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그에게 가장 필요한 것

리분동지 신혼(그림) 일기

by Jessie

그는 많은 것들을 짊어지고 산다. 나는 집에 도착하면 하루 종일 있었던 일들을 쏟아내기에 바쁘지만 그는 언제나 휴대폰을 보며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잊으려 노력하는 것만 같았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그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나는 알지 못했다. 언제나 받는 것이 익숙했던 내가, 묵묵히 자리를 지키던 그가 일상이 되어버린 따름이었다.






그 날은 그가 여느 때처럼 야근을 하고 돌아온다는 연락이 왔다. 거실에 있는 작은 조명에 불을 켜 두고 잠이 들었고 그가 돌아오기 전까지는 분명 단잠에 빠져 있었던 것이 분명했다. 그가 문을 열고 들어온 순간 안방까지 풍겨온 그의 발 냄새는 상상 이상의 것이었는데 15시간 동안 한시도 벗지 못한 신발과 끝나지 않는 미팅, 뜨거운 햇살과 그 햇살 아래를 쉬지않고 걸어낸 이쉬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깊은 잠에 빠져 있던 내가 그가 귀가함과 동시에 일어났던 일은 그와 나 모두에게 충격적인 일이었는데 나는 그렇게 깨어나 쉬이 잠들지 못했고 그는 그런 나의 모습에 심각성을 깨닫게 된 것이었다. 그는 코를 막고 침대 밖으로 나온 나에게 조금은 서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 한시도 못 쉬고 일했어. 가끔은 나에게도 '잘했다'는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필요해"


그제야 나는 언제나 받기만 하는 사람이 나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내가 데오드란트를 채 구매하기도 전에 그는 침대에 누워 이미 올여름에 사용할 데오드란트를 두 개나 구매했다. 내가 보지 않는 틈을 타 신발장에서 작업(?)을 하고 나오는 그를 보면 미안함이 앞섰다. 나도 모르게 한 행동이 그에게 상처를 주었음을 깨닫고 나는 미안한 마음에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에게 줄 티셔츠를 산다. 때론 이유없는 선물과 포옹만으로 다시 걸어갈 용기를 얻게 되곤 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얼마 후 (...)

준만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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