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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아비키 May 11. 2021

콘텐츠와 플랫폼,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은?

네이버의 문피아 인수 소식을 접하며

본 글에서 플랫폼은  문맥에 따라 '기술,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 인프라' 등 다양한 비즈니스 요소들을 합친 '광의의 의미'로 표현했으며, 콘텐츠는 엔터테인먼트(정보/교양/다큐 등을 포함한) 중심의 '협의의 의미'로 사용했습니다.


또한 주로 '주관적 생각'을 썼습니다만, 팩트 부분에서 오류가 있는 것은 알려주세요.




최종 확정은 아니지만, 네이버의 '문피아' 인수가 기정사실화 되는 것 같습니다. 우선 협상 대상자라도 웹소설계에서 관심이 높은 거래라 조심스러울텐데, 이렇게 기사로 나오는 걸 보면요.^^

(관련 기사: [단독] 스토리가 돈···네이버, 웹소설 1위 플랫폼 '문피아' 품는다​ )




국내 웹소설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이자 수많은 대형 작가와 작품 탄생의 산실


PC통신 시절부터 2000년대 초 유행하던 '인소(인터넷 소설)', 그리고 작금의 웹소설까지, 국내 장르문학을 발전시키고 웹소설 시장을 개척한 부분에서 문피아의 공로는 엄청납니다. 2013년 네이버가 웹소설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까지 문피아는 '조아라'와 함께 국내 웹소설 시장을 양분했었고, 최근까지도 훌륭한 IP를 꾸준히 발굴했던 플랫폼이죠.  


2015년에 잠깐 웹소설 시장을 공부했었는데, 당시 네이버-조아라-문피아 삼각 구도로 시장이 재편되자, 문피아는 '작가주의 표방'과 '무협 장르' 위주로 차별화 전략을 시도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네이버가 대중성을 끌어올린 것은 맞으나, 웹소설의 전체적 '퀄리티'나 작가들 대우가 향상된 데에는 문피아의 작가주의 정책이 기여한 바가 컸습니다. 더구나 그 시절은 웹소설이 일부 매니아들에게만 통용되던 'B급 문학'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때였거든요. 아니, 아예 '문학'으로 취급받지도 못했었습니다. 이제는 웹소설 시장이 커지면서 당당히 문학의 영역으로 인정받는 듯 하지만요.


네이버의 영향력이 커지고, 유료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의 성장세도 빨라지면서, 2017년 문피아는 과거 경쟁사였던 '조아라'와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나름 성과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최근까지 <전지적 독자 시점> 같은 유명 IP를 배출한 플랫폼이기에, 이번 인수 소식을 들으니 괜히 아쉽네요. 근데 네이버가 인수하면 더 발전할 것으로 보여서 잘됐다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문피아에서 연재된 <전지적 독자시점>(좌)은, 뜨거운 인기를 바탕으로 네이버에서 웹툰으로 연재되었다(우).


B급 이미지로 인식되던 '웹소설',

네이버와 카카오를 등에 업고 '환골탈태'하다


불과 3-5년 전만해도 웹소설은 웹콘텐츠 시장에서 대중, 업계, 투자자들 모두의 관심에서 약간 비껴 있던 분야였습니다. UGC형, 웹드라마 등 '숏폼 기반의 영상 분야'는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투자붐을 일으켰고요. '웹툰'은 확고한 수익모델을 장착하여  해외 시장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시키며, 'RPG 게임'에 이어 '디지털 한류' 현상을 조금씩 만들어가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웹소설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던 영역이었습니다. 장르도 주로 '로맨스', '로판', '판타지', '라이트노벨' 같은 특정 카테고리에만  한정되어 웹툰보다 대중성도 약해보였죠.


