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언제나처럼 아시아마켓을 둘러보다가 한국 무를 발견했다! 1년이 넘게 스트라스부르에 살면서, 처음 들어온 한국 무였다. 여기 무로도 깍두기 같은 걸 만들 수는 있지만, 한국 무처럼 단단하지가 않고 단맛도 적다. 너무 반가워 무를 3개나 사들고 왔다. 그렇게 사온 무로 섞박지를 만들었다. 한국 친구가 준 깻잎김치까지 곁들여, 김치 2종과 흰쌀밥을 먹었다. 스트라스부르에 와서 차려먹은 밥 중 가장 한국인다운 밥상이었다.
3월 3일, 마트에서 홍합을 보고는 내가 좋아하는 홍합찜에 감자튀김을 곁들여 먹어야지-란 생각이 들어서 냉큼 사들고 왔다. 버터와 와인으로 홍합찜을 했다. 너무 만족스럽고 맛있게 잘 먹은 메뉴였다. 버려야 할 홍합 껍데기가 많은 건 좀 귀찮지만 말이다.
3월 4일 한글학교 근처에 빵집이 하나 있다. 어딘가에서 상도 받은 집이라고 갈레트 맛집이라고 들었는데, 이 날 도넛 같은 것을 하나 사서 먹었는데, 프랑스 와서 먹은 도넛 중 제일 맛있었다. 반죽 도우 자체가 쫄깃하니 너무 맛있더라. 이후에 몇 번 더 먹고 싶었는데, 매번 만드는 건 아닌지 먹을 수가 없었다. 이곳을 떠나기 전에 꼭 다시 한번 먹고 싶다.
3월 4일 점심으로 "고추장물"이라는 고추볶음장을 만들었다. 마트에서 사 온 맛보니 그다지 맵지 않은 고추를 사용했다. 멸치와 함께 볶고, 액젓을 넣어 간하는 메뉴였다. 간단한데 감칠맛이 폭발하더라. 냉동실에 있던 연어로 연어조림까지 해서 밥에 고추볶음을 얹어 밥을 먹었다. 맛있고 안 맵다고 잔뜩 먹었다가 밤에 배탈이 나서 식은땀 줄줄 흘리고 화장실 들락거리고 난리 났었다.
3월 8일, 가끔은 동네 피자집에서 피자를 사 먹는다. 프랑스라서 치즈가 저렴해서인지 4가지 치즈 Quatre fromage 피자를 주문하면, 치즈가 넘치게 올라와 있다.
3월 13일, 아시아마켓에서 공심채(모닝글로리)를 사 왔다. 공심채에 어울리게, 나름 덮밥을 만들고 계란 프라이도 얹었다. 공심채는 맛있어서 한 접시를 바로 다 해치웠다. 세상에 맛있는 건 많고 요리할 것도 많은데 내가 먹을 수 있는 게 한정적이란 것이 안타깝다.
3월 14일, 깍두기를 담갔다. 깍두기에 내가 좋아하는 미역국을 끓여 곁들였다. 미역국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3월 15일, 곧 연구원 커뮤니티에 한국인의 날 행사를 하게 되어서 그때 쓸 디저트로 호떡을 구웠다. 미리 구워서 냉동해 두고, 당일에 오븐에 데워갈 생각이었다. 기본 호떡에 조금 색다르게, 단팥을 넣어 단팥 호떡도 만들었다. 맛이 꽤 좋았다.
3월 17일, 스트라스부르의 이공계 박사과정과 연구원들의 커뮤니티인 StrasAir에서 "한국의 날"행사를 하게 되었다. 나의 제안으로 이뤄졌고, 내가 요리를 담당하기로 했다. 이곳 임원이자 연구실 동료가 함께 우리 집에 와서 요리를 조금 도와줬다. (재료손질 정도-) 메뉴는 찜닭, 비건 잡채 (버섯 넣고), 베이컨 김치볶음밥, 매콤 제육양념 볶음밥, 제육볶음 쌈, 디저트로 호떡이었다. 모든 메뉴가 바닥을 비울 정도로 사람들이 모두 좋아했다. 대략 30여 명의 사람이었고, 강남 스타일 노래도 틀고, 한국에 대한 퀴즈도 맞추면서 즐거웠다. 즐거움보다 이 사람들을 위해 이 요리들을 다 준비했다는 점에서 나 자신이 뿌듯했다. 사람들에 내게 다가와 이걸 어떻게 다 준비했냐며 너무 맛있다고 말을 많이 해줬다. 모두 친절했고 잘 즐겨줘서 고마웠다.
