른다. 아이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표정으로 느낄 뿐, 오늘도 그는 놓친다.

아이들의 건강 간식으로도 와인 안주로도 커피와도 골고루 잘 어울리는 최고의 메뉴다.

이제 먹어도 조금찌는 돼지를 꿈꿔봐도 될까.


간헐적 요리사는 또 언제, 어떤 요리를 하러 주방 앞에 진지하게 설 것인가.






오늘의 스승 _ 신봉선 개그우먼과 밥프로디테님

Carrot rappe / Brie chee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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