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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희정 May 24. 2022

파란 꽃

시_파란 


정희정


짙은 밤하늘에 노란 달이 피어오르면

슬픔도 같이 피어오른다.


밤에 핀 장미는 서글프게 아름다워

바라만 봐도 눈물이 나게 된다


어두운 방, 홀로 이불속에 웅크려 피어낸

파란 꽃도 슬프면서도 영롱한 빛을 낸다


다만 아무도 보지 못할 뿐,


 아무도 모르게 이불속에서

슬픔의 파란 꽃을 피웠다가

달이 지면 슬픔도 진다


다만 아무도 알지 못할 뿐,


혹시나 싶어

동이 트기 전에 황급히

이 슬픔의 파란 꽃을 따다

누군가에 전해주면 그 찰나에

꽃은 내 손에서 지고 만다


빈 손을 아쉬운 채로 꼬옥 쥐고

나는 다시 돌아가

이불속에서 웅크려

슬픈 파란 꽃을 만든다.


나만 알 뿐이다.


세상도, 사람도, 아무도 모르는


내 슬픔의 파란 꽃은

서글프게 나만 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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