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길들이기
<듀얼 브레인> 8장(章) <코치로서의 AI>를 읽고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생각을 담습니다.
AI의 위협에 대해 시끄럽게 떠드는 영상들에서 들어보지 못한 깊이 있는 이야기입니다.
AI가 교육 시스템에 몰고 온 가장 큰 위험은 과제의 종말이 아니다. 정규 교육 이후에 진행되는 숨겨진 견습 시스템을 약화한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전문직 종사자에게 학교를 졸업해 직장에 들어가는 것은 실무 교육의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
도제식 교육의 중요성을 떠올립니다. IT컨설턴트 시절에는 중요한 지식은 대부분 도제식으로밖에는 배우거나 전수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전통적으로 사람들은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전문성을 쌓았다. 목수 견습생, 잡지사 인턴, 병원의 레지던트 같은 직업이 그 예다. 이런 일자리는 대개 매우 끔찍하지만, 나름의 목적이 있다. 노련한 전문가 밑에서 배우고 노력하며 실패하는 것만이 아마추어가 전문가가 되는 길이기 때문이다.
다음 글과 거의 비슷한 맥락의 에피소드가 요즘IT에 기고한 <프로그래밍이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에도 실려 있습니다.[1]
상사도 누군가의 실수와 감정을 수습할 필요 없이 일을 최대한 빨리 끝내기를 간절히 원할 것이다. 그래서 상사는 앞으로 AI의 도움을 받아 일을 혼자 처리할 것이다. AI가 아직 여러 과업에서 고참 전문가만큼 뛰어나지는 않지만, 새로 들어온 인턴보다는 훨씬 나을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심각한 교육 격차를 만들 수 있다.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는 사람이 소중한데, 일정 정도의 전문성을 갖출 길은 사라진다니.
AI의 업무 수행 능력이 높아질수록, 그 결과물의 유효성을 판단할 인간 전문가가 꼭 필요하다. 그런데 전문가를 양성하는 파이프라인이 단절될 위험에 처한 셈이다. AI의 세상에서 유용한 사람이 되는 방법은 높은 수준의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다.
뒤이어 8장 중에서 <AI 새대의 전문성 습득>을 읽고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생각을 담습니다.
문제는 비판적으로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새로운 문제를 통해 추론하며, AI의 결과물을 평가하려면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중략> AI가 업무를 보조하는 켄타우로스나 사이보그 역할에 가까워질수록, 인간의 전문성을 유지하고 키워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진다. 우리에게는 AI의 처리 과정을 감독할 인간 전문가가 필요하다.
저자는 작업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설명합니다. 박문호 박사님의 <월말김어준> 강의 덕분에 배경 지식을 갖춰 아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인간에게는 여러 기억 체계가 있는데, 그중 하나인 작업 기억은 뇌의 문제 해결 중추이자 정신적인 작업 공간이다. 우리는 작업 기억에 저장된 자료를 이용해 장기 기억(우리가 배우고 경험한 것을 모아 둔 거대한 도서관)에서 관련 정 보를 검색한다. 또한 작업 기억은 학습이 시작되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작업 기억은 용량과 지속 시간이 제한적인데, 성인의 작업 기억 평균 용량은 한 번에 3~5가지이며, 각각의 정보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은 30초 미만이다. 이러한 제한에도 불구하고, 작업 기억은 장기 기억으로부터 무제한으로 지식과 절차를 회상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따라서 작업 기억이 새로운 정보를 다룰 때는 한계가 있지만, 이미 학습해서 장기 기억에 저장된 정보를 다룰 때는 이러한 제한이 사라진다. 다시 말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려면 관련 정보, 그것도 많은 양의 관련 정보가 장기 기억에 저장되어 있어야 한다. 그 말은 우리가 많은 지식을 배우고, 그것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이 해해야 한다는 뜻이다.
여기에 더하여 능숙해지려면 연습도 필요합니다.
심리학자 안데르스 에릭손Anders Ericsson이 발견했듯 연습의 유형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의식적인 연습을 통해 전문성을 갖추는데, 이는 단순히 여러 번 반복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과정이다. 의식적인 연습을 진행하려면 진지하게 몰입하고 지속적으로 난도를 높여 나가야 한다. 그리고 피드백을 주고, 세심하게 지도하면서, 안전지대 밖으로 밀어붙이는 코치나 교사 또는 멘토가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전문가가 될 때>를 읽고 밑줄 친 내용을 토대로 생각을 담습니다.
나는 전문성이 이전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전문성이 있어야 Al 동료로부터 최대한의 성과를 끌어낼 수 있고, Al의 오류를 찾아내고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챗GPT 써 본 분이라면 좋은 질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를 수 없습니다.
직원들이 좁은 영역의 전문성을 구축하고 연마하는 데 집중해서, AI의 처리 과정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그래서 그런 전문성을 어떻게 갖출 것이냐는 심각한 질문이라 하겠습니다.
[1] 앞서도 인용한 적 있는 영상에서도 똑같은 현상을 지적합니다.
2. AI알못 입장에서 이해한 RAG와 RLHF 효용성
3. 외계 지성의 위한 인공 윤리 준수와 통제의 필요성
6. AI는 저장된 기억을 검색하지 않고 패턴에 의존한다
10. 다양한 수준에서 AI에 따른 직업의 변화를 면밀히 보자
13. 인력을 유지하면서 AI를 이용해 생산량을 늘리자
(22회 이후 링크만 표시합니다.)
22.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 대국은 먼저 온 미래였다
23. 포토샵 대신 나노바나나로 갈아타는 첫 발을 떼다
25. 다음에 나오는 단어를 예측하는 일이 이렇게 중요한가?
28. 다양한 수준에서 AI에 따른 직업의 변화를 면밀히 보자
32. 프로 기사의 긍지와 자신감 상실 그리고 AI 동반자화
33. 제비와 비둘기의 비유: 피할 수 없는 AI-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