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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ond eyes Mar 22. 2022

실무자를 위한 CS 서비스 기획 가이드 (9)

데이터를 활용한 CS/CX 개선 실무 사례 3선 

들어가기 - CS/CX, 비즈니스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까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CS/CX에 대한 최근 동향을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은 답글이 달렸다. 

"좋게 말해 CX 지 CS 하고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은데 뜨는 직무인지는 모르겠어요."
"저평가받고 있던 포지션이 관심받고 있는 건 동의하지만, 해당 직무 전문가에 대한 연봉 및 처우, 
그리고 회사 내에서의 직무 중요도로 보았을 땐 관심을 가졌다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CX를 강조했고, 미국에서도 관련 학과 및 연구가 있고, 토스를 필두로 한 빅 테크 일부 기업들이 이 직무를 고객 경험 개선 관점에서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CX의 비즈니스 임팩트를 증명할 수 있나요? 쉽지 않을 것입니다." 
블라인드 게시판의 CS/CX와 관련된 글의 댓글


사실, 어떤 점에서 보면 전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이다. 

CX라는 단어가 어느 순간부터 서비스 기획자들이나 테크 기업들의 힙한 단어로 자리매김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단어를 쓰지 않으면 마치 고객지향적인 자세를 갖추지 못한 인상을 받지 않을까라는 FOMO (두려움) 때문에 활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이 단어만 있으면 뭔가 잘 팔릴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고나 할까.
고객의 생애 주기를 관리한다고 했지만 CX는 고객 경험 주기 내 발생한 문제를 발견하는 경호원, 감찰관, 경비원 정도의 영역으로 국한되었을 뿐 실제 개선은 기획자와 개발자, 해당 업무 담당자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아파트 공동 구역에서 불이 났는데 경비 업체 직원이 순찰 중 화재를 발견했고, 신속한 신고 덕에 119 대원들이 불을 잘 끌 수 있었다. 그럼 경비 업체 직원의 공로는 몇 퍼센트나 인정받을 수 있는 걸까?
이 직원은 이듬해 연봉 협상 시, 이러한 가치 기여도를 인정받을 수 있는 걸까? 


본론 - 고객센터에도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구조 문화 정착이 가능할까?

걸음마 수준인 국내 CS/CX 직무 시장에서 종사자들은 서론에서 언급한 비즈니스 임팩트의 유무의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적극적인 고객 효용 증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VOC 분석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서비스의 운영을 함께 담당하는 관점에서 CS/CX가 서비스 리텐션의 브릿지 역할이 될 수 있음을 데이터를 통한 상관관계를 증명하는 작업들을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업의 CS/CX 개선 사례 및 어떤 데이터와 지표가 활용되고 있는지 초차 구글링이나 여러 콘텐츠에서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이번 본문에선 CS기획자로 일하며 데이터에 기반해 직접 개선했던 실제 사례들을 함께 공유하고, 어떤 지표들을 설정해 고객 경험 개선의 영향도를 파악했는지 기술해보고자 한다. 


[CASE 1 - 실시간 채팅 상담의 서비스 운영 안정기] 

1) 상황 - 확인 지표 : 응대율 

회사에서 론칭한 실시간 채팅 상담 서비스는 오픈 초기부터 문제가 많았다.
서비스 오류가 많은 것도 문제였지만, '실시간'이라는 단어가 부끄러울 만큼 느린 답변과 응대율 조차 떨어졌다. 실시간 채팅 상담은 본래 적은 비용으로 고객의 문의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어 적은 인원을 가지고도 많은 문의 건을 처리하는데 적합한 스타트업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대게 '채널 톡'과 같은 채팅 상담 서비스를 Saas 기반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대기업의 경우엔 인앱 모델로 구축하고 있다. 회사는 이런 트렌드에 뒤늦게라도 따라가기 위해 론칭일을 앞당겨 서비스를 오픈했지만, 10명 안팎의 상담 인력으로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문의 건들을 처리하기란 쉽지 않았다. 오픈 결과 3개월간의 상담 응대율은 처참했다. 평균 90%가 넘는 콜 응대율과 달리 실시간 채팅 상담의 응대율은 고작 50%대였다. (오픈... 왜 했을까 -_-)

