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에게, 봄에게
사람들은 계절의 여왕을 5월이라고 말하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어려운 건 겨울이 봄으로 바뀌는 거다. 언 땅이 녹고 움이 트고 죽어 있는 가지마다 총천연색 꽃이 피어나는 것. 힘겨운 건 그런 거다. 여름은 그저 봄의 동력을 받아 앞으로 몇 걸음 옮기기만 하면 온다.
난 여름이 오는 바람 냄새를
알아챌 수 있어.
언젠가 만날 수 있길 바라며.
나랑 편지하는 게
재미없을지도 몰라.
아직 몰랐니?
너희 꼭 닮았는 걸.
너무 뜨겁지도 않고,
너무 차갑지도 않고,
한결같이 상냥한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