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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오늘도 스무디를 마신다

언제부터인가 그 남자 그곳에만 가면 스무디를 마신다.

남자도  대단하다.

회사는 금천구인데 퇴근하며 집이 있는 영등포구를 지나처 마포구 망원동까지 가서 스무디를 마시다니,,,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본가가 망원동이라 부모님 뵈러 갔다가 오는 길에 들르기도 하고 망원동에 있는 친구 사무실에 놀러 다가 집에 가면서 들르기도 한다.

가끔은 본가를 가는 것도 아니고 친구 사무실에 놀러 가는 것도 아닌 눈도장 찍고 가려고 퇴근하며 일부러 들려서 스무디 한잔 시켜 차에서 마시면서 집으로 돌아기도 한.

진짜 이해불가이다,

이렇게 그 남자는 카페 사장님한테 자기를 스무디 맨으로 각인시켜 놓았.

카페 사장님알까!

그 남자가 일부러 온다는 것을,,,

그 남자는 차마 자기 입으로는 말을 못 하고 자기가 매일 스무디를 마시러 일부러 온다는 것을 알아 달라고 시위하는 것만 같았.

주문하며 "블루베리 스무디 하나 주세요"라고  마디하고 다 마시고 나서 잔 돌려주며 "잘 마셨어요"라고 한마디 하는 게 다다.

그 이상 뭘 바라지도 않고 욕심 내지도 않는다. 

소박하다고나 할까! 순진하다고 할까!

아니면 능청스러운 것인지도 모르지,

사실 이런 행동은 그 남자가 외로움해소하는 방식 중의 한 가지이다.

그냥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고 누군가가 또는 세상이 그 남자쳐다 봐주고~

언제부터인가 그 남자 멀리 가지 않아도 되는 근처에서눈도장을 찍으며 스무디를 마시갈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주말에 산책하다 너무 더워서 우연히  "카페인 중독"이라는 인데  남자 그곳에서도 스무디 맨을 자청하였.

회사에서 저녁 먹고 야근하다 퇴근하며 들르고,

혼자 영화 보러 가기 전에 들러 테이크아웃 해서 가져가고,

처음에는 "블루베리 스무디 하나 주세요"라고 주문만 하다가 언젠가 한마디 인사말을 기도 하고, 언젠가는 테이크아웃 하지 않고 좀 앉아서 마시다 가기도 하고,

어느 날인가 카페 사장님이 "레인보우 스무디"를 추천한 뒤로는 마치 "저는 사장님의 분부만 따르겠습니다"라는 의사표시로 계속 것만 마신다.

참,

 남자처럼 그렇게 차디찬 스무디를 잘 마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남자는 끊김 없이 차가운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며 스무디를 마시려고 한다.

쭉~ 번에,

가슴까 느껴지는 싸한 전율,

빨대 구멍이 작으면 덜 갈아진 얼음이 빨대 구멍을 막아버려 오롯이 차가운 기운을 느낄 수가 없다.

작은 얼음조각도 빨아들여 깨물어 먹을 수 있반드시 빨대 구멍이 커야 한다.

 남자는 외로운 걸까!

로맨스가이 일까?

그런데 언제부터인 그 남자자 아무 데도 않는다.

망원동 카페도 집 근처 카페,

스무디가 질렸나!

아님 퇴직해서 스무디 먹을 돈이 없나!

사실  남자는 겁이 많고 소심하다.

요즘은 코로나로 집, 직장만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다닌다.

코로나로 집에만 있으려고 하고 만 쓰려고 한다.

나가야 하는데,,,

나가야 사진도 찍고, 그 남자 시리즈를 만들 수 있는데~~~

사실 그 남자만 아는 비밀인데,,,

메뉴에 스무디는 없지만 망원동 친구네 사무실 옆의 카페에도 자주 갔었.

여기는 갈 때마다 친구의 가족에게 음료수와 빵 등을 주는 습관이 생겨  때마다 돈이 많이 지출됐다.

처음에는 한두 번 사주고 말려고 했는데 어는 순간에 '나는 올 때마다 사장님 매상 올려주는 이런 사람이야'라존재감 과시하기 위한 의무감으로 사주었던 것 같다.

망원동 페를 다니던 일이나 근처의 카페를 들랑달랑한 대가로 돈도 많이 지출하고 시간도 많이 딸려 보냈지만 그 당시에는  남자가 최선이라고 추구하는 일상의 패턴이었던 것 같다.

어쨌든 당신이 끝까지 읽으며 기대하던 스무디처럼 시원하게 가슴  뚫리는 로맨스는 없었다~~~


(추신 : 코로나 이후 언젠가 다시 찾아가 보니 망원동 카페는 그 남자가 최선이라고 추구하는 일상이 바뀌듯이 다른 카페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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