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케터초인 Oct 31. 2020

집에서 퇴근하겠습니다

거리두기 시대 외로움 생존기

재택 8개월 차,

삶의 패턴이 송두리째 변하였다


집에서 출근을 하고

집으로 퇴근을 하고

집에서 점심을 먹고

집에서 저녁을 먹고

사람을 집에서 만나고

세상을 집에서 만나고


혼밥을 좋아했는데

홈밥을 매일 하게 되었고

혼커를 좋아했는데

커피를 매일 내리게 되었고

혼술과 다소 멀어졌고

간식과 다시 가까워졌다


더불어 늘어난 오롯한 나와의 시간들

그리고 수많은 생각 과정들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해 몇 달에 걸쳐 생각을 거듭했고

구체적인 설계를 할 수 있었다

계획을 덧대고 수정하며

정교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왔다

내면 깊이 나를 만나면서

나와 더 친해지고

나를 좀 더 알게 된 시간들


누군가에겐 힘겹고

어쩌면 괴로울 수 있는 시간들이

어쩌면 나를 더 키우고

나와 여행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빌 게이츠는 매년 생각 주간을 갖고

읽을 책과 자료들만 가진 채로

세상과 차단된 어딘가에 머물며

하루 세끼 밥을 주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아무하고도 닿지 않는 시간을 가진다고 한다

이때 가진 인사이트는 영감에 자양분이 되고

세상을 바꾸는 다양한 행동들로 이어진다고 한다


김정운 교수는 말한다

더 외로워야 덜 외롭다고

외로움이 하나의 줄여나가거나 피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이 존재의 본질이고 마주해야 한다고


마치 픽사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

울고 싶을 땐 울어도 돼. 처럼 이 시대는 말하고 있다

외롭고 싶을 땐 외로워도 돼.


이 시대는 외로움이라는 질병은 더이상 질병이 아니라고 세상에 공표했고

모이는 것은 접촉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것이라고 세상에 룰을 만들었다


혼밥을 하고 혼자 집에 머물며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고

일부를 제외한 다수의 사람들과 적당히 거리두기를 하던 사람은

한 때는 속을 알 수 없고 언제나 거리감이 있는 사람이었다면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서는 극히 자연스러운 캐릭터가 되었다


자기만의 방을 갖고 다니는 사람이

이 시대에 더 잘 적응하고 이 시대를 온전히 자기수양판으로 만들고

그렇게 아이러니하게 과거의 아싸가 현재의 인싸가 된다

외로움은 인싸의 덕목이 되고 무기가 된다

과거의 인싸 중 누군가는 외로움에 견딜 수 없어 과거의 향수를 품에 안고 산다


거리를 둔 채

혼자 방에서 머문 채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

외로움을 마주할 수 있는 사람

그것이 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BAR에 사는 남자

이 남자는 BAR를 열고 홈파티에 빠져들었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해 BAR에 온종일 머물게 되었고

다시금 새로운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리고 BAR 2호점을 차릴 생각을 하며

다양한 상상을 꿈꾼다

오늘은 오랜만에 BAR에서 잠시 퇴근하려 한다


지금도 나쁘지만은 않지만

새로운 BAR 2호점은 다시 열린 세상에서

마주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BAR에 사는 남자

https://brunch.co.kr/@jinonet/33 


집으로 출근하겠습니다

https://brunch.co.kr/@jinonet/26


집으로 회식하겠습니다

https://brunch.co.kr/@jinonet/28


집으로 모이겠습니다

https://brunch.co.kr/@jinonet/31 


집으로 여행하겠습니다

https://brunch.co.kr/@jinonet/35 


집으로 몸 만들겠습니다

https://brunch.co.kr/@jinonet/36


작가의 이전글 집으로 몸 만들겠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