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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을녀 Oct 22. 2024

삶의향기

냄새에 대한 이야기 



제목 : 삶의 향기


이미 지워진 빛바랜 사진

아무리 떠올려도 가물가물한

추억 한 장에 코를 박고

냄새를 맡아본다.


문방구집 아주머니가 인사

잘 한다고 주신 사탕 하나

와드득 한 번에 행복이

펑 피어나던 달달한 냄새


비 오는 날 축축하게 들어 온 현관

엄마가 보글보글 끓이는 된장찌개

온기가득 넘치는 맛깔 나는 냄새


지친 줄 모르고 하루 종일

친구랑 만든 눈사람

하루 만에 녹아 없어진 날

흔적조차 없어진 외로운 눈 냄새


울지도 못한 나를 위해

대신 울어 준 누군가의 위로

평생 새겨 진하게 우려 낸 눈물냄새


사랑이었을까? 이제는 상관없는

폭 안기면 씁쓸한 아메리카노와

차가운 금속이 어우러진 그런 냄새

그와 참 잘 어울렸었던 냄새


세월이 소복히 눈처럼 쌓이면

문득 묻고 싶다

그때의 나는 당신들에게

 어떤 냄새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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