실시간 채팅 상담 응대 현황


2) 문제 해결 - 확인 지표 : 시간대별 응대 현황 

문제는 고객센터의 핵심지표는 '콜 응대율'에 있었다. 아무리 신규 서비스가 론칭된다 하더라도 고객 문의 인입 비중의 40%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콜 (ARS+상담원) 채널의 우선순위를 깨기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고객센터 직원들은 직무에 관계없이 전화 응대 업무가 기본이 되었다. 

채팅 상담 전담 상담사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실시간 채팅 상담을 하는 와중에도 콜 지원 업무는 빠질 수 없었고 평가 또한  본 업무 80, 콜 응대 20의 비중을 토대로 업무가 진행되었고 이에 맞춰 평가도 진행되고 있었다. 


물론 해결 방법은 아주 간단해 보인다. 그저 실시간 채팅 상담사의 콜 지원 업무만 삭제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당사의 첫 번째 목표는 '콜' 응대율이었다. 원청사가 도급사의 업무 방식에 대해 개입할 여지는 없지만 월 실적 평가에서 협의해놓은 KPI를 맞추지 못한 부분에 대해 도급사는 적절한 자구책과 대안을 마련해야 했다. 그 목표가 합리적이라 하더라도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지 못한 근시안적이라는 평가도 받을 수 있던 것이다. 때문에 콜 지원 업무를 무작정 삭제할 수는 없던 노릇이었다. 


딜레마의 빠진 상황에서 우연히 발견한 데이터는 '시간대 별 채팅 상담 응대율'이었다. 데이터를 볼 때 잘게 쪼개라는 문장이 머릿속을 스쳤고, 일단위의 응대율이 아닌 시간대별 응대율을 확인해 가장 취약한 시간대를 추려낸 것이다. 이후 가장 채팅이 몰리는 특정 2개 시간대만 우선 선발해 지원 인력을 추가 투입하였고 근무인원의 업무 시간 편성 또한 그에 맞춰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는 대 성공이었다. 3월 신규 채용한 인원을 투입하기까지 응대율은 기존 대비 20% 가까이 올릴 수 있었고 여전히 콜 응대율에 비해 부족한 실적이었지만 구색은 갖출 수 있었다. 

뒤늦게 확인해본 시간대별 응대율, 특히 응대율이 낮은 시간대를 주기적으로 관찰했다 


3) 배운 것 

기존에 운영 이력이 없던 신규 채널이 탄생했을 경우 가장 어려운 것은 인당 시간당 평균 처리 건수 산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당연히 상담사들의 처리 역량과 노하우를 믿지만, 이상적인 응대 수준이란 과연 몇 건인가는 지금도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하물며 한 명의 상담사가 하나의 채널만 전담하는 것이 아닌 여러 채널의 상담을 담당하는 종합몰 고객센터의 경우라면 '적정성'에 대한 정의 자체가 저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때문에 고객센터에서는 대게 평균 응대건수에서 약 120%를 초과하는 실적을 달성할 경우 목표 건수를 조정한다. 연차와 숙련도에 따라 달성해야 하는 목표 건수는 다르지만 평균 처리 건수가 설정한 목표 대비 120%에 근접하다면 이는 '쉬운 목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시간 채팅 상담의 경우 참조할 수 있을만한 기존 히스토리가 없었던 상황에서 데이터의 조회 주기를 '시간'단위로 쪼개 병목이 발생하는 구간의 인당 처리율을 확인했고, 응대율이 적정 수준으로 올라오기 전까지는 인원 부족이 가장 큰 문제라는 판단 아래 지원 인력을 더 투입함으로써 문제를 종식시킬 수 있었다. 이번 계기를 통해 데이터를 쪼개서 분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더 체감할 수 있었다



