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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Sep 20. 2023

사업의 목적은 고객 창조이고 생산성은 혁신에 달려 있다

안영회, 드러커를 만나다 15

<경영의 실제> 5장 '사업이란 무엇인가?'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을 인용하고 관련한 생각을 기록합니다. 이번 글도 복습이란 사실을 책 여백에 써 둔 메모를 보고 알았습니다. 복습을 계속하죠.


경영자는 기업 생산성의 원천

<경영자는 현대산업사회의 기본적 기관(Organ)>에서 인용했던 내용입니다.

사업은 사람이 시작하고 또 경영한다는 것이다. 사업은 "강제적 힘(forces)"에 따라서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중략> 경제적 힘은, 그 스스로가 사업이 무엇인지, 또는 사업이란 무엇을 하는 것인지를 결정하지는 않는다.

경제적 힘은 아마도 경제 주체에게서 비롯하겠죠. 주요 경제 주체는 가계, 기업, 정부입니다.

출처: 교육부 공식 블로그

기업은 사람의 시작 즉, 경영자 없이 사업이 정의되거나 행해질 수 없습니다. 이러한 표현은 다시금 '생산성의 원천'이라는 경영자의 정의를 떠올리게 합니다.

개인 경영자(manager)는 모든 종류의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생명력의 원천이다. 경영자의 리더십이 없다면 모든 "생산요소"는 단지 자원 그 자체로서 머무를 따름이므로 결코 생산물이 될 수 없다.


사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가 아니라 고객 창조

다시 한번 <경영자는 현대산업사회의 기본적 기관(Organ)>에서 인용했던 문장을 복습합니다.

사업이란 이익의 관점으로만 규정되거나 설명될 수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업가들은 "사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이익을 창출하기 위한 조직"이라고 대답하곤 한다. <중략> 하지만 이 대답은 잘못일 뿐만 아니라 질문과 전혀 관련이 없는 대답이다.

고등학교 시절로 한정하면 교과서에서 '기업의 이윤 추구'가 목적이라고 느끼게끔 학교 공부에서 배운 듯합니다.[1] 대부분의 사업가들이 틀린 답을 말한다니 마음이 편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하지만' 이후의 문장은 통쾌한 기분을 느끼게 해 주긴 하지만, 그렇다고 아직 제가 사업이 무엇인지 명확히 안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윤 추구는 그저 생존의 최소 조건일 뿐입니다.

수익성은 기업이 활동하는 목표가 아니라 그런 것을 제한하는 요소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사업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사업의 목적이 무엇인가 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 하나의 타당한 정의만 존재한다. 즉, "고객을 창조하는 것"이다.

드러커의 문체는 (번역문을 보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강력한 권위를 드러냅니다. 그리고, 고객 획득이나 발견이 아니라 창조라고 하니 피터 틸이 말한 <경쟁하지 말고, 독점을 창조하라>는 주장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사업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고객이다

인용하면서 다시 한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문장입니다.

사업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고객이다. 왜냐하면 고객이, 그리고 오직 고객만이 어떤 재화 또는 어떤 서비스에 대해 대가를 지불할 의사를 갖고 있으므로, 결제적 자원들을 부(副)로 전환하고, 재료를 재화로 전환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첫 문장은 작년 초에 읽었던 책 제목인 <내 운명은 고객이 결정한다>를 떠올립니다. 하지만, 문단의 의미를 이해하고 나면, 사업은 관계 속에서 구축되는 일이란 사실을 깨닫습니다. 관계에 바탕을 둔 사업의 존재라는 틀을 생산에도 적용하고 싶어 집니다. 바로 <새로운 제조업 이론이 나를 이끌다>에서 강한 영감을 선사한 드러커가 정의한 제조 원가나 생산의 개념 때문입니다.

새로운 비용 개념은 비용과 편익이 실제로 무엇인지를 재정의해서 한 발 더 나아간다. 예를 들어 전통적인 원가 회계 시스템에서는 완제품 재고가 비용을 유발하지 않는다. 직접적인 노동을 전혀 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 완제품 재고는 '자산'으로 취급된다. 새로운 제조 회계에서는 완제품 재고가 '매몰 비용'(회계 용어가 아닌 경제학 용어다)으로 간주된다. 재고로 쌓여 있는 물건으로는 어떤 수익도 거두지 못한다. 비싼 돈을 묶어 놓고 시간을 잡아먹는 셈이다. 그 결과 높은 시간비용이 발생한다.

진정한 생산은 고객에게 전달되었을 때 성립합니다. 따라서, 사업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데에 기업과 경영자의 몫도 없지 않겠지만, 단순하게 정의하면 고객이 결정한다 하겠습니다. 이에 대한 근거는 다음 문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경영자는 그 존재의 정당성과 권위를 오직 그가 생산하는 경제적 결과에 의해서만 인정받을 수 있다.

