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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Oct 25. 2022

Funnel을 마케팅 말고 engagement 분석에?

베터코드 인사이트의 시작 3편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발견한 링크 속의 그림이 나를 사로잡았다.

재밌는 글이지만 나는 웹 마케터나 프로덕트 기획자가 아니다. 그래서, 그냥 빠져 읽을 수는 없어 생산적으로 읽을 만한 글인가 궁리하다가 용도를 찾았다. 베터 어드민 발전 방향을 그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며 기사를 보기로 했고, 그 내용을 기록한다.


Funnels를 우리도 차용할 수 있겠는데?

저자인 Dennis Meisner는 글을 잘 쓴다.

Setting up an Amazon account, ordering a new pair of sneakers online, or withdrawing money from an ATM. Like most of our daily (online) activities, these actions involve multiple steps we have to take one after another to complete a specific task. Funnels are an ideal way to visualize these kinds of activities.

일상은 많은 이들이 여러 단계로 이뤄져 있는(these actions involve multiple steps) 연속 활동(take one after another)이다. 지난 글에서 찾아본 action이라는 단어와 함께 activity, task 등의 단어가 등장해 잠시 나의 결벽증을 자극했지만, 관심을 분산하는 대신에 Funnels에만 관심을 두기로 했다.


앞서 내 역할에 따라 웹 마케팅 맥락의 Funnels 설계에는 관심이 없음을 말했다. 지인 대표님이 개발한 관련 서비스가 출시되었다고 해서, 해당 서비스를 써보고 사용성에 대해 알고 싶은 관심 정도가 있다. 사용자 관점의 관심이다. 설계적인 관점에서 이런 Funnels를 깊이 다뤄볼 생각은 없다.

그런데 Dennis Meisner가 원어 Funnels의 의미를 알려주었고 특히나 'take one after another to complete a specific task'라는 표현이 내가 상상하는 기업용 운영체제 개념에서 추적의 단위에 부합한다는 직감이 생겼다.


사전을 찾자

지금은 동료가 된 북경 법인 고객님께서 내가 일을 할 때 사전을 찾는 습관이 독특하고 신기했다고 말한 일이 있다. 나는 소프트웨어 설계 일을 하면서 사람들이 단어를 엄밀한 정의없이 섞어서 쓴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믿을만한 기준을 찾다가 위키피디아를 발견한 후부터 이에 의존하는 삶을 살고 있다. [1]


위키피디아 페이지를 찾아보면 뜻밖에도 Funnel은 깔때기다. 깔때기가 익숙한 분들도 있겠지만, 나는 수로 등의 채널과 헷갈린 상태에서 검색을 시도한 듯하다.

A funnel is a tube or pipe that is wide at the top and narrow at the bottom, used for guiding liquid or powder into a small opening.
출처: 위키피디아

수로와 깔때기 차이에 의미를 두기 전에 위키 피디아의 유사 페이지를 더 찾아보았다. Purchase funnel(sales and marketing)과 Conversion funnel(web analytics) 페이지 정도가 내가 떠올린 퍼넬 개념과 부합한다.


퍼넬과 채널의 차이

Purchase funnel 페이지에 나도 익숙한 AIDA 모델의 어휘(Awareness, Interest, Desire, Action)와 유사하게 그려진 그림이 있어 이를 인용한다.

출처: 위키피디아

그리고 다시 최초에 나를 매료시킨 그림을 다시 보면 Conversion funnel 관점이 더 두드러진다. 왜냐하면 단계 전환하는 화살표에 비율이 있는데, 이를 전환율이라 한다. Conversion이 전환이다.

그렇다면, 내가 오해나 우연에 의해 떠올린 수로 혹은 채널은 어떤 개념인가? 역시 위키피디아를 찾아보자. 일단 물리적인 지리(지리학과 지질학 차이는 뭐지?) 개념이다.

Channel (geography), in physical geography, a landform consisting of the outline (banks) of the path of a narrow body of water.

으흠... TV 채널이나 마케팅 채널 등의 익숙한 개념들이 더 있지만, 깔때기에 비해서 굉장히 딱딱하고 환경적 개념이다. 인간이 도구로 깔때기를 만들어서 사업 목적을 이루기는 쉽지만, 채널을 만들려면 보통 위험 투자를 해야 한다. 해상항로를 개척하던 시절에 벤처 투자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을 떠올릴 수 있다.


그래서, (개념적으로는) 비슷한 느낌이지만 설계 관점에서 퍼넬은 빌딩 블록으로 다루기에 적합하고, 채널은 환경 변수로 다루는 편이 좋겠다.


깔때기 시각화Funnel visualizations의 효용성

너무 내 관심사로 나아갔다. 다시 기사로 눈을 돌려보자.

Funnel visualizations are commonly used for monitoring high-level flows on websites. <중략> This process is the epitome of a sales funnel that can be monitored using funnel analysis.