[CASE 2 -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콜센터로 들어가는 전화량] 

1) 상황 - 확인 지표 : 지역별 콜센터의 응대율을 확인하라 

일 평균 2만 건 이상의 고객 문의 전화를 받는 고객센터의 경우, 고객센터 운영의 전문화 및 위험 발생에 따른 비상 상황 대비(EX. 특정 상황으로 1개 센터가 폐쇄될 경우)를 위해 지역을 2곳 이상으로 분리하는 곳이 많다. 내가 속한 회사 또한 A와 B지역으로 나눠 고객센터를 관리하고 있었다. 두 센터의 생산성, 즉 응대율 차이가 제법 있었다.

고객센터 지역별 응대율 현황 

당사에서 설정한 목표는 95% 수준이었지만 메인 지역에 해당하는 지역 A의 고객센터 응대율이 월등히 높았다. 그것도 꽤 오랜 시간 동안. 당시 지역 A와 지역 B의 고객센터 규모는 상담원 규모로 보았을 때 대략 1.5배 정도 차이가 있었다. 그만큼 지역 A센터의 인원 또한 많았기 때문에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전체 지역 A와 지역 B로 들어가는 콜 분배량도 인원수에 맞게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조건을 이해한다 치더라도 지역 B의 고객센터의 생산성이 다소 떨어져 보였다. 실무자들이 내린 결론은 단 하나. '지역 B의 상담사 및 관리자들이 일을 안이하게 하는 군. 더 타이트하게 관리하라고 압박해야겠어!


2) 문제 해결 - 확인 지표 : 지역별 콜의 유형별 인입 비중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고객의 '문의 콜'이라는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아주 복잡하게 이뤄져 있다. 


고객 전화의 이력을 추적하는 최소 단위를 우리는 '스킬'이라고 한다. 

홈쇼핑 채널로 예를 들었을 경우, 고객은 상담원을 통해 주문을 할 수도 있지만 배송, 교환, 취소 등의 기타 문의로 인해 전화를 걸 수도 있다. 또한 자신이 전화를 건 번호가 IPTV를 보고 건 전화인지, 일반 케이블 방송을 보고 전화했는지 등에 따라서도 구분을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전화를 성격에 따라 구분하는 최소 단위를 '스킬'이라고 표현한다. 상담사에게도 이런 스킬이 있어야 전화를 받을 수 있다. (만약 A상담사가 주문 - IPTV(KT) 스킬은 가지고 있지만 기타 문의 - IPTV (SK) 스킬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 전화를 받을 수 없다.) 


본론으로 다시 돌아와 보면, 지역 B의 고객센터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은 주문 전화의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인지 아니면 기타 문의에 대한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인지 한 번 더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었다. 

어떤 채널을 통해 전화를 건 것 까지는 통제할 순 없더라도 주문과 기타 문의는 충분히 전화 유입량의 분배 정책만으로도 조정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가설을 세우고 다시금 지역별 콜 비중을 주문과 기타 문의 콜 비중이 다를 경우 응대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데이터를 나눠 보았다. 

지역 A와 지역 B의 기타 문의 비중은 꽤나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본래 당사가 생각한 주문과 기타 문의의 인입 비중은 4:6 또는 7:3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지역 B의 주문과 기타 문의 인입비 중은 무려 5:5 또는 6:4에 달하고 있었다. 주문 콜이 밀리는 것이 무슨 큰 대수냐고 할 수 있지만 홈쇼핑 사에선 큰 차이를 일으킬 수 있다. 예컨대 라이브 방송을 하는 홈쇼핑의 경우 특정 프로그램, 인기 쇼호스트, 인기 상품, 인기 게스트, 날씨, 구성품 차별화 등 무수히 많은 변수들에 의해 우리가 알 수 없는 수준으로 순간적인 주문 콜이 폭주할 때가 있다. 이 경우 인원 비중이 적은 지역 B에 주문 콜이 몰려들면 서비스 응대율이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본 상황에서 우리 팀은 아래의 테스트를 진행했다. 당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여러 스킬 중 하나를 골라 콜 분배량을 임의로 조정해 지역 A에 주문 콜이 더 많이 들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1주일의 테스트 결과에도 큰 차이가 없자 스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스킬을 골라 10일가량 테스트를 진행했다. 결과는 대성공.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만큼 지역 A와 지역 B의 주문, 기타 문의의 인입 비중이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졌다. 한 달여의 테스트를 진행해본 뒤, 만약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면 모든 스킬에 콜 분배 비중을 변경할 예정이다. 


