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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선용 Oct 17. 2021

일기예보가 다 맞는 건 아니었어

詩詩한 일기 5

양심이 뭔지, 착한 사람은 왜 자기를 학대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러지 마세요. 수 억을 해먹고도 당당하게 큰소리치는 사람도 있는데 뭐가 부끄러워서 강물에 물수제비 던지듯 나를 던지느냐 말이죠. 뻔뻔하게 열심히 살아서 꽃 보란 듯 하늘거리며 뽐내야지요. 나도 하마터면 그럴 뻔했어요. 사업이 망하고 빚덩이가 역기 같아서 도저히 들지 못하겠더라고요. 올림픽 때 힘에 부쳐 역기를 내동댕이치는 역기 선수를 봤지요? 그런데 인생은 역기와 달라서 내동이치면 안 되는 거예요. 그럼, 어떻게 하냐고요? 별거 없더라고요. 손해나는 줄 알면서도 누가 부탁하면 마지못해 들어주는 거 안 하면 돼요. 못됐다는 소리 좀 들으면 어때요? '착하게 살아라' 라고 누가 말하면 한 대 패주고 싶어요. 그건 '착한 척하며 살아라'와 같은 말이거든요.  


바람이 불면 꽃도 수그립니다. 버티면 꺾어지니까요.

오늘은 담배꽁초 하나를 주웠고, 폐지 줍는 할아버지 리어카 뒤를 밀었어요.

눈치 보면서 피는 꽃은 아름답지 않아요.

질 때도 추하게 지거든요.


우리 착하게 살지 않기로 약속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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