모두가 Funnel visualizations를 쳐다보는 장면을 떠올린다. 눈에 보이지 않던 사용자 흐름이 시각화되어 시원하지만, 그다음에 대단한 영감이 흘러오지 않는다. 한번 만들기는 어렵지만, 만들고 나면 (기대나 노력이 커서인지) 뒤이어할 일이 떠오르지 않을 때가 많다. [2]


글의 다음 단락 제목이 Investigating Product Issues인지라 (글로 처음 접하는) Dennis Meisner에게 신뢰가 간다. 그래서, 어떤 행동을 할 수 있는지는 조사(Investigating)가 뒤따라야 알 수 있다. 조사 후에 문제를 정의해야 한다.


문제 정의를 위한 조사 단계

영어를 정독하지 않아도 되는 적절한 이미지 삽입은 (저자로서) Dennis Meisner에게 배울 점인 듯하다. 아래 이미지 바탕색을 붉게 한 것도 의도한 듯하다.

데이터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다.

Not only does the funnel above give us a hint that there’s something wrong at the step where users should focus the comment field.

어렵게 모은 데이터는 힌트를 준다. 채굴의 대가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문제 정의는 인간의 몫이다. 마침 어제 <린 분석> 함께 읽기 모임에서 민우님과 열띤 논의를 했던 최적화 문제가 머릿속에 소환된다. [3]


최적화 방법 이해하기

조사 결과로 무엇을 할지는 문제 정의라고 부르기로 하자. 모호한 말이긴 하지만 사업(Business)에 써먹는 일로 부르면 그게 무슨 사업인지는 수행 주체에 딸린 문제다. 하지만, Dennis Meisner는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그 단계를 설명한다.

Monitoring User Development

Deriving Insights from Funnels

Identifying Opportunities

Monitoring Impact over Time

이에 대한 설명은 여기서 다루지 않는다.


다만, 그가 말하는 깔때기 사고법(Adopting a Funnel Mindset)은 채택할 가치가 있는 듯하다. 글의 결론도 그렇다. 그래서 해당 부분은 파파고의 힘을 빌어 훑어보자.

사용자 개발은 일종의 문제 정의 영역이다. 사업을 수행하는 사람이 정의하는 범주에 따라 사용자와 (이번) 개발 범위가 정해진다. 그걸 축으로 정의한 도구를 깔때기라 할 수 있다. AIDA는 네 개의 점이고, 내가 Dennis Meisner 기사에서 인용한 그림들은 5 혹은 7개의 점을 가진 선으로 볼 수 있다.


각 점이 바로 데이터를 모을 Input(URL이나 액션 등) 매개변수이고 깔때기를 이루려면 하나 이상의 선을 정해야 한다. 그렇게 정한 점과 선 위에 쌓인 흔적을 보고 우리는 조사할 대상을 찾고, 현실을 파악하고 가정한 후에 문제를 정의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 개발이라면 사용자의 동기를 깊이 이해해야 한다. 동기는 인간의 욕망과 결부된 문제인지라 현장 조사와 사용자 피드백은 당연히 필수적으로 필요한 조치다.  


Dennis Meisner는 이런 흐름으로 설명한 내용을 Funnel Mindset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최적화라고 부르려고 한다. [4]


참조 모델 채택하기

기사에서 받은 영감을 바로 써먹을 수 있을 듯하다. 두 가지 일을 대상으로 상상(projection)해볼 수 있다. 하나는 지난 글에 소개한 베터 어드민의 스키마에 차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스키마는 실제 예시(instance)로 해보며 정의하는 것이 좋은데 마침 좋은 후보가 하나 떠올랐다.


아래 이미지를 설명하면서 저자가 'potential engagement funnel'라는 표현을 쓰는데 딱 거기서 찾았다.

고객사에 수거(물류) 최적화 혹은 KPI를 최종 출력(생산 기여) 입장으로 재정의하는 것을 제안한 일이 있는데, 작업 흐름을 깔때기 위에 정의해놓고 점과 선으로 데이터를 모아 보면 상상이 구체화될 수 있을 듯하다. 신난다!


주석

[1] TMI 지만,  나에게 사전 찾는 습관을 알려준 사람을 대학교 1학년 때 두꺼운 Collins 사전을 소개하며 사전 사용법을 전도(?)한 사촌 형이다.

[2] 나는 그런 결과를 보면서 아무 말이나 던지는 일이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여럿 본 적이 있다.

[3] 최적화에 대해 떠들고 싶지만, 이는 다른 기회가 주어지길 기다리기로 한다.

[4] 나는 프로덕트 마케터가 아니라 사업가이고, 최적화라는 표현은 독서토론 동료인 민우님의 표현을 그대로 쓰는 것이다.


지난 베터코드 인사이트의 시작 연재

1. 추적성(Traceability)과 그 쓰임새

2. 베터 어드민의 아기 발걸음 그리고 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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