'웹소설'은 네이버가 서비스를 시작했던 2013년에야 등장한 단어입니다. 그 전까지는, 주로 '인터넷 소설'(인소)로 불렸었는데, 인소 시장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는 그다지 좋지 않았던 편이었죠. 2000년대 초 '귀여니 신드롬'이 일었지만, 반대급부로 파생된 각종 부작용으로 인해 "인소본다"는 행위 및 용어는 대중에게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글 파괴, 오글거리는 작위적 설정 등으로 인해 '철없는 10대들의 유치한 문화' 또는 보통사람과는 구별되는 특이한 성향의 '오타쿠 문화'로 인식되던 '인터넷 소설' 시장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한 것은 두 포털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부정적이던 대중의 인식이 단기간에 빠르게 바뀔 수 있었던 것에 두 공룡 포털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음은 모두가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사실 대형 포털이 웹소설 서비스를 막 시작했을 때, 이들에 대한 업계의 비난과 저항은 매우 거셌는데요. 특히 네이버가 웹소설을 시작할 때는 웹소설 독자들과 사업자 뿐 아니라, 비독자였던 일반 대중들조차 부정적 의견이 다수였습니다. 기존의 웹소설 플랫폼 사업자인 조아라와 문피아가 힘들게 구축해 놓은 시장을 자본력으로 쉽게 차지하려 한다고 본 것이었죠. 당시는 비단 콘텐츠 뿐 아니라, 골목상권을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잠식하는 것이 문제라는 사회적 인식이 팽배했을 때였습니다. (당시에도, 지금도, 이런 의견에는 동의가 안되네요. 대기업이 뛰어든다고 다 성공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ㅠㅠ)


그러나 불과 10년도 안 된 짧은 기간에 웹소설은 웹툰과 함께 웹콘텐츠 시장을 양분하는 웹콘텐츠 시장의 주축이 되었습니다. 자본력과 체계적 시스템은 기존의 문피아, 조아라가 안정적으로 구축해놓은 매니아들 대상의 시장을, 일반인들 대상으로 시장을 빠르게 넓혔는데요.


네이버, 카카오라는 두 거대 포털은 경쟁관계를 형성하면서도 기존의 문피아, 조아라와는 적극적으로 협업을 추진했습니다. 이러한 포털들의 전략은 초기 비난 여론에 대한 대응 차원도 있었겠지만, PC통신 시절부터 축적되어 온 엄청난 양의 '스토리'들을 보유한 기존 웹소설 전문 플랫폼 사업자의 콘텐츠 자산(IP)을 정식으로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압도적 인지도와 사용자를 보유한 포털이라고 해도, 후발주자인 입장에서 기존 웹소설 사업자와 무조건 경쟁을 하기 보다는, 각자의 보유 역량 중 강점들을 모아 시너지를 내는 방향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즉, 강력한 인프라와 서비스 시스템을 보유한 포털은 '플랫폼 사업자'로, 반면 기존의 웹소설 전문 플랫폼들은 엄청난 수의 스토리를 보유한 '콘텐츠 사업자'로, 서로의 역할을 재규정하기로 합의한 것이지요.


우선 두 공룡 포털은 검색에서 문피아와 조아라의 작품들을 우선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독점작'만 고집하지 않고, 이들 플랫폼과의 동시 연재 또는 이들 플랫폼의 과거 인기 작품들을 자사 포털로 가져와 유료 서비스로 연계하여 역주행시키는데도 열심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OSMU의 원천 소스이자, 웹툰과 연계한 기획으로 트랜스미디어(*) 시장을 열며 인기 IP의 세계관과 시장을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트랜스 미디어는?