3) 배운 것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것이 얼마나 쓸모없는 일임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가끔 팀장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있다. 고객센터의 관리자가 작성한 보고서의 데이터를 가지고 최종 보고를 드릴 때마다 '이거 더블 체킹 한 것 맞니'라고 말이다. 여태껏 A라고 믿어왔기 때문에 보고서에 적힌 데이터도 그러한 방향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거나, B라는 결론을 도출하게 된 데이터의 내용이 자세히 보면 맞지 않는 것들이 꽤 있었기에 무비판적인 수용이 얼마나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는지 늘 조심하라고 하셨던 내용이다. 막상 그걸 내가 발견하고 20년 가까이 그대로 정책을 고수해온 우리 팀 입장에서 나름의 테스트를 진행하고, 단계적 가설을 세워 유의미한 결과를 얻은 것이 처음이었기에 이번 기회를 통해 팀 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구조를 더욱 강하게 확립할 수 있었다.




[CASE 3- 통제 불가능한 해외 브랜드를 단숨에 개선하게 했던 사유]

1) 상황 - 확인 지표 : 서비스 응대율 

우리 온라인 몰에는 국내에 단독 입점한 해외 패션 브랜드 한 곳이 있다. 패션 피플 사이에선 압도적인 인기와 함께 미니멀 룩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브랜드였고, 국내 론칭한 이후로 단 한 번도 매출 성장세가 꺾인 적이 없을 만큼 매체 파워가 작은 우리 온라인 몰에 입점해주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고마운 브랜드였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매출', 영업 관점에서만 그랬다. 대게 종합몰에 특정 브랜드가 입점하는 경우 해당 입점몰의 협력사 정책을 준수하게끔 되어 있다. 고객 보상 정책은 물론 상품을 관리하는 물류의 관리 주체 또한 종합몰의 물류 창고를 사용하는 편이다. 아울러 해당 종합몰이 주로 거래하고 있는 택배사를 사용하기 마련이다. 예컨대 같은 CJ택배라 하더라도 종합몰이 계약하는 경우와 브랜드가 단독 계약하는 경우는 성격이 다르다. 전자의 물량이 훨씬 더 크고 대형 고객인 편이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의 완성도가 훨씬 더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즉 물류와 택배, 영업과 CS가 일원화되어 있는 구조가 하나의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오퍼레이션 이슈와 마케팅, 기타 소비자 관련 이슈를 한 번에 케어하기 원활하다. 


