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을 잡아보자 - 황상욱 건강운동관리사
오늘은 골반을 잡는 근육들에 대한 운동을 알아볼 것이다. 부제에서 말했듯, 이것은 옆태 혹은 뒤태를 만들기 위한 운동이 아니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운동을 한다고 해서 골반이 교. 정. 되. 는. 것. 도. 아. 니. 다.
아직도 언론이나 SNS에 '3분 골반 교정', '골반 스스로 교정하기'와 같은 운동방법과 설명들이 떠돌아다니고 있다. 그런 운동들은 골반 부정렬의 많은 케이스 중 하나에 맞는 교정 운동이지 모든 골반 부정렬을 고칠 수 있는 만병통치 운동이 아니다.
일반인들이 바꿔야 할 것은 운동에 대한 인식이다.
의약품을 처방받듯이, 운동도 개개인에 맞게 처방을 받아야 한다. "운동까지 돈 내고받아야 해?", "에이, 뭐 굳이 피티 받을 필요 있나. 요새 X튜브 보면 다 운동방법 나와있고 그래 ~"
맞다.
운동방법은 X튜브에 다 나와있다. 하지만 x튜브가 지금 당신의 몸상태를 알려주지는 않는다. 당신이 굽은 등을 가지고 있건, 거북목을 가지고 있건 x튜브는 신경 쓰지 않는다. 정렬 상태를 자꾸 강조하는 이유는 올바른 정렬이 부상 예방을 위한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함부로 운동하다 다친 일반인들 정말 많이 봤다.)
하지만 이런 상황이 만들어진 것은 트레이너들, 운동처방사들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사람들에게 운동과 트레이너라는 직업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프로페셔널한 행동 모습을 보여줬다면 이 시장에 대한 불신은 아마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여하튼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오늘의 운동을 알아보자.
골반을 잡아주는 것이 교정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늘 운동하려는 근육이 바로 골반 양 옆에 붙어 골반의 좌우를 잡아주기 때문에 ‘잡는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중둔근(Gluteus medius)은 골반 양 옆에 붙어 좌우 밸런스를 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행 시 골반 움직임에 큰 영향을 주는 근육이기도 하다.
흔히 중둔근 운동이랍시고 어떤 운동을 할까? 대부분 밑에 있는 사진처럼 옆으로 누워 다리를 올리고 내리는 운동을 시킬 것이다.
항상 말하지만, 운동은 목적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슨 운동을 하던, 타겟팅하는 근육의 기능에 맞게 트레이닝해야 한다. 중둔근의 주된 기능과 목적은 보행 시 골반의 좌우 밸런스 균형 조절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들지 않는가?
누워서 다리만 옆으로 드는 것이
걸을 때 도움이 될까?
딱 봐도 별로 영향 없을 거 같다. 실제로도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 운동이 보행 시 골반 안정성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나왔다.
자, 각설하고 실전으로 들어가자.
1) 그림처럼 옆으로 눕되, 벽에 등을 댄다.
2) 뒤통수, 날개뼈, 꼬리뼈 이 세 포인트가 벽에 닿아야 한다.
3) 아래 허리에는 수건을 접어 허리가 너무 뜨지도, 붙지도 않게 한다.(그림처럼 자연스러운 굴곡을 만든다)
4) 머리는 손이 아닌 배게로 받친다. 이때 머리가 너무 올라가선 안되고 올바른 정렬이 만들어질 정도의 크기면 된다.
5) 밑에 있는 손은 앞으로 쭉 뻗고 위쪽 손은 골반에 얹는다.(운동 시 골반이 올라오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6) 밑에 다리는 90도로 만들어 안정성을 확보한다.
7) 위쪽 다리는 살짝 들어 올리는데 발이 위 어깨와 평행한 높이까지만 들어 올린다.(사진의 경우, 발의 높이가 너무 높다.)
8) 위쪽 발에 작은 책을 하나 둔다. 그 상태에서 책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며 위쪽 무릎을 90도로 굽힌다.
9) 시작 자세와 끝 자세는 다음과 같다.(빨간색 선은 책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왼쪽- 시작, 오른쪽- 끝)
10) 호흡은 다리를 90도로 만들 때 내쉬고 원상태로 돌아올 때 들이마쉰다.
*주의할 점
1) 운동 시 척추 정렬이 무너지면 절대 안 된다. 아까 언급한 세 포인트가 계속 벽에 닿도록 유지해야 한다.
2) 책은 당연히 떨어뜨리면 안 된다.
3) 배꼽 안쪽 척추와 골반과 허벅지뼈가 만나는 부분이 서로 줄로 연결돼있어 다리를 들어 올릴 때 그 줄이 팽팽해진다는 느낌으로 하면 더 쉽다.
4) 위쪽 골반이 움직일 때 허리 쪽으로 올라가면 안 된다. 밑에 있는 골반과 수직을 이루어야 한다.
사진으로 봤을 때 우스울지 몰라도, 정말 힘든 운동이다. 책을 발에 올리고 다리를 굽힐 때 골반이 올라오지 않게 조절하면서 동시에 척추 정렬이 무너지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 10회가 지나지 않아 골반 옆쪽이 뻐근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개수는 중요하지 않다. 1회씩 할 때마다, 자세가 무너지지 않게 정성 들여 몸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더 이상 개수에 집착하지 말고 몸의 느낌에 집중해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