웹툰/웹소설을 서로 다른 버전 또는 웹드라마로 재가공해서 연재하는 OSMU, 또는 확장된 세계관을 웹소설에 보여주는 스핀오프 방식을 모두 포함한,  
확장 IP 비즈니스


결국 이들 플랫폼들은 경쟁보다는 '제휴' 또는 '협력'을 택했습니다. 비록 겉으로는 포털과 전문 플랫폼이 직접 경쟁을 하는 모양새로 보였겠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략은 최근 인수설이 나오기까지, 해를 거듭 할수록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를테면 문피아의 유명 작품을 네이버가 웹툰으로 옮긴다던가, 카카오가 드라마로 제작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문피아와 조아라, 북팔 같은 전문 플랫폼들의 원천 콘텐츠를 발굴하는 CP로서의 역할은 인소대신 '웹소설'로 재편된 시장에서 갈수록 커졌습니다. 대신 직접 경쟁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벌이고 있죠. 이들 포털은 경쟁을 위해, 기존의 경쟁자들로 여겨졌던 CP 플랫폼들과의 제휴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시장을 확장시켰던 것입니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소설 서비스는 심지어 고용 개선에도 기여했습니다. 작가들은 물론이고, 삽화 작가들도 인기를 얻으면서, 일부 인기있는 글작가-삽화 작가들은 콤비 체제로 팬덤을 보유하고 있으며, 웹소설 출판 뿐 아니라 삽화들도 일러스트북 등의 형태로 부가서비스 시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카카오 페이지가 처음 도입했던 '3일 기다리면 무료' 제도의 대성공으로, 웹콘텐츠의 '유료화' 시스템이 확립되는 기반이 마련되기도 했지요. 무료 기반의 웹콘텐츠 시장 특성상, 유료화가 가능해졌다는 것은 비즈니스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엄청난 메리트가 된다는 것, 동의하시나요?^^


지금은 네이버, 카카오 외에도 많은 웹소설, 웹툰 플랫폼들이 유료(미리보기 또는 선공개)--> 무료(연재)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규칙(rule)'이 형성된 셈입니다. 이 제도는 기존 방송 콘텐츠가 무료(본방) --> 유료(다시보기) 순서로 제공되는 것과는 반대인데,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를 처음 시작할 때가  각종 부정적 인식과  B급의 수준 낮은 콘텐츠 시장으로 바라보던 대중의 편견이 만연했던 시기라는 것을 생각하면 매우 획기적인 전술이었습니다.



2차 대격돌을 시작한 네이버 vs 카카오,

다시 달아오르는 웹소설 시장


2020년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소설 플랫폼들이 해외에서 승승장구한다는 소식이 많이 들렸던 해였습니다. 그리고 2021년 들어서는 두 포털이 경쟁적으로 해외 유명 웹소설 사업자를 인수합병하면서, 경쟁 무대를 글로벌 시장으로 옮겼습니다.


국내시장에서 카카오가 좀 더 먼저 시작했던 것과 달리, 글로벌 시장 진출은 네이버가 좀 더 빨랐는데요. 네이버가 2021년 1월  '왓패드'를 인수한데 이어, 카카오가 2021년 5월 '타파스'와 '래디시'를 인수하면서, 웹소설 시장이 다시 한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네이버-카카오, 북미서 붙는다…'웹툰·웹소설' 인수경쟁​ )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소설 전쟁. 이번 인수를 통해 두 포털은 글로벌 시장으로 경쟁 무대를 넓혔다. (이미지 출처: 중앙일보, 2021.4.24) .




웹소설 서비스로 글로벌 시장에 가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행보는 국내 웹소설 시장을 본격적으로 성장시킨 일등 공신이라는 점에 이견을 달 수 없을 것입니다.


문피아와 조아라가 '콘텐츠'에 보다 집중하며 시장을 '탄탄하게 하는 것'에 영향을 미쳤다면, 상대적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탄탄한 네트워크와 포털 브랜드를 활용하여 시장을 '확장시키는 것'에 방점을 둔 것이지요. 두 포털의 글로벌 경쟁을 통해 이러한 기조는 계속되고 있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포털이 서로 장군멍군 하는 현재의 상황이 오래도록 지속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플랫폼 생존을 결정하는 지표는?