3월 18일, 가끔 시내에 있는 파이브가이즈에 간다. 모든 토핑을 추가해도 가격 차이는 없지만 난 심플한 게 좋다. 치즈버거를 시키고 추가하는 건 보통 볶은 양파정도에 소스는 마요/케첩 또는 머스터드/케첩이다. 버거는 몸에 안 좋게 먹을수록 맛있더라. (개취!)
3월 18일, 점심 후에 한국인 친구 집에 갔다. 친구가 한국에 다녀오면서 꽃게 액젓을 사 왔다. 유튜브로 둘 다 전현무가 꽃게액젓 파김치에 미친 것을 보고는 너무 궁금했던 것이다. 꽃게 액젓으로 파김치를 담가 맛을 보니, 멸치액젓보다 달짝지근한 감칠맛이 더 돌더라.
파김치만 담그기 아쉬우니 배추김치도 담그고, 김치 준비하는 동안 수육도 만들어 함께 늦은 점심으로 갓 만든 김치에 수육을 먹었다. 김치부자가 되면 마음이 꽉 찬 기분이다.
3월 19일, 한국인 동생과 브런치 약속을 해서 아침에 시내로 나갔다. 만나기로 한 가게로 가니 사람들 줄이 엄청 길더라. 인기 있는 가게 같아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조금 실망스러웠다. fluffy pancake를 시켰는데, 맛이 정말 실망스러웠다. 이때 실망스러워서 이후에 내가 직접 만들었는데, 내가 만든 게 더 맛있더라. 인기 많은 건 아마 음식들이 예뻐서 그런 게 아닐까? 그리고 여기는 이런 거 파는 가게가 (게다가 일요일 아침에)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었다.
3월 20일, Abylimpics 국제 장애인 기능대회에 한국 국가대표들의 통역으로 참여하게 되어 대회가 열리는 메스 (Metz)로 갔다. 첫날 선수들과 처음 만나고 식사하며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내 담당 선수를 만나서 대화를 나누며 식사를 했다.
3월 21일, 한국인 통역 담당자들이게 임명장도 주고, 한국팀의 종합우승 9연패를 기원하는 행사를 가졌다. 별생각 없이 왔는데, 내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조금 당황했다. 점심은 중국식 뷔페였다.
3월 22일, 대회 전날이다. 사전 모임이 있어서 대회장에 왔고, 대회장에 있는 뷔페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저녁은 개막식이 있었다. 각종 공연들도 보면서 식사를 했다.
3월 23일, 대회 첫날이다. 아침 호텔에서 조식을 먹는다.
점심은 대회장에서 뷔페를 먹는다. 맛없다.
3월 25일, 폐막식이다. 칵테일파티에서 와인, 맥주도 실컷 마시고 사람들과 대화하며 시간을 보낸다.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때가 제일 즐거웠다!
3월 28일, 집에서 혼자 한국인의 밥상을 찍었다고 하겠다. 김치찌개, 계란말이, 김, 흰쌀밥 환상조합이었다.
3월 31일, 3월의 마지막 날 금요일- 날 위한 술상을 차렸다. 메뉴는 막걸리 안주인데 술은 와인이었다. 프랑스 느낌 나는 건 와인뿐이다. 가끔 친구들이 묻는다. "너 프랑스에 있는 거 맞아?" 응 맞아...
*이 모든 요리들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살면서 내가 해 먹거나 사 먹은 요리들이다.
*3월에 먹은 요리들과 관련된 브런치글들.
https://brunch.co.kr/@hwakwi/196
https://brunch.co.kr/@hwakwi/190
https://brunch.co.kr/@hwakwi/188
https://brunch.co.kr/@hwakwi/179
https://brunch.co.kr/@hwakwi/1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