역시 단순화시킨 경제 주체를 보면 생산의 주체인 기업의 생산을 결정하는 주체는 소비 주체인 가계 혹은 고객이 결정합니다.


혁신적인 기업의 두 가지 기능

고객을 창조하는 것이 사업하는 목적이기 때문에, 어떤 기업도 두 가지 기본적인 기능, 그리고 오직 단 두 가지 기능을 갖고 있다. 즉 마케팅과 혁신이다. 그것이 바로 혁신적인 기업가enterpreneurial의 기능이다.

그리고 다음은 뜨끔하며 반성하게 하는 문장입니다.

어떤 조직이라도 마케팅을 하지 않거나 부수적으로 하는 조직은 기업이 아니며, 그런 조직은 기업처럼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앞서 인용한 두 단락의 문장들을 이해하면 다음 내용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기업은 오직 확장하는 경제 하에서만 존재할 수 있으며, 또는 적어도 변화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그리고 동시에 바람직한 것으로 취급하는 사회에서만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다음 내용은 이 책이 70년 된 책이란 사실을 느끼게 해 주는 흔치 않은 구절입니다.

18세기 미신, 즉 결국 육체노동이 유일한 생산적인 자원이고, 육체작업만이 오직 진정한 "노력"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기준은, 인간이 성취한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육체적 노력 단위로 측정될 수 있다는 기계론적 오류를 아직도 대변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한 가장 최후의 인물이 바로 마르크스였으며, 이것이 바로 마르크스 경제학을 영구적으로 무능력하게 만들어버렸다.

드러커의 판단이 적중했음은 AI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이기 때문에 기본 소득을 제공하여 소비 주체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경제가 돌아갈 것이라고 믿는 전문가의 주장으로 입증되는 듯합니다.


마치 AI 등장도 예견한 듯한 드러커의 글

다음 문장을 보면 생성형 AI가 보여주는 미래를 드러커가 예견한 듯한 인상마저 듭니다.

생산성의 증가는 전적으로, "열심히 일하기"를 "계획하기"로 대체하고, "근육"을 "두뇌"로 대체하고, "땀"을 "지식"으로 대체함으로써 달성되었다.

"열심히 일하기"를 대한민국의 전통 기업에 대입하면 '근태'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계획하기"란 '계획만 하기'나 '계획에 빠져 일은 안 하기'와는 다른 Planning over Plan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빈번한 피드백으로 계획 자체가 일을 최적화할 수 있는 빈도로 진행될 때 생명력을 갖는다 하겠습니다.

이러한 계획의 미묘함 때문에 비노드 코슬라도 같은 영상에서 계획에 대해 전혀 다른 두 개의 의미로 번역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는 비즈니스 플랜(계획)이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경영자는 기업이라는 유기체를 관리한다>에서 인용한 화면의 문구에서는 계획과 반복이 기업 활동의 핵심이라고 합니다.

"두뇌"에 "지식"은 인간의 강화 과정에서 인공 지능에게 많은 부분을 위임할 듯이 보입니다.


분량이 길어져서 나머지 내용은 다음 글로 미룹니다.


발행 후 추가한 글입니다.


HBR 기사<ADM의 CEO, 상품에서 고객으로 초점을 넓히다>를 읽다가 드러커의 글을 떠올리게 하는 구절이 있어 인용합니다. 승계를 통해 ADM의 CEO를 맡은 후안 리카르도 루시아노의 글입니다.

재무건전성이 높아지고 사업 방향이 명확해지면서 우리는 고객에게 집중할 준비를 갖췄다. 더 많은 고객, 더 다양한 고객을 유치하는 데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 마케팅과 영업 전략은 무엇인가?

더불어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 회사에서 현재 내가 해야 할 일을 가늠하는 데에도 상당한 힌트를 제공합니다.


주석

[1] 물론, 너무 오래전 일이고 아주 열심히 한 것도 아니라 기억을 믿을 수 없습니다.


지난 안영회, 드러커를 만나다 연재

1. 드러커의 <경영의 실제>를 펼친 날

2. 혼란을 야기하는 귀찮은 일들을 다루는 경영

3.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원천이 되고자 한다

4. 다시 드러커를 만날 시간

5. 경영자는 현대산업사회의 기본적 기관(Organ)

6. 경영활동은 시행착오로 가능성을 확인하는 일

7. 경영자는 작업과 직무를 통해 만족을 느껴야 한다

8. 경영자는 기업이라는 유기체를 관리한다

9. 경영자가 맞이하는 도전

10. 생산성의 원천이라는 말을 곱씹어 보다

11. 기업은 혼란 속에서 경제적 생산을 늘려가는 기계

12. 생산적 기업 = 진정한 통일체 + 상황에 맞는 리더십

13. 경영자는 경영자, 근로자, 작업을 관리하는 다목적 기관

14. 경영자가 맞이하는 도전 (복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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