그 동안의 인수합병을 살펴볼 때, 플랫폼이 시장에서 최후 승자로 살아남는 문제는 '플랫폼 영향력의 지속성'에 달려있습니다. 플랫폼 사업자들에게는 인기 IP를 보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인기 IP가 끌어 올린 '플랫폼의 사용 지표(DAU, MAU, 트래픽, 광고 수익, 구현 서비스, 브랜드 이미지 등)'이 '오래도록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플랫폼' 비즈니스를 꿈꾸고, 플랫폼의 규모를 제대로 확대하고 싶다면 특히 그렇습니다.


그래서 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콘텐츠 IP 발굴 또는 제작에 힘쓰면서도, 플랫폼 사업자로서 서비스를 지속하기 위해 콘텐츠 외에도 자본, 기술, 프로모션, 서비스 등을 어떻게 조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를 고민합니다.


이는 자본력인력,유/무형 자산인 '기술력', 애자일(Agile) 기반의 효율적인 워크플로우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빠른 의사결정 시스템(조직문화), 세일즈 노하우, 고객/성과 레퍼런스, 그리고 브랜드 파워 등이 종합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뜻하는데요.


이러한 모든 요인들을 '연결'시켜 구조화하는 것은 개별 콘텐츠를 히트시키는 것보다 본질적으로 훨씬 어렵습니다. 그래서 어떠한 시장이든, 디지털 세상에서는 갈수록 자본력이 있는 소수의 대형 플랫폼들이 시장을 독식하는 '독/과점 구조'로 귀결되곤 합니다. 독점 구조가 형성될 때까지,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 또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의 가속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지요.


네트워크 외부성(network externality)이란?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그 사용 가치가 더욱 높아지는 현상. 주로 미디어, 포털 등 양면 플랫폼 시장에서 발생한다.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와 동의어다.


플랫폼의 생존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네트워크 효과'이며, 이는 시스템/서비스 개발과 연결에 주력할 때 발생한다.



플랫폼과 콘텐츠가 융합되는 현상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콘텐츠와 플랫폼(시스템) 중 어느 것에 더 집중했는가 따라 최종 결과는 달라집니다.


콘텐츠에 집중하는 플랫폼은 '엑시트(Exit)' 또는 '더 큰 플랫폼에 올라타면서 '콘텐츠 프로바이더(CP)'로 변모하는 반면, 시스템과 서비스, 솔루션(IT) 개발에 집중하는 플랫폼은 흡수를 통한 '덩치 키우기' 구조로 발전하는 것이지요. 또는 이러한 결과를 지향하며, 콘텐츠와 플랫폼 중 어디에 중점을 둘 것인가를 미리 결정하여 역으로 전략을 수립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플랫폼들이 콘텐츠+서비스(시스템=플랫폼)를 동시에 추진하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어디에 좀 더 주력하고 있는지를 관찰해보면 좀 더 분명해집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콘텐츠 투자에도 열심'이긴 하나, 기술개발과 신규 서비스를 통한 생태계 구축에 더 많은 역량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쿠팡'이나 '배민'처럼 소위 '신흥 세력'의 플랫폼들 역시 '콘텐츠' 사업자를 꿈꾼다고는 하지만, 생태계 확립을 위한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합니다.


몇 년 전부터 통신사들도 콘텐츠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메인 비즈니스는 여전히 5G를 비롯한 이동통신기술,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전송과 배포, 추천 등을 위한 기술적 진보 향상에 있다는 것을 기억합시다.


통신사업자들에게 콘텐츠 사업이 영원히 부가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 이제 느껴지시나요?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은 콘텐츠에 관심은 있으나, '기술', '서비스 모델', '인프라 구축', '제휴사 확보' 등  생태계 구성요소 개발에 최우선 관심을 둔다.


디즈니 플러스와 넷플릭스의 경쟁이 흥미로운 이유


넷플릭스는 콘텐츠 사업자일까요?


