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기업의 디지털化 - 5화
페친 Juunini Im님의 글에서 받은 영감(insight)을 글로 남깁니다.
북경에 살던 2018년 서울에서 열린 행사에 초대받아 무려 기조 연설을 했던 일이 있다. 그때 발표 제목이 <소프트웨어를 모르는 대한민국 기업의 위기>이다. 같은 제목의 Popit 글이 1.9k의 좋아요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된 행사가 아닌가 싶다. 도입부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GitHub인수를 다뤘다. 나는 당시 인수 금액인 8조가 홈플러스 인수 금액으로 거론된 액수와 같다는 점에 착안하여 코드보관소가 8조인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마 다수의 개발자들은 그 금액이 터무니없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을 듯하다. 그러나 개발을 모르는 분들은 그 금액이 이상하지 않을까? 코드를 보관하는 일 자체가 시장 가치가 홈플러스 전국 매장을 합친 금액 만큼된다는 말이?
개발자의 이직이나 입사에는 자소서(자기소개서)가 덜 중요하다. TIL 이나 github 저장소 혹은 포트폴리오라는 이름으로 본인이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방식이 흔히 쓰인다. 나는 공개적으로 개발자를 뽑는 일을 직접 할 필요가 없는데, 해야 할 상황이 온다면 알고리즘 테스트는 보지 않을 생각이다. 자소서[1]도 마찬가지다.
대신에 github 주소를 알려달라고 하고, 그가 남긴 코드와 협업 기록을 보는 일은 꼭 할 듯하다. 막연하게 불특정 다수를 인터뷰하기 보다 먼저 코드를 읽어보면 처음보는 사람에게 관심을 두고 질문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심지어 코드 속에 들어있는 그의 생각과 가치관을 듣는 일이 재밌을 듯도 하다.
위 페이스북 캡춰에 드러난 나의 댓글 즉, 넘겨 짚어서 MS가 링크드인과 GitHub를 연이어 인수한 시너지는 근거가 없는 뇌피셜이다. 다만, <검색의 미래 그리고 진실의 순간>편에서 살펴봤듯이 세상 모든 영역에서 큐레이션과 추천 알고리즘이 활용되는 시대이니 MS가 둘을 연결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기왕에 상상을 하는 김에 이런 상상을 해본다.
누군가 나에게 짬이 날 때 Github를 보고 개발자를 좀 평가해달라고 한다면?
만일 베터코드에 어떤 투자자가 나타나 위 제안을 내놓고 거래를 하자고 하면 나는 하겠지. 당장 내가 시간과 역량이 부족하면 베터코드의 개발자를 활용해서 당장 할 수 있으니까. 와우... 그냥 해본 생각인데, 헤드헌팅 업체가 긴장할 수도 있는 아이디어다.
[1] 최근 대통령 당선자의 최측근인 법무부장관이 일반인은 짐작도 못하는 방식의 입시컨설팅을 받아 딸의 스펙을 쌓았다는 의혹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세태가 이러니 고위층이 아니더라도 자소서를 남에게 맡기거나 날조하는 일은 흔하다고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