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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Sep 20. 2023

반도체 시장 구성에 대해 배우다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작년에 샀지만 이제야 읽는 책이 있습니다. 중국 실물 경제 소식을 전하는 이철 박사님혜리포터 신혜리 님이 공동 출간한 <중국 주식 투자 비결>이라는 책입니다.

여기서는 그중 5장 '사활을 걸다, 중국의 반도체 산업'을 읽고 배운 사실을 기록합니다.


미중 경제 전쟁 상황에서 반도체 시장

실물 경제 측면에서 볼 때 반도체 경기의 최대 변수는 역시 중국이다. 중국에게 있어 반도체는 국가의 명운을 결정하는 절체절명의 명제이다. 앞서 미국이 압박하는 35개의 관건 기술을 보면 10개가 반도체 기술로 적시되어 있고 다른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음에도 7개 기술이 들어가 있다. 즉, 중국이 인식하는 국가 관건 기술 중 대부분이 반도체인 것이다.

테슬라 투자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접한 IRA 법안 등의 이슈에 대해 들은 이력이 있어 이해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저자가 '국가의 명운'이라고까지 강조한 이유는 미국의 제약 항목 다수가 반도체 기술이고, 이는 사실상 경제 성과가 공산당 체제의 당위성의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치열함에 있어서는 전쟁과 다를 바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미소가 양분한 세계가 냉전 체제였다면, 이제는 국가별로 다양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다시 한번 두 개의 경제 기둥이 세워지는 듯한 느낌도 함께 받게 됩니다.


경제는 문외한에 가까워서 '실물 경제 측면이 아닌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들었습니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실물경제(實物經濟, real economy)의 반대어는 반대어는 화폐경제, 금융경제, 자산경제(資産經濟)라고 합니다.


재편되는 산업구조와 글로벌 SCM

경제 전쟁에 가까운 이런 현상은 꼭 국가만의 문제도 아닐뿐더러 미중갈등의 형태로만 영향을 끼치지도 않습니다. 관련한 내용을 볼까요?

테크 기업들은 모두 적지 않은 자본으로 반도체 기술에 뛰어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자극하는 요인 중에는 미중 갈등이 아닌 요인들도 있습니다.

세계 각국의 이런 우려는 2021년 발생한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로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국가 단위 문제가 아닌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공급망 재편을 하기도 합니다.

테슬라는 반도체 공장을 직접 인수할 것을 고려하고 있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아예 자신들이 통제할 수 있는 반도체 공급망을 만들려 하고 있다.

주제는 조금 다르지만, 공급망(SCM) 문제로 묶어 보면 페벗 님 댓글로 알게 된 채널 오테라에서 본 영상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 떠오릅니다. 패널인 강정수 박사님이 부품수를 줄이는 것이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데 얼마나 중요하며, 원가 절감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 설명하는 부분은 핵심을 잘 분석하여 굉장히 조리 있게 설명했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구성

책 218쪽에 있는 자본 지출 비중은 저에게 영감을 주기는 부족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도표에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 아니라 제 배경 지식이 부족한 것이죠. 일단, 구성이나 성장세를 논하기 이전에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구성 자체가 머릿속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5장을 쭉 훑으며 책의 내용 구성에서 반도체 시장 구성을 가능해 보려고 했는데, 다행히 책이 그렇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다음 내용은 반도체 시장 구분의 한 축을 드러내는 듯이 보였습니다.

TSMC와 삼성의 경쟁은 3 나노에서 1 나노로 가고 있고 10 나노 이하 정밀도는 이 두 회사 외에는 제조 기술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반도체 시장에서 말하는 '나노'의 의미를 찾아보았습니다.

반도체는 웨이퍼로부터 시작해요. 웨이퍼에 전류가 흐르는 길인 회로를 새긴 다음 칩 단위인 다이(Die)로 쪼개고 후공정을 거쳐요. 여기서 나노 공정은 웨이퍼 위에 새긴 회로의 선폭을 의미합니다. 10 나노는 회로의 선폭이 10 나노미터라는 뜻이에요. 칩 크기를 나타내는 게 아닙니다. 회로의 선폭이 좁으면, ‘집적도’를 높일 수 있어요. 집적도란 반도체 칩을 구성하는 반도체 소자를 얼마나 많이 넣었는지를 나타내는 용어예요. 선폭을 줄이면 트랜지스터와 같은 반도체 소자를 더 많이 넣을 수 있어요. 트랜지스터는 반도체 성능과 직결된 중요한 소자인데요.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을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미세 공정에 따른 수율 확보의 어려움

아래 내용을 보면 미세 공정이 기술력을 말하지만, 미세 공정 자체가 경제성을 말해 주는 것이 아니란 점을 이해합니다.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에서 보듯이 28 나노급 등 이전 단계 기술의 제품 수요도 충분히 성장하고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이 또한 관건 기술이기도 하다. 군사용 반도체도 16 나노급이면 충분히 AESA 레이더 등 많은 것들을 만들 수 있다.

용도에 따라 주로 쓰이는 집적도가 있겠다는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또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공정은 28 나노 공정이며 TSMC 난징 공장이 16 나노로 공정 개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략> 칭화대학 반도체학원에 재임 중인 한국인 L 교수는 중국의 반도체 기술 수준은 14 나노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을 주기도 하였다.

그리고 미세 공정의 기술력 확보가 왜 그렇게 어려운 지를 암시하는 내용도 등장합니다.

SEMI 통계에 따르면 28 나노 공정은 약 650개, 14 나노 공정은 약 1,000개, 7 나노 공정은 1,500개의 공정이 필요하다. 제조(웨이퍼) 단계 공정 기술은 어렵고 상대적으로 복잡하며 장비 수요가 커서 직접 회로 생산 라인 투자의 약 80%를 차지한다. 따라서 정밀도가 7 나노 이상이 되면 이 단계 공정에 필요한 설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높아질 것이다.


맺음말

글이 길어져서 여기서 마무리를 짓고 다음 글로 이어가려 합니다. 이 책을 선택했을 때 상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내용을 배웠습니다. 특히 5장이 가장 흥미롭게 다가왔는데, 기사에서 수도 없이 봤지만 전체 구성을 몰랐던 반도체 시장의 큰 그림을 엿볼 수 있어서 그랬던 듯합니다. 장기 투자를 하며 기대했던 거시 경제와 산업 구도에 대한 공부를 전혀 의도하지 않은 책에서 배우고 있는 듯합니다.


지난 투자와 경제를 배우는 수요일 연재

1. 대한민국 경제 적신호에 관심을 두기

2. 북미 충전 표준이 된 테슬라 방식, CCS2, GB/T

3. 돈의 흐름을 읽고 배운 내용

4. 에코프로 사고 나서 알게 된 사실들

5. 주식 투자를 위한 최애 유튜브 채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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