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4. 채식인의 샌드위치 재료
우리가 사는 콜로라도 메사 카운티 인구는 15만, 지난 2주 동안 하루 평균 코로나19 확진자는 190명이었다. 이 동네는 마스크 착용률이 매우 낮다. 연말에 쇼핑몰 푸드 코트에서 대충 숫자를 세어보니 (직원 포함) 약 백 명 중 대여섯 명만 마스크를 썼다. 엊그제 남편이 양봉가 모임에 갔을 땐 20~30명 중 (남편 포함) 2명만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고 한다. 원래 장보는 거 말고 거의 나가지 않지만, 그래도 더 조심하자면서 남편 혼자 시장에 다녀왔다.
남편이 돌아와서 말했다.
빵 못 샀어. 값이 올랐더라고. 식빵이 8불이나 해!
우리는 가능한 유기농 곡물빵을 사는데, 보통 할인할 때 5불 정도 주고 샀다. 남편이 간 날엔 할인 행사도 없었나 보다. 지난 두 해 동안 거의 모든 장은 내가 봤기 때문에 남편이 느낀 물가 상승 체감이 더 컸을 테다. 아무튼 남편은 어제 빵을 만들었다. 오랜만이라서 빵이 제대로 부풀진 않았지만, 직접 만든 무언가를 먹는 만족도는 역시 높다.
빵도 새로 만들었겠다, 오늘 점심은 샌드위치다. 애호박/양파/버섯을 굽고, 상추/피망/토마토를 올려 오색 샌드위치가 되었다.
처음 채식을 시작했을 때 이렇게 생각했다.
햄/치즈/달걀/마요네즈 없이 상추랑 토마토만 갖고 샌드위치를 어떻게 만들지?
그래서 초기에는 비건 가공식품-마요네즈, 사워크림, 슬라이스 햄, 치즈로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가공식품이 항상 갖춰진 건 아니다. 그래서 샌드위치가 먹고 싶을 때면 식품 창고와 냉장고를 빤히 쳐다보며 머리를 굴렸다. 이젠 다음과 같은 음식을 샌드위치 속재료로 쓴다.
두부 : 납작하고 도톰하게 썰어 지진다. 또는 두부 스크램블을 올린다.
템페 : 굽거나 튀긴다.
팔라펠 : 납작하게 만들어서 샌드위치 재료로 쓴다.
콩 스프레드 : 으깬 팥/검은콩/강낭콩/녹두/허무스 등
구운 채소 : 양파/버섯/가지/당근/피망/애호박 등
생 채소 : 무/상추/케일/배추/깻잎/바질/파슬리/고수/오이/양파/피망/올리브/쫑쫑 썬 파 등
삶거나 찐 채소 : 시금치(시금치나물 그대로 넣어도 좋다)/비트/브로콜리 등
샐러드 : 타불레
열매 : 사과/토마토/아보카도 등
피클 : 무/비트/오이/할라페뇨 등
소스 : 올리브 유와 식초/허무스/콩 스프레드/케첩/겨자소스/양배추 샐러드/사워크라우트/과카몰리/토마토소스/바질 페스토 등
양념 : 후추/딜/바질/타임/파슬리/오레가노/로즈메리 가루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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