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Dec 31. 2023

야구라는 것으로 인생을 전하기

말이 말을 걸어 글로 쓰는 이야기

'들어가며'를 읽다가 다음 구절에서 울 뻔했습니다.

나는 야구라는 것으로 인생을 전하고 싶었다. 단순히 이기고 지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세상에 절망은 없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야구에는 '다음 경기'가 있지 않은가.

엘리멘탈을 보다가 아빠가 딸에게 하는 말을 듣고 울컥했는데, 옆에서 보던 큰 아이가 놀라웠느니 그 후로 계속 아빠는 영화 보다가 운다는 말을 합니다.


나는 내 길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잠시 저의 영화 보다가 우는 행동으로 관심을 옮겨 보겠습니다. 저의 우는 행동은 기록으로도 남겨져 있습니다.

전쟁 영화인 FURY를 볼 때 나에게 위로를 주는 듯한 장면으로 (넓은 극장에서 거의 혼자) 펑펑 울었던 기억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FURY에서 제가 감동해서 운 장면과 야신의 글 사이에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FURY의 주인공이 탱크를 떠나지 않듯이 야신은 어떤 일이 있어도 야구를 떠나지 않습니다. 영화 보다 울기라는 사건을 찾아보다가 그 사건의 바탕에 놓인 저의 가치관을 찾은 듯합니다. 그리고 기록을 담은 글에도 이미 '꾸불꾸불한 인생의 길(道)'이란 표현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

자꾸만 결과에 대해 몰아치는 듯한 세상에 살면서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은 큰 위로가 됩니다.

지금 당장 즐겁든 슬프든, 자신이 그 속에서 어떻게 인생을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 운 탓, 남 탓만 하며 비관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든 자기가 지금 베스트라는 확신이 들 만큼 열심히 하면 기회는 언젠가 오게 되어 있다.

그리고 이는 사회 초년생 시절 알려주신 <어려움 속에서 반드시 여유를 만들라>는 지혜를 떠오르게 합니다. 하지만, 야신은 위로하려고만 책을 쓴 것은 아니겠죠. 인용한 다발말[1] 속에 '어떻게'에 대한 그의 생각이 들어 있습니다. 바로 '무엇이든 자기가 지금 베스트라는 확신이 들 만큼 열심히 하면'을 전제합니다.


다시 보니 열심히 했다고 생각할 때 결과가 좋지 않아도 괜찮다고 위로해 주었던 장면 중 하나로 영화 FURY를 볼 때 흘렸던 감동의 눈물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야신이 야구를 통해 전하는 인생의 핵심은 바로 '무엇이든 자기가 지금 베스트라는 확신이 들 만큼 열심히 하기'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결과가 좋지 않아도 우리는 '다음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주석

[1] <한국말 말차림법>에서 제안한 구절에 대한 토박이 말입니다. 왜 다발말인지는 <언어에 대한 일반이론>에서 일부 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지난 말이 말을 걸어 글로 쓰는 이야기 연재

1. 질문이 우선하고, 실행이 질문을 만든다

2. 스피노자 대신에 김성근 감독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