그러나 이 브랜드는 예외였다. 영업과 마케팅은 본사와 계열사 A와, 물류는 B업체와 계약하고, 택배는 C업체와 계약을 진행했으며, CS는 우리 회사에 위탁하여 그 어느 것 하나 한 회사에 붙어 있는 경우가 없었다. 이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각 파트너의 이슈 관리를 계약 주체 당사자인 브랜드 측만 할 수 있다. 만약 우리 회사에 모든 것을 일임했다면 물류와 택배 이슈 모두 CS팀에서 총괄하여 위기 대응 시나리오부터 내부 협력사 페널티 정책에 따른 보상금 청구 등의 다양한 운영 정책을 그대로 실현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물류에서 발생한 문제, 택배사에서 발생한 문제를 아무리 고객센터에 고객이 항의하더라도 브랜드사의 의지가 적다면 CS팀은 그저 총알받이만 될 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때문에 CS팀은 세일 때마다 곤욕이었다. 1년에 정기 세일만 4번, 1회 세일 시 2개월이 넘는 세일을 진행하다 보니 세일 시작 2-3주는 항상 문의 전화가 터질 것 같았다. 평소 대비 80%가 넘는 콜이 물밀듯 들어오지만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은 아무것도 없었다. 배송이 안돼요, 송장은 나왔지만 배송 흐름이 안 보여요, 왜 환불이 되지 않았나요, 온라인 몰에서 왜 이 브랜드만 1대 1 문의가 안 되나요 등. CS/CX 기획자로서 무력감을 느낄 만큼 개선 리스트를 4년간 들고 브랜드 미팅을 찾아가 이야기해보았지만 그때마다 돌아오는 답변은 한 가지. 

'배정된 개발 인력이 없거나 물류/택배사에서 물동량을 처리할 인력이 없어 내년에 관련 예산 배정하겠습니다.' 그게 벌써 4년이 흘러 5년이 지나고 있다. 


2) 문제 해결 - 확인 지표 : 상담사의 불만을 VOC 건수로, 고객의 가장 가려운 부분을 정기 관리 데이터로 

고객센터 상담사들의 불만은 쌓여만 갔다. 메신저는 세일 시즌 때 매주마다 쏟아졌고 불만 유형들을 취합해서 위클리, 먼슬리, 이어 앤드 미팅 때 정리해서 우리의 불만사항을 이야기해 나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지는 것이 없었기에 나는 문득 이렇게 생각했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면 숫자가 필요한데, 생각보다 숫자로 말한 적이 별로 없구나!'

당시 상담사들의 불만들


우리 팀이 선택한 것은 2가지였다. 

첫 번째는 VOC 접수 유형을 더 상세화하였다. 기존 VOC 접수 코드는 배송지연, 환불 지연 등으로 되어 있었지만 세일용 별도 접수 코드를 운영해 기존 시즌 대비 심각성이 얼마나 큰지 숫자로 대조 효과를 주려고 했다. 아울러 같은 배송 지연이라고 해도 배송 단계로 나눠 송장 발행 전 지연 인입, 송장 발행 후 지연 인입, 물류사 출고 후 지연 인입 등으로 상세하게 나누어 고객의 사용자 여정 지도에 맞는 VOC 코드를 생성해 브랜드사와 영업, 마케팅 팀이 즉각적으로 대시보드를 함께 확인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두 번째는 고객 불만이 가장 많았던 '환불 지연'이었다. 환불이 지연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고객이 환불할 상품을 지정 장소에 내놓지 않았거나 (고객 과실), 장소에 잘 두었지만 택배 기사가 가져가지 못했거나 가져가는 도중에 분실했거나 (택배사 과실), 잘 가져가서 협력사 물류 창고에 전달은 했지만 물류사가 검수할 상품이 많아 환불 처리를 못해주고 있거나 (물류사)라는 3가지 경우다. 세일 시즌에 발생하는 환불 지연의 사유는 물류사 과실인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어찌 보면 이 환불 지연 관리는 매출 이슈와 연결되어 있는 영업이나 택배사 또는 물류사 측에서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로 보인다. 그러나 놀랍게도 환불 지연, 회수 지연율을 관리하는 주체는 그 어느 곳도 없었다. 