물론 2013년 <하우스 오브 카드>을 시작으로 콘텐츠 사업자가 되려는 강력한 시그널을 지금까지 시장에 보내오고 있긴 합니다. 아마 진짜로 콘텐츠 사업자로 롱런하고 싶은 바람도 있을 거고요.  2013년 이후로 비즈니스 실행과 투자측면에서 보면, 넷플릭스의 콘텐츠 사업자가 되기 위한 진정성은 충분히 느껴집니다.


하지만 과열되는 OTT 시장에서, (최근 실적 부진이 있긴 해도) 아직도 넷플릭스가 막강한 플랫폼 파워를 갖고 있는 것은 여전히 '추천 서비스'라는 강력한 AI 알고리즘 효과 덕분입니다. (콘텐츠 효과라고 자신있게 주장한 건 시장 독점 시절일 때나 가능했습니다).


또한 '스트리밍'과 '구독경제' 비스니스를 전 산업으로 확장시켰고, B2B 영역에서 수익/권리 배분 등에 대한 '강력한 룰'을 만든 것 등 생태계 시스템을 구체화시켰습니다.


게다가 백엔드 단에서는 전송 속도(망 확대)/트래픽/데이터 관리/보안 등을 지속적으로 고도화시키는 기술 개발에 엄청난 투자를 계속 하고 있고요.


디즈니 플러스와의 경쟁 구도가 재미있는 것은, 플랫폼 기술 자산을 앞세운 사업자와 콘텐츠 IP 자산을 앞세운 사업자의 경쟁이기 때문인데요. 지금까지 콘텐츠 플랫폼 vs 기술 플랫폼이 시장에서 경쟁할 때 거의 백프로 후자가 이기던 것은 디지털 시장에서 거의 법칙(law)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이번에는 대부분 디즈니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는 전망들이 많죠.


디즈니도 기술력을 당연히 갖고 있겠지만, 앞서 말했듯 기업의 주요 역량/관심이 '콘텐츠'와 '플랫폼(기술, 서비스)' 중 어디에 더 기울었느냐로 보면, 디즈니는 자타공인 '콘텐츠' 기업입니다. 그에 비하면 넷플릭스는 '플랫폼' 기업이지요.


그래서 이들의 경쟁과 결과가 모두의 호기심을 끄는 것입니다. "디지털 시장에서 콘텐츠 사업자가 플랫폼 사업자 대상으로 거둔 거의 유일한 승리 사례를 목격하지 않을까"라는 바람이 내재되어 있는 때문이랄까요.


디즈니플러스와 넷플릭스의 경쟁은 '콘텐츠 사업자(cp)'와 '플랫폼 사업자'의 대결이라서 더욱 흥미를 끈다.




다시 웹소설 시장으로 돌아와서, 문피아 소식을 듣고 나니  조아라의 인수 여부도 궁금해집니다. 자체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을 통해 '추천 기능'을 강화하는 등, 조아라가 IT 플랫폼으로 거듭나려는 행보를 보이는 만큼 아직 매각 소식은 들리지 않습니다.




전설적 히트를 기록한 <달빛조각사>를 배출한 곳이지만, 최근 행보를 보면 조아라는 기술과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타플랫폼에 올라타는 강력한 IP 발굴의 산실'(기존 브랜드 자산이자 핵심역량) 보다 '타플랫폼을 흡수하여 더 큰 플랫폼으로 덩치 키우기'(미래 전략/투자 방향)에 일단 좀 더 베팅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조아라의 콘텐츠 파워는 여전히 매우 강력하지만요. 결국엔 네이버와 카카오가 양분할 것이 되는 시장에서,  '조아라'는 매각을 위해 또는 그렇지 않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할지 기대되네요.


또한 (거래가 확정된다면) 네이버 울타리로 들어온 문피아가 앞으로 네이버의 콘텐츠 매출을 얼마나 강력하게 드라이브하는 동력이 될 지 여부도 지켜봐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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