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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빈 Jun 06. 2024

[우울증 극복D-24] 3.제한 없는 아바타 세상



D-24 외모는 경쟁력

-제한 없는 아바타 세상


스타일을 가장 빠르고 간편하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이 옷차림이라면, 타투나 피어싱을 더해 기억에 남을 만한 인상을 주고 싶었다. 이효리처럼 팔 뒤에 타투를 하고 싶었는데 주변의 시선이 어떨지 망설여졌다.


무엇보다 내 생각의 전환이 필요했다.

타투하기를 망설이고 있던 때는 코로나19 시국이었다. 연말 타종행사를 ‘메타버스’에서도 한다고 해 친구들과 모이기로 약속했다. 온라인상에서 아바타 차림의 모임이지만, 진짜 만남인 양 들떠 메타버스에 가입하고 아바타를 꾸몄다. 

내 아바타는 청바지에 줄무늬 티셔츠 차림으로 나와 아바타가 정말 똑같아서 흡족했다. 타종 행사장에 접속해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친구들을 기다렸다. 그런데 접속자가 많기도 했지만 바로 옆에 서있다는 친구를 찾을 수가 없었다.


어렵게 만난 친구들의 아바타를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평범한 직장인 아저씨가 된 동갑내기 친구는, 빨간색 머리를 힘껏 끌어올려 묶고 힙합바지를 입고 나타났다. 또 한 친구는 남자인데 치마를 입고 달랑거리는 귀걸이를 단 여장을 하고 나타나기도 했다. 

친구들의 제한이 없는 자유로움에 나도 용기를 얻어 아바타를 다시 꾸몄다. 

아바타를 새롭게 꾸며보니 나를 제한하는 것이 어떤 것들인지 알 수 있었다. 


여자인 내가 남자 아바타로 설정하기 어렵게 느껴졌듯이, 내 몸에 타투를 하기는 힘들었다. 

차선책으로 귓바퀴에 피어싱을 하나 더 추가했다. 새로 뚫은 피어싱 자리에는 열정이 필요한 날은 빨간색 피어싱을, 마음의 평화가 필요할 때는 푸른색 피어싱을 해 그날을 표현한다. 거울 속 피어싱을 볼 때면 좀 더 열정적으로 움직이자고 다짐한다. 


나는 나에게 설정했던 제한을 조금씩 조금씩 허물어 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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