그래서 즉각 나는 3가지를 보았다. 세일 기간과 비세일 기간의 월별 출하 지시 건수와 동 기간의 회수 지시 건수를 체크해 세일 대비 교환 및 반품이 발생하는 비중을 확인했다. 이윽고 회수 지시 건수 대비 실제 회수 확정 (환불 확정 또는 교환 확정 처리)가 되기까지 D+N일이 걸리는지 전체 데이터를 추적 조사했다. 보통 종합몰의 다른 브랜드는 D+3일 이내 회수 확정 처리가 된다. 하지만 해당 브랜드의 특수성을 감안해 D+5일이 지난 것이라면 이건 심각한 고객 불만을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고 D+5일 이후 회수 확정 처리한 건에 대해 비중을 유의 깊게 살펴보았다. 결과는 세일 기간에는 D+5일 이상 확정처리된 것이 전체 회수 확정 접수 건의 80%를 차지했다. 그리고 이 수치는 비세일 시즌과 비교했을 때 50%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였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고서를 만들어 브랜드 사는 물론 물류와 택배사, 마케팅과 영업 담당 부서에 전체 회신을 돌렸다. 팀장님께서 힘을 실어주신 덕에 기존의 제안했던 개선 요청 건까지 한 번에 관철시킬 수 있었고 지난 4년간 후순위로 밀렸던 CS관련 개발 이슈 건 6건이 개발 착수라는 쾌거를 얻을 수 있었다. 


3) 배운 것 

뭔가 허무하다는 생각이 더 강했다. 왜 내가 여태껏 이렇게 데이터로 설득하지 못하고 그저 떼를 쓰는 아이처럼 말해왔을까라고 되뇌며 지난날의 내가 참으로 부끄러웠다. 이 데이터를 얻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진 않았지만, 덕분에 내가 추출한 데이터 항목들은 현재까지도 항시 관리 지표로도 설정되어 고객 불만 발생의 척도로 삼고 있다. 

 


결론 - 데이터 기반 문화 구축을 위한 담당자들의 헌신

5년간 일하면서 느낀 점은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은 조직의 노력 없이는 현실적으로 많은 걸림돌이 있다는 것이다. 애초에 관련 데이터가 설계되지 않아 DB 구축 프로젝트를 다시 띄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부터 있다고 하더라도 데이터를 다운로드하기 까지 여러 유관부서를 거치고 결재까지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도 자체를 포기하거나, 관련 데이터가 있다 하더라도 이것을 항시 관리 지표로 만들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의 수기 작업이 필요해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연출되는 것이 비일비재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위에 나열한 3가지의 난관을 거쳐 실무자가 설정한 가설과 결과가 맞아떨어지고 그것이 실제 비즈니스 가치로까지 이어진다고 했을 땐 사뭇 사람들의 반응이 달라진다. 보지 못한 것을 보게 되고 숫자가 부여되고 나니 그제야 현실을 깨닫게 됨으로써 본인들이 어떤 행동을 결정해야 할지 스스로의 액션 플랜들을 세우기 마련이다. 하물며 늘 기업에서 소외되었던 CS/CX 부서라면 이러한 지표에 더 외진 곳에 위치해 있거나, 데이터를 추출하기 위한 관련 설루션조차 도입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CS/CX가 글 콜센터의 상위 버전이라는 말을 듣지 않고 끊임없이 기업 내 중요 부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어느 일정 수준 전까지는 현업자들의 이러한 데이터 증거주의에 기반한 수기 작업이 일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무척이나 귀찮고,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CS/CX 직무의 가치를 아는 담당자들의 노고가 분명 꽃 피울 날이 올 것이라고 본다. 



※이전 글 다시 보기 

(1) CS의 명가, 홈쇼핑에서 CS 서비스 기획을 하는 방법 4가지 

(2) 이커머스의 만족도는 반품 정책에서  결정된다

(3) 코로나를 통해 바라본 배송 지연, 품절 위기 대응 관리 전략 
(4) 
신규 몰 오픈을 앞둔 CS 서비스 기획자를 위한 최소한의 체크리스트

(5) 콜센터 조직문화 평가, 과연 필요할까?

(6) 도급사 고객센터의 마음을 움직이는 7가지 커뮤니케이션 스킬

(7) CX에서 봐야할 8가지 주요 데이터 지표 

(8) 9개 기업의 채용 공고로 이해하는 CS/CX  기획의 주요 직무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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